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빙 이즈 다잉 - 삶의 마무리를 위한 지침
종사르 잠양 켄체 지음, 수연 (까르마 닝제 쑹모) 옮김 / 팡세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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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벳 불교의 큰 스승 종사르 잠양 켄체 린포체의 저서리빙 이즈 다잉은 죽음이라는 특별한 주제에 대해 다룬다. 누구나 죽음을 피할 수 없다. 그럼에도 이런 주제에 대해 얘기하는 책을 찾기란 쉽지 않다. 특별한 주제에 대해 깊은 통찰을 전해 주는 책을 생시에 접할 수 있다니, 내게도 특별한 호기심을 갖게 한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죽음에 대해 준비하라는 조언을 들은 기억이 있다. 그러기에 한번쯤 죽음에 대해 생각해 보는 기회를 준 이 책은 남다른 의미가 있다. 불교적 관점에서 보여준 지혜가 특히 인상 깊지만, 책 곳곳에는 불교를 떠나 일반인의 관점에서도 도움을 주는 조언들이 .

 

인간 중에서 과연 몇이나 나는 죽을까?” 라는 물음을 스스로 던질 용기와 호기심을 갖고 있을까? 책의 지적처럼 나 역시 죽음에 대해 물음을 던지는 것이 왠지 두렵다. 죽음을 저 멀리 있는 일처럼 생각하고 싶은 마음이 앞서서일 것이다. 저자의 지적처럼 나 역시 모든 시간과 에너지를 자신이 결코 죽지 않을 것이라는 자기기만에 쏟으며, 바쁘고 즐거운 마음으로 일상을 살고, 미래를 위한 계획을 꼼꼼히 세움으로써 피할 수 없는 현실의 고통으로부터 자신을 무감각하게 만들어 온 건 아닐까?

 

죽음에 관한 백여 개의 질문에 대한 답변이 담겨 있는 이 책은 죽음의 필연성을 안고 살아가는 우리 모두를 위한 책이다.

책은 말한다. 삶이 환영인 것처럼 죽음도 환영이다. 죽음이 환영이라는 말이 언뜻 이해가 가지 않지만, 저자의 설명을 듣고 나니 죽음의 실체를 이해하면서 죽음에 대한 두려움을 벗어날 수 있는 뭔가가 있다는 희망도 가져본다. 죽음에 대한 부처님의 가르침은 무엇인가? 죽음의 두려움을 벗어날 방법은 있는 것일까? 두려움은 조작된 환영임을 받아들이라는 불교의 가르침을 따라가다 보면, 그 동안 우리가 몰랐던 새로운 길이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죽음에 대한 최고의 준비는 무엇일까? 무엇보다 그것은 삶을 충만하게 사는 것이라는 저자의 답변이 의외이지만, 이내 그 조언에 동감하게 된다. 현실을 긍정하는 것이 곧 죽음의 두려움을 벗어나는 것과 다르지 않다는 얘기는 죽음과 삶이 다르지 않다는 생각을 갖게 해준다.

 

이 책은 죽음을 앞둔 사람뿐만 아니라 생로병사의 고통 속에 살고 있는 우리 모두에게 꼭 필요한 이야기들이다. 누구에게나 죽음은 피할 수 없기 때문이다. 죽음에 대한 갖가지 질문을 대하면서 그 질문에 답하는 저자의 설명에 고개를 끄덕여 본다.

 

죽음에 대한 질문들, 죽어가는 이와 함께하는 방법, 임종을 준비하는 이에게 해줄 말, 죽어가는 자와 사자를 돌보는 것에 대한 질문, 죽음의 여러 측면에 대한 질문에 대한 설명들은 사랑하는 가족, 가까운 친구나 지인의 죽음을 늘상 접하는 우리로선 꼭 참고해 볼 만하다.

 

이처럼 이 책은 죽음과 관련하여 일반인에게 도움이 되는 지침서일 뿐 아니라 불교적 관점에서 죽음을 어떻게 이해하고 있는지,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에 대해 다루는 특별한 이야기이다. 죽음을 맞이하는 티벳불교의 독특한 가르침들이 좀 낯설고 생소하지만, 그 내용의 역사성과 독특성을 고려해 본다면, 더 열린 마음으로 좀 더 오랜 시간을 두고 음미해 볼만한 가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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