닦으면, 스스로 빛난다 - 람 다스의 “깨어남” 이야기
람 다스.라메슈와 다스 지음, 유영일 옮김 / 올리브나무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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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상류층 가정에서 태어나 30대 초반에 하버드대학교 심리학과 교수로 임명된 리처드 앨퍼트. 이 책 저자의 삶의 여정은 극적이다. 모든 것이 완벽하게 갖추어져 있던 그는 LSD복용으로 황홀경에 심취한 나머지 사회적 파문을 일으키고 교수직에서 파문당한 후 인도로 건너간다. 그리고 거기서 마하라지라는 위대한 구루를 만나 몸과 마음을 넘어선 거대한 사랑의 물결을 체험하면서 대변신을 하게 된다.

 

람 다스’(신의 종)라는 이름을 받고 새 사람이 되어 미국으로 돌아온 그는, 미국 전역을 순회하며 사람들의 가슴을 깨우는 일을 시작한다. 그의 수행 이야기는 깨어나기까지의 과정이고, 사회 속에서 길들여진 깊은 잠에서 깨어 일어나라는 경종이기도 하다.

이 시대의 현자이자 선구자인 람 다스의 인생 역정과 그가 가리켜 보이는 거울 닦는 법’(원제), 지금 여기에서 사랑의 바다 속으로 다이빙하는 길이다. 나는 작아지고 사랑은 날로 커져서 영원한 현재, 지금 여기에서 충만한 사랑으로 사는 길이다. 이 책에는 여러 수행법이 소개되어 있지만, 그 모두가 큰 사랑 속에 살아가는 법이라 할 수 있다.

 

이 책은 마음을 고요히 하고, 가슴을 열고, ‘하나임으로 들어가기 위한 도구이다. 저자가 제시하는 방법은 간단하지만 미묘하다. 그 길은 너무 가까이 있어 한 생각의 차이에 불과하다. 저자의 말에 좀더 귀기울여 본다. 생각하는 마음이 가라앉으면, 우리는 사랑 안에서 살기 시작한다. 사랑이란 다른 존재와 합쳐지기 위한 열림이다. 사랑은 만물과 하나 되기 위한 문, 온 우주와 조화를 이루는 가운데 있기 위한 열린 문이다. 하나에로의 회귀, 그저 있음의 단순성, 무조건적 사랑으로의 귀환을 모두가 열망한다는 설명은 부정하기 어렵다.

 

저자는 말한다. 마음을 길들이는 과정은 역설로 가득 차 있다. 모든 것을 가지려면 모든 것을 포기해야 한다고. 마음의 스위치를 끄라. 당신 안에는 생각을 초월한, 이미 알고 있고 신뢰하고 있는 장소가 있다. 바로 그 초심자의 마음이라 불리는 어린이 마음은 순수한 존재의 청정무구함, 무조건적인 사랑의 순수함이다. 그 순수한 존재 상태에서 살려면, 우리 안에 있는 무언가가 죽어야 한다. 마치 애벌레가 나비로 변하는 것과 같이.

 

사랑에 대한 저자의 계속되는 설명에 고개를 끄덕이지 않을 수 없다. 내가 사랑인 자리에서 살면, 어디서 누구를 보든 나는 사랑을 보게 된다. 모든 사람과 모든 것 안에서 사랑을 본다고 상상해 보라. 사랑은 아무것도 요구하지 않는다. 사랑 안에 있을 때에는 모든 것이 다 괜찮다. 이 모든 사랑에 대한 가르침은 아마 누구도 쉽게 거부할 수 없을 것 같다.

집착에서 벗어나는 방법은 무엇일까? 이런 의문에 저자는 자신의 삶에 대해 중립적인 관찰자가 되기 위해 목격자 의식을 배양하라고 조언한다. 내면에 있는 목격의 장소는 단순한 인식, 즉 모든 것을 인식하는 나의 일부이기도 하다. 다만 알아차리고, 지켜보고, 판단하지 않고, 단지 지금 여기에 있으라고 거듭 권고한다. 그때 우리는 자신이 자신의 마음이 투사하는 대로만 본다는 것을 깨닫는다. 눈에 보이는 현상의 유희는 마음의 투사이다. 그러한 투사가 당신의 카르마이고, 이번 생에 자신에게 주어진 커리큘럼이다. 나에게 일어나고 있는 모든 일이 카르마에 의해 자신이 끌어안고 있는 것들과 집착을 불태우기 위해 주어진 가르침이라는 설명에 눈앞이 번뜩 밝아지는 느낌이다. 마치 새로운 차원의 심리학을 접하는 기분이 든다.

