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습 어려움의 이해와 극복, 작업기억에 달렸다 - 개정증보판
트레이시 패키암 앨로웨이 & 로스G. 앨로웨이 지음, 이찬승.이나경 옮김 / 한국뇌기반교육연구소 /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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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들이 말하는 작업기억의 개념과 원리를 안다면 당신의 수업은 분명 달라졌을 것이고, 달라질 것이다!

 

요즘 아이들은 왜 이렇게 산만한가? 왜 이렇게 말을 못 알아듣는가? 가르치는 일을 업으로 하는 사람들이 쉽게 하는 넋두리성 질문이다. 물론 시대적 문제들을 아이들이 담고 있을 것이다. 교양의 부재와 독서의 퇴락, 정보의 범람과 지식교육의 의미상실, 소비문화의 득세와 소통능력의 부재, 학교교육과 교사의 위상 추락 등이 광범위한 배경이다. 하지만 구조적인 문제는 개인이 해결할 수 없다. 그렇다고 손 놓고 있을 수 없는 곳이 학습이 이루어지는 교실이다. 혹시 당신은 다양한 어휘를 사용하여 길게 말하고 있는가. 아이들의 작업기억을 넘어서고 있는 것이다. 낯선 곳, 그곳의 언어에도 익숙하지 않은 곳에서 길을 물었던 경험을 생각해보라. 지나치게 세세하고 길게, 친절하게 설명하면 당신의 머릿속에 남는 것은 그 친절함에 비하면 별로 없을 것이다. 그때는 두 블록 직전해서 **약국이 보이면 다시 물어보세요.”라고 말하는 편이 효과적이다. 이제 교실에서는 다른 종류의 친절함이 필요하다. 작업기억을 잘 활용할 수 있다면, 당신은 의미 있는 수업을 할 것이다. 아이들과 보다 잘 소통할 수 있을 것이며, 출발선이 다른 아이들의 학습결손을 줄여줄 수 있을 것이다. 작업기억을 이해하고 적용하라!


물론 교사가 해결할 수 없을 정도의 문제와 결함을 가진 아이들도 있다. 그 문제 역시 당신 혼자 해결할 수 없다. 정확한 진단과 처방이 필요하다. 저자들이 제시하는 중재프로그램이 필요하다. 그 일을 해야 하는 곳이 교육(지원)청이며, 개별화교육계획을 수립하고 학교기반 프로그램을 개발·지원해야 하는 곳이 국가(교육부). 작업기억을 활용하고 지원하라!


학생의 작업기억에 문제가 있다는 생각이 들면 교사는 신속하고 객관적으로 학생의 작업기억 특성(working memory profile)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44쪽).

학습장애의 가장 힘든 점 중 하나는 명칭 자체가 학생에게 ‘학습된 무기력(learned helplessness)’을 불러일으킨다는 것이다. … 성공에 대한 책임이 자신에게 있다는 것을 느끼면 학생은 자기신뢰감을 갖게 되면서 우수한 성과를 달성할 수 있다. 학습장애가 자신 또는 자신의 수행을 규정하게 내버려 둘 수 없다는 자각이 생기면, 학생은 점차 타인의 도움으로부터 벗어나려 애쓰게 된다(204~5쪽).

개별화 전략과 적절한 작업기억훈련으로 우리는 학생들의 삶을 바꿔줄 수 있게 된 것이다(22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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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가 배우는 대로 가르치기 - 학생을 몰입시키는 교수학습의 새로운 접근
레나트 N. 케인.조프리 케인 지음, 이찬승.이한음 옮김 / 한국뇌기반교육연구소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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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다시 화제가 되고 있는 유발 하라리의 신작 호모 데우스에서는 21세기를 지배할 개념으로 알고리즘을 제시했다. 알고리즘algorism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일군의 방법론적 단계들을 의미한다. 포유류가 생화학적 알고리즘을 가졌듯 우리 삶의 거의 모든 것은 알고리즘으로 구성되어 있다. 우리가 살아가는 방식, 사랑하는 방식, 학습하는 방식, 그 모든 것은 알고리즘 덕분이다. 알고리즘이 존재해야 공부가 가능하다. 적정한 알고리즘을 가진 학생들이 공부를 잘한다. 공부를 잘 하는 아이들이 최상의 알고리즘을 선택한다. 그리고 앞으로 나아가고 성공한다. 하지만 한번 형성된 알고리즘은 잘 변하지 않는 속성도 가진다. 우리 삶의 패턴이 잘 변하지 않는 것처럼!

