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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한 사람들
표도르 도스토옙스키 지음, 김선영 옮김 / 새움 / 2021년 9월
평점 :
고전문학 <가난한 사람들>을 읽고..

저는 십대 이십대에는 책을 거의 읽지 않았습니다. 독서가 가져다 주는 이익과 즐거움을 전혀 몰랐기 때문입니다. 부끄럽지만 삼십대가 되어서야 어렴풋이 책을 읽어야만 세상을 제대로 이해하고 사람이 발전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기 시작했습니다.
독서력이 부족했기 때문에 책을 읽는 힘은 더디게 자랐습니다. 작년부터는 독서 습관을 들이기 위해서 매일 2페이지를 읽기로 했고 습관은 성공적으로 정착되어 현재는 한달에 약 10여권 정도의 독서를 하는 사람이 되었습니다.
이 과정에서 제가 주로 읽은 책은 자기계발서입니다. 경제경영 서적과 마케팅, 소설도 가끔 읽었습니다. 최근에는 소설을 통해서 타인의 삶을 간접 체험해볼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특히 고전문학은 오랜 시간동안 사람들에게 읽혀진다는 점에서 그만큼 인간은 무엇인가에 대한 본질적인 물음과 닿아있다고 생각합니다. 이 책을 다 읽고나서 드는 생각도 역시 그렇습니다.
작가소개
도스토옙스키는 톨스토이와 함께 19세기 러시아를 대표하는 작가로 알고 있습니다만 평소에는 그의 작품을 읽어볼 기회가 없었습니다. 그러나 이번에 좋은 기회가 생겨서 그의 첫 작품인 <가난한 사람들>을 읽게 되었습니다. 이 소설은 도시 빈민층의 고난한 삶을 사실적으로 그려낸 작품이었습니다.

줄거리
대략적인 줄거리는 마카르라는 이름의 오십대 남자와 바르바라라는 이름의 십대 후반의 가난한 여자아이와의 우정과 사랑에 대한 이야기 입니다. 둘은 먼 친척 관계이며 두사람 모두 찢어지게 가난하여 하루하루를 고단하게 살아가야만 하는 사람들입니다.
마카르는 바르바라의 불쌍한 처지를 도와주기 위해서 자신이 가진 물건들을 모두 팔지만 그런 행위들로 인해 스스로도 고초를 겪게되는 인물입니다. 관청의 하급 관리로 아주 작은 임금으로 겨우 생활을 유지하는 수준입니다. 교육 수준이 높지 않기 때문에 착실히 돈을 모은다거나 상황의 전후 사정을 올바르게 판단하여 질서있게 행동하지 못하고 다소 감정적이며 정신력이 약한 인물로 그려집니다.
바르바라는 어릴적 아버지를 여의고 먼 친척의 집에 얹혀 살았지만 이내 어머니도 병들어 사망합니다. 같은 집에 하숙들어 살던 첫사랑도 가난 때문에 허망하게 병들어 사망하는 등 고아가 되어 고초를 많이 겪습니다. 워낙 연약한 체력과 어린 나이 등으로 인해 가난에 허덕일 수밖에 없는 조건을 가지고 있습니다.
결국, 여러 사건들을 겪은 뒤 바르바라는 시골 지주에게 팔려가다시피 결혼을 하게 됩니다. 둘은 조금의 저항도 못해보고 이별하게 되면서 소설이 끝납니다. 제가 이 소설을 읽으면서 인상깊었던 부분은 세가지 장면입니다.
장면 1. 바르바라의 첫사랑이 죽는 장면
첫째는 바르바라의 첫사랑 이었던 청년이 죽는 장면 입니다. 그 청년의 아버지도 역시 몹시 늙고 배우지 못한 사람으로 그려집니다. 청년이 죽는 과정과 장례를 치르는 장면에서 그 아버지는 슬픔과 어찌해야 할지 모르는 혼란 속에서 다소 우스꽝 스러운 장면들을 연출하게 됩니다...
관을 싣고 묘지로 가는 마차를 종종걸음으로 쫓아가며 정신없이 눈물을 쏟느라 주머니에 넣었던 아들의 책들이 길위에 떨어지고 물웅덩이에 빠지는 등의 장면들을 보면서 가난한 사람들에게는 충분히 슬퍼할만큼의 여유조차도 허락되지 않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장면 2. 100루블이 좌우하는 것
둘째는 마카르가 일하는 직장의 최고 책임자인 각하에게 꾸지람을 듣다가 그의 너무나 초라한 행색을 가엽게 여긴 각하로부터 100루블을 받는 장면입니다. 이 시점을 전후로 마카르의 심리변화의 묘사가 아주 인상적이었습니다. 그전에는 자신의 신세를 한탄하며 몹시 위축되어 고개도 들지 못하던 그는 각하에게 100루블의 도움을 받은 뒤에는 환희에 차서 세상을 그래도 살만한 곳이라고 여기며 활력을 되찾는 장면입니다.
정확히 19세기 러시아의 100루블이 어느정도의 가치를 갖는지는 모르겠지만 맥락상 그리 큰 돈은 아니라는 것을 알수 있습니다. 가난이란 그런 작은 돈에도 영혼이 떨렸다고 말했을 만큼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이 180도로 뒤바뀌게 할 정도의 냉혹하고 처참한 것이라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장면 3. 바르바라의 결혼
세번째는 바르바라가 일면식도 없어 낯설고 두려워하던 시골 지주의 청혼을 받아들이기로 결정하는 장면입니다. 그녀는 겨우 500루블을 지참금으로 받는데 그 돈을 받는 순간 경계심이 풀리며 앞으로 지금보다는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지 않을까 라는 희망을 품게 됩니다.
결국 마카르도 처음에는 동의를 하지만 점차 시골 지주의 괴팍한 성격이 드러나며 두 사람 모두 자신들의 처지와 선택을 후회하며 소설이 다급하게 끝나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가난한 사람들에게는 후회조차 온전하게 누릴 수 없는것인가? 하는 여운이 남았습니다.
마무리
이 소설을 통해서 극도로 가난한 사람들은 앞으로 더 나은 삶을 도모할 정도의 능력조차 허용되지 않아 무기력과 절망감 속에서 살아가야만 하는 현실에 대해서 조금 느껴볼 수 있었습니다. 현재 코로나-19로 인해 경제가 크게 불안해지며 많은 사회문제들이 발생하고 있다고 합니다. 코로나에 걸려서 사망한 사람의 숫자보다 자살을 선택한 20대의 숫자가 더 많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이런 사회 문제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정책이나 학자들의 분석도 도움이 되겠지만 이 소설, 도스토옙스키의 <가난한 사람들>이 더 도움이 된다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소설을 시작으로 고전 문학 작품들에 대한 관심이 더 많아졌습니다. 저처럼 학창시절 풍성한 독서를 경험하지 못한 분들이라면 도스토예스키의 <가난한 사람들> 일독을 권해드리며 독후감을 마무리합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 서평은 리뷰어스 클럽과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읽고 직접 작성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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