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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애, 타오르다
우사미 린 지음, 이소담 옮김 / 창비 / 2021년 8월
평점 :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미디어창비의 가제본서평단 기회를 얻어 먼저 접해본 책!
매순간 최애가 있었던, 지금도 있는 사람으로 책제목만 보고 이끌렸다면 틀림없는 사실이다. 최애가 불타버렸다,라는 강렬한 시작으로 페이지들이 쑥쑥 넘어가는데 읽다보면 아 역자분도 팬문화에 꽤나 진심이신가, 싶을 정도로 번역에서 덕후기운이 느껴졌다🥰🥰
마사키의 병크 이유는 그리 중요하지 않다는듯, 소설은 아카리의 심리를 중심으로 펼쳐지는데 그게 너무 안타까우면서도 이해가 가서,,,🥲
소개글의 ‘애착하지 않으면 버틸 수 없는 우리를 살아있게 하는 그 감정의 세밀한 묘사’ 라는 말이 정말 무릎을 탁치게 만드는데, 나이먹은 지금에서야 최애에게 나를 온전히 의탁하는 덕질이 그리 현명하지 않다는걸 알고있지만 그 거리라는 것을 유지한다는게 결코 쉽지만은 않다는걸😭
사실 건강한 덕질이라는 말은 상호모순적이라고 생각하고 더군다나 최근에는 페미니즘과 팬문화가 병립이 가능하냐는 논의까지 대두되고 있는 판국에, 갈데없는 이 늙은 오타쿠로서는 “아어쩌란말이냐😱”소리가 절로 나오는 시절이지만 그래서그런지 이 소설에 더 정이갔다.
이 소설은 어떤 인물에게 더 이입되느냐에 따라 주인공인 아카리에게 거부감을 느끼고말고가 결정될거 같은데, 아카리의 심정을 십분 이해하면서도 언니나 엄마의 마음도 알겠는것이 참 복잡미묘한 감정이었다
덕질이 밥먹여주냐,라는 말도 있지만 때론 덕질이 정말 밥을 먹여주기도 한다. 아카리만 봐도 라방을 통해 마사키와 함께 먹는 저녁을 인스턴트나마 손수 차려먹고 있지 않는가. 누군가를 항한 애착은 삶의 의지를 좀더 길게 늘여주기도 한다. 예를들면 나는 피터잭슨이 실마릴리온을 영상화하기전까진 눈을 부릅뜨고 악착같이 돈을벌며 살아있을 것이다. 또는 기예르모델토로가 광기의산맥을 영상화하기전까지 반드시, 또는 해리포터 영드 리부트, 또는 얼음과불의노래완간,,,,😭
나는 항상 내인생의 큰 시험을 앞두고 있었을때 덕질에 더 몰두했었다. 아카리는 그정도가 다른 이들보다 조금더 심했을 뿐이다. 마지막의 아카리를 보며 그가 현실과 똑바로 마주할 날을, 사족보행을 넘어 언젠간 다시 두발로 서서 굳건히 버틸 저만의 척추를 만들날을 기대해볼 멋진 결말이라고 생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