 

  『뇌가 가르치는 대로 배우기를 읽노라니 자연스레 인간의 학습 알고리즘을 생각했다. 저자는 아이들에게 친숙하고 그들의 세계를 점령해버린 첨단 미디어와 비디오테크의 세계와 전통적인 교수법은 조화를 이룰 수 없다고 말한다. 아이들은 뇌의 학습 원리에 따라 비디오테크의 세계를 자연스럽게 학습한다. 하지만 교실은 여전히 전달직접지도(TDI)’의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인간의 학습 알고리즘을 고려하지 않는 교수법은 실패할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어떻게 전통적인 교육 밈meme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기술의 수혜 속에서 성장한 디지털 세대에게는 분명 다른 방법이 있을 것이다. 저자들의 시작은 우리의 뇌는 어떻게 학습하는가?”에 있으며, 그들의 비법은 뇌가 학습하는 대로 가르치는 것에 있다.

 

  이 책을 읽으면 좋을 독자는 누구일까? 우선, 인간의 학습 원리를 알고자 하는 학습 열망이 가득한 독자가 좋겠다. 학습 알고리즘의 원리를 정확하게 그릴 수 있다면 저자들이 말하는 자연적 학습’, 그리고 자크 랑시에르가 무지한 스승에서 말했던 보편적 가르침(Ranciere)’의 세계에 입문할 수 있다. “모든 것은 모든 것 안에 있다.” 두 번째 독자는 전통적 교수법이라는 자기복제에서 벗어나기를 원하는 교사, 배움을 거부하는 아이들(어쩌면 거부할 수밖에 없는 아이들)과 잠자는 교실을 만들어내는 학생들에게 질려 교실에 들어서기 두려운 교사에게도 좋겠다. 현재 자신이 채택하고 있는 교수법의 맹점을 깨달게 해주는 재미가 쏠쏠하다. 아울러 저자들이 말하는 유도경험접근법Guided experience approach은 수업을 개선할 수 있는 전략과 상상력을 줄 것이다. 세 번째 독자는 비디오테크의 세계와 함께, 그 세계를 넘어 학습의 메커니즘과 학습 알고리즘의 세계로 자녀를 인도하고 싶은 부모들이 읽으면 시사점이 많을 책이다. 첨단 미디어를 손에 쥔 아이의 순간적인 몰입에 기뻐하다가 이내 그 미디어로 인해 아이의 태도와 학습 역량에 심각한 문제와 결핍을 초래한다는 사실을 알게 된 부모라면 저자가 제시하는 편안한 각성상태’, ‘학습 경험의 구성’, ‘학습에의 몰입에서 시사점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우리 모두가 직면한 도전적 과제이자 해결해야 할 문제는 기술의 세계와 전통적 학교에서 최상의 것을 찾아 통합하는 것이다(73).”

 

이 책의 요지는 과목마다 기본이 되는 핵심 내용의 학습을 소홀히 하라는 게 아니다. 우리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기술의 수혜 속에서 성장한 디지털 세대를 가르칠 다른 방법이 있다는 것이다(88쪽).

자연적 학습은 지각/행동 현상·지각/행동 사이클·지각/행동 학습을 통합한 것이다(131쪽).

교사는 대개 공격적인 행동을 하는 반항아는 쉽게 알아보고 도와주려고 애쓰지만, 수업을 ‘하는 척’만 하고 제대로 참여하지 않는 학생은 알아보지 못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213쪽).

현행 교육체제의 비극은 교육이라는 미명하에 이루어지는 일의 상당수가 하위경로를 자극하며, 따라서 상위인지기능의 작동과 효과적인 학습을 방해한다는 것이다(22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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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실의 시대, 동양과 서양이 편지를 쓰다 - 혁명의 딜레마, 고객이 된 시민, 지식인의 브랜드화
자오팅양.레지 드브레 지음, 송인재 옮김 / 메디치미디어 / 201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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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중국과 프랑스의 두 학자가 2011년 한 회의에서 만난 이후 각자의 근거지로 돌아가 주고받은 메일 서신을 엮은 책이다. 서신은 6(12) 둘 사이를 오간다. 서로에 대한 탐색으로 시작되는 첫 편지부터, 세 번째 서신부터 토론 상대에서 우정을 나눌 수 있는 친구로 대화가 깊어지다 아쉬운 헤어짐으로 마무리된다. 헤어짐이 여운과 아쉬움을 남길 수 있는 건 축복일 터이다. 그들이 다루는 주제와 내용은 다양하지만, 대략 네 부분으로 나누어 살펴보았다.

