데들리 러블리 - 로맨스릴러 단편선
배명은 외 지음 / 황금가지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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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참 맛도리가 따로없다. 비빔밥을 사랑하고 중국집을 시킬땐 항상 짬뽕파인 나로서는 로맨스릴러라는 말만 들어도 구미가 당겼다. 그렇게 읽게된 아홉편의 소설모두 너무너무 맛있었다. 정말이지 로맨스릴러라는 말이 딱맞는 소설부터, 이건 로맨스(릴러)가 아닐까 싶은 작품도 있었고, 압도적인 공포와 스릴이 가득하지만 포인트처럼 박혀있는 2%의 로맨스덕에 흠 로맨스릴러가 맞긴하군싶던 작품도 있었다.


개인적으로 정말 좋았던 #로흐
안녕하세요 작가님 저 이 이야기 이대로 못보냅니다..로흐브르 흐흐로브 르브로씨와 김하루씨의 이야기가 지나치게 축약되어 있지않습니까? 분명 일주일뒤에 우주선을 탔는데, 그사이의 소중한 에피소드들은 하루씨 맘속에만 간직되어있는것인지😢 아니 삼십년간의 끔찍한 우주전쟁 어떤놈이 일으킨거야! 메리흐크롬르는 왜그렇게 되었답니까..하루씨가 되뇌이듯
📎우리는 반드시 다시 만날 것이라고…작가님 저도 그렇게 생각한다고…슬프고 아련하고 아름다운 이야기였다😭

이것참 딥디크 뿌리는 호랑이님이라…☺️ 탐다오 뿌리며 산맥을 헤집던 기억을 떠올릴 산군을 생각해보자니 귀엽기짝이없다는 생각만 들었다. #휘파람을불면 도 읽는내내 착호갑사와 짝을이룰 산군님의 뒷이야기가 정말정말 궁금해졌다. 결국 총과 화약없이도 길들여져버린 산군님의 도시사냥 이야기가 기대되었다. 괜시리 녹사평을 걸을때마다 착호갑사에게 토라져 길거리를 헤메던 산군님이 떠오를것 같은 기분😌

하 이렇게 헤테로로맨스에게 완벽한 이해를 구하는 소설 읽으며 설레기싫은데 정말 좋았던 #별
📎“평생을 산에 다니며 산삼을 캐 온 심마니에게 산갈치는 전설이고 나병에 걸린 어머니를 둔 아들에게 산갈치는 산삼보다 귀한 약재지만 별이 되고 싶다던 기생에게 산갈치는 꿈이었던 거야”

부디 별이 되고팠던 설화에게 그가 창공이 되어줄수 있길 간절히 바라게 되는 글이었다.


읽는내내 마음이 서늘하고 착잡했던 폭풍의 집과 마녀와 여자의 관계가 정말 좋았던 새로운 인어이야기, 정체모를 공포에 사로잡혀 부디 나빼고 이쁜사랑하세요만 바라게된 소원의집과 그런 지옥 하나 있길 소망하게된 고양이지옥도 마음에 쏙들었다. 나 왠지 해마다 캣또에 돈쏟아붓는 사람 될것같고…이 이야기가 가까운 미래였으면 좋겠다는 생각(물론oooo은 말고)도 들었다. 윤주와 민준의 소소한 행복이 가득할 후일담들도 궁금해졌다.
이것참 로맨스릴러에 딱맞는 걸작이구나 싶던 오만하고 아름다운 두사람의 이야기와 마지막 결말에 머릿속 의문이 가득해지며 오소소 소름돋던 천년공작과 연인의 이야기도 정말 좋았다.

읽는내내 각자의 이야깃속 세계에 가득 빠져있다가 설화의 행복한 뒷모습을 바라보며 이제야 꿈에서 깨는듯했다.


