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노 요코를 처음 알게 된 건 『100만 번 산 고양이』을 읽고 나서였다. 삶과 죽음에 관한 그림책 중 최고의 작품이자 (내 눈물버튼)인 이 작품은 오랫동안 내 마음 속에 있었는데, 에세이 분야에서 헤매다가 반가운 이름을 발견하여 (그리고 제에 엄마라는 단어가 있어서) 이 책을 고르게 되었다.
『시즈코 상』은 그림책 작가이자 딸인 사노 요코가, 치매에 걸린 엄마를 마주하며 겪는 감정의 과정을 기록한 에세이로, 어린 시절부터 축적되어 온 증오와 반감, 돌봄을 선택하는 순간 느끼는 죄책감, 그리고 엄마로부터 받아온 복잡한 감정들이 과장 없이 담겨 있다. 저자가 그토록 미워했던 엄마를 미화하지도, 이해했다고 단정하지도 않은 채 끝까지 응시한다는 점 때문에 많은 것을 느낄 수 있었던 책이었다.
엄마에 대한 감정을 다루긴 하지만, 교훈적이거나 아름다운 서사로 쉽게 도망치지 않는다. 도망칠 수 없었던 것일수도 있다. 저자에게는 엄마 말고도, 말없이 존재하는 아버지, 어린 나이에 죽은 형제들, 그리고 엄마를 똑같이 미워했던 자매들 등, 모두가 서로로부터 자유롭지 못한 가족이라는 공동체가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 책은 감동적인 가족의 서사라기보다, 서로를 아직 이해하지 못한 채 같은 삶에 머물르는 이야기로 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