 

1. 상실의 시대, 무엇을?

우리가 상실한 것은 무엇일까. 자오팅양은 혁명이라고 운을 뗀다. “혁명적 파괴는 반드시 혁명적 건설로 이어지지 않으며 혁명의 격정이 지나간 뒤 비천한 인성이 다시 모든 것을 재빠르게 원래대로 되돌려놓으며(23)” 늘 혁명을 후퇴시켰다고 말한다. 중국의 문화대혁명을 어린 시절 구경하기만 한 자오팅양은 혁명에 대해 비관적이다. 이에 프랑스 68혁명 당시 다른 나라(쿠바)의 혁명에 참여한 전력을 가진 레지 드브레는 혁명이 인성을 바꿀 수 없다는 지적에만 동의하며, 오히려 인성이 변하지 않는다는 사실이 기쁘고 안심할 일(52)”이라고 말한다. 오늘날 혁명의 환상은 도 아니고 유물이며 무서운 착각일 수도 있지만 용기를 북돋는 유토피아와 의욕을 띤 신념이 없다면 우리 사회는 그 자리에서 썩고, 극도로 무료하게 바뀌고 말 것이라고 말한다. 혁명의 상상임신은 끝났지만, 그 자리를 대신한 것이 민주주의라는 것이다. 두 사람 모두 나름 현실주의자임을 자처하지만 혁명에 대해서는 비관과 희망으로 나뉘는 지점이 흥미롭다. 두 사람의 내력만큼이나 프랑스와 중국이라는 현실 정치의 차이도 있지 않을까. 혁명을 살아낸 사람과 혁명을 문자로 배운 사람의 차이일까. 학문적 지향의 차이일까. 아니면 인간에 대한 신뢰의 차이일까. 이런 것들을 생각하게 되는 지점들이 그들의 대화를 흥미롭게 해주었다.

 

2. 인간본성과 민주주의에 대한 이견

자오팅양이 혁명에 대해 비관적인 것은 그가 지나치게 현실적이거나 이상적이라는 양면성에서 기인하는 것일까. 너무나 원하지만 완전한 상태로는 가질 수 없는 것에 대한 냉정한 현실감각 같은. 혁명을 대체한 키워드가 민주주의라는 레지 드브레의 주장에는 동의하면서도 그는 이마저 회의적이다. “사람들은 민주주의에 너무 높은 기대를 걸고 있는 것 같아요. 어떤 사람은 민주주의가 공공 선택을 이루는 기술적 수단의 하나일 뿐이고 가치가 아니라는 것을 종종 잊습니다. 민주주의라는 기술을 사용하면 좋은 공공 선택을 낳을 수도, 나쁜 공공 선택을 낳을 수도 있죠. 민주주의는 어떤 이익이나 가치관의 인질도 될 수 있습니다(79).” 이에 대해 레지 드브레는 민주주의의 위기에 대해서만 동의한다. 그는 다시 희망적이다. “민주주의는 누구나 실현할 수 있고 이를 통해 야만을 막을 수 있어요. 민주주의를 통해 사회의 안녕을 이루고, 정권을 위해 서로가 서로를 죽이는 것을 막을 수 있습니다. 즉 민주주의는 문명을 이루는 중요한 요소입니다(95).” 레지 드브레는 자오팅양에게 통일의 결여가 유감이고 자신에게는 과분한 통일, 균일, 모호함이 유감이라고 응수한다. 아울러 한 사람 한 사람을 완벽한 인간으로 보는 인류 개념은 하늘에서 내려온 선물이 아니라 이상적 기준(87)”이라고 덧붙인다. 나 역시 자오팅양에게 그 자신의 말을 돌려주고 싶다, “이상은 실현하는데 쓰이는 것이 아니라 현실을 측정하는데 쓰(24)”일 뿐이라고. 생물학적으로 20여년 차이가 나는 두 사람의 대화(書簡)는 어떤 대목에선 노학자(중견학자)의 입장에서 읽게 되고, 어떤 때는 노학자(중견학자)를 반박하면서 음미하게 된다. 그 사이 그들의 대화는 우정(書信)으로 발전한다.