멋진 아홉편의 이야기에 빠질 기회를 선사해준 황금가지 출판사의 전자책 이벤트를 통해 읽고 제 감상을 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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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에 이는 물결 - 작가, 독자, 상상력에 대하여
어슐러 K. 르 귄 지음, 김승욱 옮김 / 현대문학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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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귄의 글을 읽으며 내마음도 같이 일렁였다. 버지니아울프가 비타색빌웨스트에게 보낸 서간문의 한 대목에서 따온 제목의 이 에세이 선집은 르귄의 오랜 사색들이 가득해 읽는내내 심장이 두근거렸다. 내가 르귄을 생각하고, 르귄이 울프를 생각하고, 우리가 우리를 가슴에 품으며 생각하는 마음의 조각들때문에 가슴이 저릿했다. 읽는내내 그의 작은 불평들과 불만과 고뇌들을 읽으며 같이 어깨를 달달 떨었다.

1장 개인적인 문제들과 3장 토론과 의견을 읽으며 특히나 두근거리는 기분이었는데, 도발적인 첫 문장이 인상깊었던
[나를 소개하기]는 wo“man”으로 살아가는 우리의 현재를 짚는 좋은글이었다. 특히나 미디어에서 지워지는 나이든여자의 행방을 지적하는 르귄의 날카로운 문장들을 읽으며 그 통찰에 피식피식 웃다가 이내 그 현실에 덩달아 화가 치밀어올랐다.
이어지는 [화강암취급]은 take for granted/granite 재밌는 말장난을 이용한 글이었는데, 초반의 말장난이 우스워 피식거리다가 우리를 당연한 존재로 여기지말라는 그의 부르짖음에 조금 울컥하는 기분이 들기도했다.

르귄의 문학에 대한 집요한 분석과 실험들을 볼수있었던 2장을 읽으며, 자신이 몸담은 그 세계를 아끼고 사랑하며 예의주시하는 그의 모습을 보며 나도 덩달아 문학에 대한 애정이 커지는듯했다.

개인적으로 3장의 글들을 읽으며 연신 줄을 그어댔는데,
“하지만 우리 모두 남자고 최종 후보작 역시 모두 남자들이 쓴 책이었다면, 누구도 뭐라고 하지 않았을걸요.” 수많은 상을 휩쓸었던 르귄조차 자유로울수 없던 [상과젠더]를 읽으며 씁쓸해하고, [발에대하여] 속 우리의 또다른 관습화된 제약들을 생각했다.

그리고 정말 좋았던 [작업지시]와 [끝없는전쟁]☺️

{작업지시}
📎미국에서 상상력은 대개 텔레비전이 고장 났을 때나 조금 쓸모 있을 것 같은 물건으로 취급된다. 시와 희곡은 현실 정치와 아무 관련이 없다. 소설은 학생, 가정주부 등 노동하지 않는 사람들이나 읽는 것이다. 판타지는 어린이와 미개한 사람들의 몫이다. 문자문화가 필요한 것은 작업 지시를 읽기 위해서다.

📎나는 엄지손가락 없이 사는 삶은 상상할 수 있어도, 상상력이 없는 삶은 상상이 가지 않는다.

📎문자문화가 중요한 것은 문학이야말로 작업 지시이기 때문이다. 문학은 우리가 가진 최고의 지침서다. 우리가 방문중인 땅, 즉 인생이라는 나라에서 길을 찾는 데 가장 유용한 안내인이다.

{끝없는 전쟁}
📎억압에 대한 저항과 해방의 욕구를 막는 힘 또는 관성이 무엇이든, 자유에 대한 우리의 사랑이 항상 그 힘을 능가할 것이라는 주장에서 나는 위험을 본다.

📎“속박의 사슬 외에는 잃을 것이 없다.” 그러나 우리는 그 사슬에 입을 맞추는 편을 선호한다.

📎판타지와 사이언스픽션은 애당초 독자가 살고 있는 실제 세상의 대안을 제시하는 장르다.


