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미니스트 킬조이 - 쉽게 웃어넘기지 않는 이들을 위한 서바이벌 가이드 Philos Feminism 9
사라 아메드 지음, 김다봄 옮김 / arte(아르테)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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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킬조이는 분위기를 싸하게 만드는 사람, 비관론자, 파티의 흥을 깨는 사람, 분위기를 망치는 사람, 기세를 꺾는 사람, 산통을 깨는 사람이다.

📎모든 킬조이가 페미니스트는 아닐지라도 모든 페미니스트는 킬조이다. 이 말은, 페미니스트로 인식되거나 스스로 페미니스트로 인식하는 것이 곧 킬조이라고 평가받는 일이라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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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를 맞아 올 한 해동안 사용할 전투력을 풀충전 하기에 아주 좋은 책이었다. 해가 갈수록 종이 페미니스트 킬조이가 되어가는것같은 나자신에게도 좋은 자극이 되는 핸드북이었다.
저자의 가족 저녁식사 테이블에서 시작되는 핸드북은 킬조이 진실,격언,다짐,등식을 통해 우리의 마음을 더욱 북돋고 생존과 투쟁에 대한 의지를 더욱 확고하게 만든다. 읽는내내 검은상자안의 강조된 문장들을 보며 마음이 울끈불끈 했는데, 말미에 정리되어 한데 모여있는 문장들을 읽으며 다시금 올한해 나의 킬조이로서의 마음가짐을 다짐해보는 시간을 가지기도 했다.

📎우리는 성차별적 농담에 웃기를 거부한다. 기억하자, 그것이 킬조이 격언이다. 우리는 농담이 우습지 않을 때 웃기를 거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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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불편러이자 웃지않는여자로 살며 홉뜬눈과 치켜세운 눈썹은 언짢은 말과 행동을 보았을때 내가 보이는 주된 반응이었다. 우리는 분위기를 망치면 안된다는 무언의 압박과 좋은게좋은거라는 나에게는 그다지 좋지않은 누군가의 말과 강요때문에 항상 조용히 웃기만하고 입을 다물었다. 구제불능의 말과 행동을 보며 열의 두서너번만 눈을 홉뜨며 몇마디 내뱉기를 참지못하던 나는 어느새 “왜 모모는 우스갯소리를 농담으로 못받아들여” 소리를 들으며 매사에 불만많고 군소리를 늘어놓는 사람이 되었다. 하지만 내가 왜 참아야하는가. 손을 탄 어린 환자를 달래기위해 아기띠를 두르고 석션을 하고 있는 나에게 나도 거기 들어가고싶다라며 느물거리던 작자와 여자는 애를 두번은 낳아야 진짜 성격이 나온다는 어떤 말에 ‘아하 나는 아직 삼십년을 살아도 진짜 성격이 1도 안나왔군요!’하며 웃으며 참으면 좋았을까? 아니 난 좋지않았을것이다. 나는 그런말에 쌍소리로 응수했고 그렇게 행동했던 나자신이 지금도 자랑스럽고 좋다.

📎이방인이 된다는 것은 질문을 받고, 질문이 되고, 존재를 논하고, 자신을 설명하라는 요구를 받는 일이다. 질문들은 쌓인다. 당신이 오르고 돌아가야 할 산처럼. 어떤 이들은 다른 이들보다 자기 자신을 설명하라는 요구를 더 많이 받는다.

📎벽에 부딪히지 않는 이들은 벽에 관해 이야기하는 이들을 벽을 만드는 자로 여긴다. 페미니스트 킬조이들은 벽을 만드는 자로 자리매김한다. 문제를 존재하게 만든다고 여겨지는 것은 그 문제를 지적한 우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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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구사회에서 유색인여성,퀴어,이주민,독립연구자로서 살고있는 저자와, 상대적으로 좁은 한국사회에서 내가 경험하고 인식하는 압력은 차이가 있을수밖에 없지만, 저자의 경험을 읽으며 우리가 나아가야하는 길의 방향을 다시 되짚고 킬조이로서 가져야할 날카로운 감각들을 점검해보게 되었다. 문 안의 안락한 방에 앉아있는 사람은, 자신이 앉아있는 방의 문이 얼마나 작고 좁은지, 문밖의 사람들에겐 문간에 서있을 기회조차 얼마나 간절한지, 그리고 그 문을 닫으면 밖의 사람들의 목소리가 하나도 들리지않는다는 사실을 모른다. 우리는 우리를 드러내야만 한다.

📎우리의 편지가 어디에 도달할지는 모른다. 우리가 어디에 도달할지도 마찬가지다. 우리가 항상 서로 대면으로 만나는 것은 아니다. 우리는 우리가 한 지적 속에서 만난다. 페미니스트 킬조이를 받아들임으로써 우리는 지금 하는 일과 우리 이전에 왔던 이들을 연결한다. 그리고 앞으로 오는 이들은 우리가 지금 하는 일, 아무리 따끔하더라도 계속해서 이어 가야 하는 지적, 아무리 날카롭더라도 계속해서 보내는 편지들을 집어 들 수 있다. 이것이 우리의 말과 우리의 행동이 아직 끝나지 않은, 완수되지 않은 이유다. 아주 작은 일도 아주 중요할 수 있다. 아주 작은 일일지라도, 당신이 아는 것이 다가 아닐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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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서퍼 활동을 마무리지으며 3개월 남짓 필로스와 필로스페미니즘 시리즈의 네권의 책들을 독파하며 조금씩 내생각이 자라는것 같아 즐거웠다. 사놓고 아직 완독하지못한 시리즈들도 조금씩 읽고 더욱더 나아져야지.

아르테출판사의 북서퍼 활동을 통해 책을 제공받아 읽고 제 생각을 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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