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쓰는 딸들 - 뒤라스, 보부아르, 콜레트와 그들의 어머니
소피 카르캥 지음, 임미경 옮김 / 창비 / 2021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글쓰는딸들은 일종의 소설의 형태로 쓰인 전기로, 작가의 생애를 포괄적으로 다루기보다는 모녀관계가 주로 얽힌 유년기~생애전반부~개별적인 주요사건들을 다루고 있어, 작가에 대해 상세히 알고싶다면 조금 적절치않은 선택일수도 있겠다. 하지만 나는 세 모녀의 애착관계와 그 관계형성이 작가의 글쓰기에 끼친 영향을 중점적으로 다룬 글쓴이의 의도가 흥미로웠고 재미있게 읽었다.
뒤라스, 보부아르, 콜레트 셋 모두 그리 잘알지 못하는 작가들이라 글을 이해하지 못할까봐 걱정스러웠는데, 이 책은 글쓴이의 개인적인 경험들을 초반부 작가의 생애와 자연스럽게 엮어 소설처럼 씀으로써 쉬이 그 삶의 큰줄기를 따라갈수 있게 도왔다.

📎뒤라스가 여성의 열정, 광기, 지성을 탁월하게 그려낼 수 있었던 것은 어머니 덕분이다. 그가 어머니의 간헐적이고 단속적인 사랑으로 인해 고통스러워한 덕분이다.
📎그렇다, 시몬은 어머니에 대해 글을 쓸 것이다. 어머니는 결함투성이였고, 강철 같은 의지를 넘어 독선적이었고, 그의 사랑은 넘치다 못해 어긋났지만, 시몬으로 하여금 자유를 향해 나아가게 한 것은 바로 어머니의 그 결함과 비타협성과 무절제한 사랑이다.

읽다보면 내가 평가하는게 우습지만 뒤로갈수록 그나마 나은 어머니다 싶은데, 콜레트의 모친 시도는 어떻게보면 나름 존경받을만하다고 생각했다.
특히 프롤로그에도 언급되는 시도의 편지와 그에 덧붙이는 훗날의 콜레트의 문장. 다들 꼭 콜레트의 산문 [선인장의 편지]를 읽어봤음 좋겠는데, 자식에게 이런 경의를 받는 부모라면 인생이 후회스럽지 않을 것 같은 기분.
책을 읽으면서 작가들의 작품도 궁금해져 내친김에 찾아읽어보기도 했는데, 아 콜레트 진짜너무짱좋다. 100년전 파리를 휩쓸었다는게 넘나이해가고요, 초기작 후기작 둘다 읽었는데 둘다 좋아서 딴작품도 더 구입해서 읽어야지. 제발 다른 작품들도 빨리 번역되었으면🙏
개인적으로 순수와 비순수 너무 좋았다. 클로딘 시리즈 너무 톡톡튀고 재기발랄해서 좋았는데 영화 콜레트까지 보고나니 하 이건 착취인데 망할,,,싶기도 하고. 어쨌든 전기를 통해 작가에 대한 흥미를 갖게되어 책과 영화 여러매체를 통해 한걸음두걸음 더 가까이 가게되어 좋았다.

책은 결국 어머니와 딸의 관계, 작가의 긴 생애 중 한토막만을 단편적으로 바라보고 있지만, 옮긴이의 말마따나
📎딸의 글쓰기의 출발점으로서 어머니가 한 작가의 작품세계 전체를 설명할 수는 없지만, 미로를 더듬어나갈 하나의 실타래 역할을 해줄 수는 있을 것이다.
작가를 깊게 알기 전, 첫만남으로서 좋은 선택이었다. 이 책을 통해 작가들의 글쓰기의 첫 시작을 엿보는 경험은 흥미로웠고, 이후 그들의 원숙한 작품세계를 접하기위한 발판으로서 훌륭한 역할을 해준것 같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