르귄의 단상을 따라가며 그의 글에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 이야기를 사랑하는 사람으로, 항상 그의 이야기에 매료되었던 팬으로서, 마찬가지로 문학과 이야기를 사랑하는 그의 모습을 보며 한층더 동질감을 느끼고 그에대한 애정이 커지는 기분이 들었다. 마지막 4장 챕터의 글쓰기에 관한 그의 고백들을 읽으며 입이썼다. 아직 끝나지않은 그의 목소리와 이야기들을 떠올리며 잠들어야지. 오늘은 어스시를 항해하는 꿈을 꾸어야겠다😴


현대문학 출판사의 서평이벤트에 참여하여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제 감상을 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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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험이 언어가 될 때 채석장 그라운드 시리즈
이소진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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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은이의 자기고백적인 에세이를 읽으며 그의 생각에 공감하기도 때론 관조하기도 했다. 그와 나는 상당부분 유사한 성장배경을 가지고 있는데, 물론 같이 자라나 한솥밥을 먹고 살았어도 극과 극인 나와 동생을 보더라도 알수있듯 사람은 원래 다 비슷한듯 싶어도 살펴보면 제각기 다르기 마련이다. 그래도 그와 비슷한 생각을 했었고, 그런 나를 창피해하고, 어릴때부터 크면서 보고듣고겪은 노동하는 가족의 모습은 내안의 어떤 배경처럼 자리한 덕에, 그의 글을 읽는내내 그와 대화하는듯했고 내안의 어떤 경험들도 차곡차곡 정리된 이야기가 되어 마구 용솟음치는듯했다.


📎 특수를 인정하는 것에서 더 나아가야 하는 방향은 보편의 외연을 확장하는 것이다.

📎나는 우리가 지식을 생각할 때, 그 지식의 옳고 그름을 판단하기보다는 그러한 지식이 어떠한 존재들을 없는 존재로 가려내어 그들의 목소리가 들리지 않게 하는지에 대해서 사유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나와 타자라는 대립은 타자에 대한 무지에서 기인한다.

📎계급은 여성의 현실을 가로지른다. 따라서 계급에 대해 이야기하지 않고, 여성만을 이야기하는 일은 어떤 여성들의 삶을 지우는 일이 될 수 있다.

📎계급은 남성/여성이라는 성별만큼이나 사람의 생각을 주조한다.

📎이 세계를 구성하는 억압의 조건이 남성중심성만은 아니기 때문이다.

📎우리는 더 이상 필요에 따른 소비를 하지 않는다. 우리는 상징을, 차별화를 구매한다.



그의 이야기는 아직 현재진행형이기에 확실한 대안은 제시하지 못한다. 다만 우리가 가야할 방향을 가리킨다. 우리들은 너무 조급해한다. 나만 뒤처지는것처럼 느껴지는 서열나누기 사회에서 윗줄에 서있는 사람들을 선망하고 내아래 약자들에게 프레임을 씌우며 미워한다. 자본가를 위시한 강자에 자신을 덧씌우고 사회적 약자 위에 서서 공고한 자신의 위치를 마련하려는 개돼지같은 수작인것이다. 어쨌든 우리는
📎함께할 누군가가 있음을 알아야한다. 그리고 함께해야 한다.

내 분노는 잔잔한 화톳불과 같아서 불꽃이 크진않지만 오래도록 타오를 것이다. 내 페미니즘은 나를 진정 사랑할수 있었을때 시작하게 되었고, 우리각자의 이야기도 그만큼이나 다를것이다. 어쨌든 나는 수많은 나보다 앞서 이길을 걸었던 사람들로 인해 내 불편과 불안, 나의 이기를 깨닫게되었고, 이번에 그의 이야기를 읽으며 우리의 의문이 잘못되지 않았음을, 우리가 고쳐야할 세계가 조금더 명확하게 보이는 기분이었다.