 

3. 파키오facio와 관계이성, 그리고 우정

자오팅양은 파키오에 근간한 사실의 철학을 말한다. “논증의 기본 원칙이 나는 행동한다, 고로 존재한다(facio, ergo sum)’임을 말하려 했습니다. 분명히 파키오는 유물론도 관념론도 아닙니다. 동시에 유물론이면서 관념론이라고도 할 수 있죠. 저는 그것을 사물의 철학이 아닌 사실의 철학이라고 부릅니다(104).” 그는 유물론과 관념론을 뛰어넘어 인류가 만든 역사에 초점을 두고 근대 세계를 설명하려고 한다. 이에 대해 레지 드브레는 보편애의 정치화가 다양성을 해치고 자유를 억압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이 우려에 대해 자오팅양은 관계이성복수의 진리개념을 통해 보편에의 재정의가 가능함을 역설한다. “관계 보편주의는 대개 유효한 관계만을 요구하기에 문화의 다원화에는 간섭하지 않아요. 사실 믿을 만한 상호관계가 있어야 다원적 문화와 언어에 대한 보편적 존중이 보장될 수 있죠. 저 역시 선생님처럼 다원적 문화를 충분히 받아들일 수 있는 세계를 상상합니다(112).” 우리 시대가 당면한 문제는 반드시 실천적으로 해결해야 한다. 그렇다면 자오팅양의 말처럼 우리는 행동함으로 존재하게 된다. 그런 의미에서 만남과 대화만큼 실천적인 행동이 있을까. 자오팅양과 레지 드브레가 보여주는 만남과 대화는 그 자체로 실천적 행위이다. 둘 사이에는 관계이성과 복수의 진리가 교류한다. “정의를 찾는 시간에 우리는 동지를 만날 수 있습니다. 진리를 찾을 때 친구를 만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단언컨대 선생님은 제 친구입니다(136).”

 

4. 상실의 시대에 무엇을 어떻게 할 것인가

두 사람은 지구화시대의 궁극적이자 강력한 권력으로 금융자본대중매체를 지목한다. 지식인의 브랜드화는 피할 수 없고, 시민은 기꺼이고객이 되었다고 진단한다. “억압은 있지만 저항은 없는, 또는 저항할 수 없도록 하는 불가사의한 일을 해내고 이전의 모든 권력을 크게 앞서 나가기 때문입니다. 이 무한시장은 유일하게 인간에 대한 지배, 억압, 통치를 사람들이 기꺼이 받아들일 수 있는 존재 방식으로 바꾸고, 저항의 가능성을 모조리 없애버립니다(232).” 이 무소불위의 세력에게 어떻게 저항할 것인가. 레지 드브레는 전력을 다해서 공인된 인물이 되어 사람들에게 그들의 말을 듣도록해야 함을 강조하고 있다. 지식인의 역할론이다. 지식인의 외침은 다른 사람에게 들려야 하고 어떤 네트워크라도 밀고 들어가 광장의 집시에 도달해야 한다. 이것이 그가 말하는 미디어크라시(mediocracy)’이다. 한편 자오팅양은 민주주의가 데모크라시에서 퍼블리크라시(publicracy)’로 변형될 것이라고 전망한다. 새로운 권력에서 기인한 인민의지의 집합인 지배적인 전체의지가 사회를 이끌 것이라는 것이다. 사실, 미디어크라시와 퍼블리크라시 개념/주장은 좀 미끄러진다. ‘정치적 정확성과 모든 것을 회의하고 비판하는 자오팅양과 사상적 정교함과 세밀함을 지워버리고 잡음을 만들어내는 교차모방을 주장하는 레지 드브레가 서로 미끄러지는 것처럼. 미끄러지고 만나고 미끄러지고 이어지는 것에 길이 있을까. “살아가려면 불합리할지라도 희망이 반드시 필요한 법(227)”이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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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숫자)는 책의 페이지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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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너
존 윌리엄스 지음, 김승욱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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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하지만 작은 소신을 지켜며 살아낸 스토너의 삶에 감정이입하게 됩니다. 나의 삶은 그러고 있는가, 우리는 그럴 수 있는가 하는 생각을 하면서요. 그저 지켜고 버티며 살아낸 삶에 대한 이야기.. 특별하진 않지만 소박하게 읽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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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개조론
유시민 지음 / 돌베개 / 200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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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시민의 책은 어떤 것이든 평균은 넘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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