 

이제 저자는 우리 자신과 삶의 본질을 다룬다. 우리는 스스로가 생각하는 나 자신보다 훨씬 더 크고 밝은 경이로운 존재라는 저자의 일깨움은 그래서 힘이 있어 보인다. 자신의 본질에 따라 사느냐, 그렇게 살지 못하느냐는 한 생각의 차이일 뿐이다. 몸이 바로 나라는 생각 때문에 몸의 변화는 괴로움을 일으킨다. 우리는 안전하고 건강하게 지내기 위해 최선을 다하지만, 병과 나이 듦, 시시때때로 일어나는 사건과 사고를 피할 수 없다. 이 몸은 시간에 얽매여 있다. 하지만 우리는 지금 여기, 이 순간에 있을 뿐이 아닌가?

저자의 말처럼 우리의 여정은 단순함을 향한, 고요함을 향한, 시간 안에 있지 않은 어떤 기쁨을 향한 여정일 것이다. 시간으로부터 지금 여기로의 이 여정에서 우리는 자신이라고 생각했던 모든 것을 뒤에 남겨둔다. 바로 생각하는 마음이 주인이 아니라 하인이 되는 존재의 변화를 경험하게 된다. 그것은 우리의 정신과의 일차적 동일시에서 벗어나 우리의 영혼과의 동일시로, 그런 다음 신과의 동일시로, 그리고 궁극적으로는 모든 동일시를 넘어서서 나아가는 여정이다. 이 확장의 과정이 실로 놀랍다.

 

결국 인생이란 우리 존재의 가장 깊은 진실을 깨우는 길이며, 풍부하고 열정적으로 살게 하는 놀라운 커리큘럼이다. 매 순간 모든 관계가 사랑을 일깨우는 수단이라는 저자의 가르침은 깊은 울림이 있다. 비록 저자의 제언에 대한 실천이 쉽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이 책이 주는 삶의 통찰을 계속 이어갈 수 있다면 삶은 그 만큼 희망적일 것이다.죽음에 관하여 저자는 말한다. '죽을 준비는 미리 미리 해두어야 한다. 죽음을 준비해야 하는 순간은 바로 지금이다. 매 순간이 죽는 순간이다. 깨어 있는 존재는 어디에도 매이지 않는다.' 저자가 제시한 죽음에 대한 성찰로 반전이 일어나는 느낌이다. 진정한 죽음이란 어쩌면 순간순간에서 느끼는 진정한 삶이 아닐까 하는 자각이 일어난다.신을 향한 사랑을 통해 나의 일은 헌신의 표현이 된다. 다른 사람들에 대한 사랑의 봉사는 나의 일을 신께 바치는 길이기도 하다. 믿음은 신을 향한 사랑이며 그 신을 향한 사랑을 증명하는 길은 우리 주변의 사람을 사랑하는 것이다. 저자는 지금 이 순간의 충만함 속에 온전히 존재하라고 말한다. 이것은 가장 중요하게 여겨야 할 삶의 중심인 신의 사랑을 다시금 상기시켜 준다. 아무 조건 없이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사랑해 줄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은 나라는 것을 오래오래 기억해야겠다. 평범해 보이던 삶이 어느 순간에는 비범한 삶으로 바뀌고 아주 사소한 일상에서도 행복이 찾아오는 것을 나도 가끔은 확인해 볼 수 있지 않을까? 이 책이 주는 여운을 느끼면서 오랜만에 내면의 평화와 깊은 자각으로 인도하는 안내를 받은 것 같다. 이 책은 지금 여기로 가는 길 없는 길에 대한 여행 가이드이다. 그리고 우리 모두가 알게 모르게 그 동안 찾아온 조건 없는 사랑을 향한 훌륭한 나침판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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