문학과지성사의 채석장그라운드서포터즈 활동의 일환으로 책을 읽고 제 감상을 썼습니다. 노동자 가정에서 태어나 하루하루 열심히 노동하며 살고있는 나의 이야기를 정리해보는 시간을 가져 정말 좋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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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대인, 발명된 신화 - 기독교 세계가 만들고, 시오니즘이 완성한 차별과 배제의 역사
정의길 지음 / 한겨레출판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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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사실 SNS에 이런저런 토막글을 쓰면서 내 개인정보 찌꺼기를 털어오던 내가 이제서야 이런 말을 하는건 머쓱하지만 나는 내 사적인 이야기를 구구절절 토로하는걸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 그런데 이 독후감을 쓰기전에 한가지는 써야될것 같았다. 나는 사실 모태신앙인이다. 외가는 오랜 기독교집안이었고, 친가는 무교였지만 종교생활에 그다지 거부감없던 부친은 내가 “왜 아빠는 교회를 안가요?”라고 말하던 어느 맹랑했던 시기부터 스무스하게 함께 교회를 나가기 시작했고 나는 선교원부터 대학교 기독동아리 활동까지 했지만 현재는 주일성수는 직장핑계로 어영부영, 그나마 십일조만 꼬박꼬박 내는 그저그런 크리스천으로 살고있다. 사실 이게 부모님을 위한 효도생활인지 참된 신앙생활인지는 아리송하고, 어릴때부터 교회에서 금지하던 문화생활-보통 레이디가가나 다빈치코드로 얼버무려지는-을 적극 즐겨오던 나로서는, 정보습득차원에서 별생각없이 집어든 이책도 읽다보니 ‘아차차 예수님 이번에도 죄송하게 되었습니다.’라는 생각을 지울수가 없게된 것이다.

사실 내가 유대인에 대해서 아는 것은 극히 적다. 탈무드 같은 잠언집을 읽으며, 한국인 만큼이나 부지런한 유대인의 이미지를 머릿속에 주입하다가 어느새 머리통이 굵어진 다음부턴 백린탄을 날리는 악당으로 스리슬쩍 바뀌게 된 정도.
한국 사회에서 주로 언급되는 유대인에 대한 여러 편향적인 정보속에서 그들에 대해 좀더 자세히 알고싶다는 생각에 선택한 이책은 읽는내내 조금 어렵지만 결국 ‘아 읽길 잘했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프롤로그에서 저자가 언급한것처럼 결국 작금의 한국사회와 현재의 이스라엘의 문제 또한 비슷한 모양새인데, 이스라엘의 세파르디와 지금의 대한민국내 젊은 보수집단이 마치 영혼의 쌍둥이처럼 느껴져 조금 우습기도 했다.

책은 고대 이스라엘의 기원부터 시작해 성서고고학의 실상과 신화의 해체, 디아스포라 이후 중세-근대-현대를 넘어오며 형성된 유대인의 정체성과 소설이나 극에서 흔히 그려지는 악마화된 유대인의 모습-로스차일드를 필두로 한 유대인 음모론 등 우리가 얼핏 알지만 잘은 몰랐던 이야기들을 하나하나 알려주어 역사책을 따라가듯 흥미롭게 읽었다. 이후 미국 대이주와 이스라엘 건국사를 보며, 결국 대충 모든 문제의 근원을 짚으면 역시 그나라🇬🇧라는 생각을 다시한번하게했다.

마침내 책을 다읽고나면 운명의 데칼코마니마냥 네타냐후 집권으로 시작되버린 이스라엘의 2023년과 우리의 2023년을 생각하며 이 매듭은 어디서부터 어떻게 엉켜버린걸까 우두커니 머리를 싸매고 한탄하게 되었는데, 어쨌든 긍정적으로 생각해보자면 나는 한해를 더 번셈(?)이고 5년은 짧고 내인생은 그보다 훨씬 더길다고 생각하며 우리의 미래를 함께 고민하는수밖에 없겠지.


한겨레출판의 서포터즈 활동의 일환으로 책을 제공받아 읽고 제생각을 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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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리는 로봇이다 - 안온 미니픽션, 다시 태어나는 이야기들
강성은 외 지음 / 안온북스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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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덟편의 고전을 새롭게 쓴 이야기를 읽는내내 재밌었다. 읽으면서 계속 밑줄을그었던 작품은 스위밍! 읽는내내 결말이 보고싶어 설렜던 탑안의여자들! 슬프지만 그래도 우리 힘내자 싶던 헨젤과그레텔의 거처! 그외 다른 작품들도 정말정말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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