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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생초 편지 - MBC 느낌표 선정도서 ㅣ 야생초 편지 2
황대권 지음 / 도솔 / 2002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단숨에 읽어버린 책. 무어라 수사를 붙이는 것에 부끄러움을 느끼게 하는 책….대체 감옥이란 어떤 곳일까? 보통 어둡고 침침하며, 자유가 통제된 그곳, 그래서 범죄가 재생산된다고까지 얘기되는 그곳에서 그람시(Gramsci)를, 신영복을, 서승을, 그리고 황대권을 만났다. 어쩌면 감옥이 문제가 아니라 사람의 정신, 영혼이 문제인지도 모른다. 감옥이라는 사각의 폐쇄공간도 그들의 맑고, 치열한 영혼을 가두지는 못한다. 황대권의 『야생초편지』는 그람시, 신영복, 서승이 보낸 감옥으로부터의 편지, 사색, 기록들과는 색채가 다르다. 그들보다 더 밝음으로, 환함으로 다가온다. 그래서 간혹 감옥에서 보낸 편지라는 생각, 사각의 좁고 침침한 공간에서 그린 그림이라는 생각을 잊고 그의 녹색초대에 빠져들게 된다. 감옥을 나온 그는 지금, 보다 자유로울까? 더 많은 야초들, 나무들과 함께 하고 있을까?
꽃보다 아름다운 야초와 꽃보다 향기로운 영혼. 그것으로 충만하다. 요즘 회자되는 생태주의니, 생명존중이니, 자연농법들을 표현하는 그 어떤 난해한 그것들보다 훨씬 가깝고, 소박하게 다가온다. 야초에 대한, 자연 그대로의 것들에 대한, 세상 모든 것들에 대한 그의 사랑이 고스란히 전해져 온다. '평화는 상대방이 내 뜻대로 되어지길/바라는 마음을 그만둘 때이며/행복은 그러한 마음이 위로받을 때이며/기쁨은 비워진 두 마음이 부딪힐 때이다(235)'라는 그의 시가 마음에 포개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