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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이 별스런 너에게
이창미 지음 / 프로방스 / 2019년 9월
평점 :

시작이 별스런 너에게.. 시집을 읽다
벌써 10월도 절반이나 지나가 버렸습니다. 올해는 유난히 저에게 많은 변화가 있었던 해 였던 것 같아요. 이제 2019년도 2달밖에 남지 않은 완연한 가을입니다.
가을은 독서의 계절이라고 하죠? 바쁜 주중을 보내고 주말이 되어 아이와 놀아주고 재운 뒤에 조용한 집안에서 가볍게 시집을 한권 꺼내 읽었습니다. 이창미 시인의 [시작이 별스런 너에게] 라는 시집이에요.
이 시집은 복잡하고 어려운 것 없이 가볍게 잠시 쉬어가는 느낌으로 읽을 수 있는 시집이에요. 가볍게 읽어 나가다 보면 공감이 크게 오는 작품도 있고, 피식 하게 되는 작품도 있으며 가슴이 찡~ 해지는 시도 있었습니다.

오늘도 괜찮은 하루이고 내일은 더 괜찮은 하루가 올 것이라 믿으면 미래는 항상 괜찮다. 꽃은 그 자리에서 때를 기다리며 핀다.
- 시작이 별스런 너에게 5p
하루하루를 바쁘게만 살다보면 잠자리에 누웠을 때, 오늘 내가 뭐했지? 라는 생각이 들면서 멍- 한 기분이 들때가 있습니다. 정말 무엇을 그렇게 열심히 했는지 생각이 전혀 나지 않는 하루도 있지요. 그런 나날을 보내다 보면 인생이 덧없고 팍팍한 것 같은 느낌이 들기도 합니다. 그럴 때, 이렇게 괜찮다. 내일도 좋다. 꽃은 항상 그 자리에서 때가 되면 피어난다는 메세지가 차분하게 저를 위로를 해주는 느낌이 들게 해주네요.
특히 좋았던 시 몇 편 소개 해 드리고 싶습니다.

낙엽도 꽃
매달려야 꽃이냐
떨어진 낙엽도 꽃인걸
- 시작이 별스런 너에게 50p
살아있고 아름다운 향을 풍기며 활짝 피어있는 꽃은 누구나 반깁니다. 하지만 이렇게 울긋불긋하게 물들어 땅에 떨어진 낙엽도 한 때 나무와 한 몸으로 힘껏 자신의 역할을 다하며 지냈었죠. 이런 관점에서 보면 그 어떤 것에서도 아름다움을 발견 할 수 있는 마음을 갖는것이 참 좋은 것 같습니다.

좋다
늘 좋다
그냥 좋다
너무 좋다
너라서 좋다
- 시작이 별스런 너에게 118p
우리들은 누구나 누군가를 혹은 어떤 것을 마음을 다하여 좋아할 때가 있습니다. 그럴 때 "왜 좋아?"라고 묻는다면 그 당시 마음은 딱 이랬던 것 같습니다. 살아가면서 무엇인가를 그리고 누군가를 마음을 다하여 좋아하는 마음을 품고 있을 때에는 그 마음 자체로 설레임과 행복함을 느끼게 해주는 것 같아요.

말과 행동
믿어서는 안 될 것이 말이다
그래서 말을 믿지 않는다
오직 움직이는 행동만 믿는다
말을 내뱉고 삶을 통과할 때
지켜지지 않을 때도 많고
거짓일 때도 있지만
보이는 행동은 참이다
온몸으로 전부를 받아들여
하나가 된다
- 시작이 별스런 너에게 201p
담담한 독백과 같은 느낌의 시 입니다. 공감이 많이 되었어요. 말은 참 가볍습니다. 뱉어낸 말은 곧 허공으로 사라져 버립니다. 하지만 행동은 결과를 남깁니다. 행동이 진짜다라는 메세지가 묵직하게 다가옵니다. 행동하는 삶을 살고 싶습니다.

감정 휴지통
커피는 검고 진할수록 독한데
잠이 오지 않는 밤도 독하네요
머리에 채울수록 무겁고
감정을 달랠수록 가볍게
급한 마음부터 조금씩
휴지통에 쓰레기 버리듯이
비워 놓아야겠어요
- 시작이 별스런 너에게 225p
인생이 기다려주지 않아서 조급한 심정이 될 때가 참 많은 것 같습니다. 마음대로 잘 조절이 되지 않지요. 조급하고 불안한 마음을 쓰레기통에 버린다는 표현이 얼마나 답답했기에 쓰레기통에 버릴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을까? 라는 생각도 들고 저도 한번씩 조급한 마음이 들 때, 이렇게 쓰레기통에 조급한 마음을 버릴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라는 생각도 드는 시였어요.
이 시집은 눈치 채셨겠지만 이렇게 모든 시에 캘리그라피가 삽입되어 있어요. 그래서 시에서 표현하고자 하는 감정을 시각적으로 조금 더 도움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총 스무명의 캘리그라퍼의 작품이 등장해요. 캘리그라피를 보는 즐거움도 주는 시집이라니 친절하고 신선하고 풍성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우리는 모두 자유로운 삶을 살고 싶기에 바쁘게 달려가는 모습이 우리들의 삶인 것 같습니다. 하지만 조금 천천히 간다고 해서 달라지는 것은 별로 없는 것 같아요. 차라리 힘들 때 마다 잠시 쉬면서 주변을 돌아보는 여유를 갖는 삶이 어찌보면 똑-딱, 똑-딱 순간을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더 의미있는 삶의 방식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갖어봅니다.
잠시 쉬면서 시집 한권 읽어보시는 것은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