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GM 시절 - 앨프리드 슬론의 회고록
앨프리드 P. 슬론 2세 지음, 심재영 옮김 / 북코리아 / 2014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https://hong30.tistory.com/200




 



■■■ 한줄평

 

최초의 진짜 경영일지




■■■ 평점

 

9.6 / 10





■■■ 이 책을 읽기 시작한 이유

 

피터 드러커의 책을 10권 이상 읽으면서 가장 자주 언급되는 사람 중 한 명이앨프리드 P. 슬론 2세 였다.

 



GM의 CEO이자 회장이고 전문경영인 1세대의 대표주자인 인물이다.

 

전문 경영인의 자세와 의사결정 방식은 무엇인지 배우고 싶어 읽게 되었다.

 



특히 직전에 읽은 “기업의 개념”에 나온 다양한 내용들이 나의 흥미를 자극해서 곧바로 읽게 되었다.








■■■저자 소개




저자 : 앨프리드 P. 슬론 2세

출처 : 구글



1875년 미국에서 태어나 MIT를 졸업하고 하얏트 베어링 컴퍼니를 인수하여 성장시킨 후 1918년 제너럴 모터스에 매각한 것을 계기로 제너럴 모터스에 참여했다. 


 

그 후 유나이티드 모터스를 설립했고, 이후 제너럴 모터스 부사장으로 사장인 피에르 듀퐁을 보좌하다가 1923년에 사장 겸 CEO가 되었으며, 1956년까지 자리를 지키며 제너럴 모터스를 미국 최고의 기업으로 키워냈다. 

 

오늘날 우리가 당연시하고 있으나 당시에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경영개념이나 기법을 고안하여 기업경영의 기초를 만들어 현대 기업의 기본골격을 마련했다. 

 

따라서 그는 ‘현대 기업경영의 아버지’로 불린다.















■■■■■■■■■■■■■■■■■■■■■■■■■■■■■■




지독하고 지독한 원칙주의자




앨프리드 P. 슬론 2세 Alfred P. Sloan(이하 슬론)을 한마디로 표현한다면 이 말이 가장 적합할 것이다.





이 책 “나의 GM 시절 my years with GM” 안에서 “사람” 이나 “인간” 슬론은 없다.

 



이 책에서는 기업의 의사결정 기관(organ)으로서의 슬론만 존재한다.



 








슬론은 완전히 감정이 없는 기계적 인간이 아니다.



 

오히려 슬론은 분명하고 충분한 감정, 개인적, 정치적 선호를 가지고 있었다.

 


그는 사회적, 정치적으로 확실한 선호를 표출하고 활발히 활동했다.

 

교육기관과 재단을 설립했으며 특정 정당과 정치인을 지지했다.






하지만 슬론은 자신의 경영활동과 특히 이 책 “나의 GM시절”에서 의도적으로 자신의 선호와 감정적 기복, 다양한 편향적 요소들을 끊임없이 제거한다.





슬론 자신의 경영활동에서 개인적 요소를 제거한 것은 기업을 효율적으로 운영하기 위해서다.

 

이 책에서 개인적 요소를 제거한 이유는, 진정한 전문경영자의 표준을 제시하기 위해서다.









슬론은 평생 아주 지독한 원칙주의자였다.



 


조직의 편향을 예방하기 위해 평생 GM 내부 친구로는 단 한명 크라이슬러만 두었는데, 크라이슬러 마저도 일정 시간 후에는 독립했다.

 

슬론은 사업과 개인사를 완전히 분리하여 모든 영향을 줄 수 있는 요소를 철저히 제거했다.




또한 “나의 GM 시절”이 15년 가까이 지독한 집필 과정을 거쳐 완성되었지만 슬론은 출판을 수년간 연기했다.

 

이미 80에 가까운 고령에, 책의 시의성 문제, 출판사의 강력한 요청에도 불구하고 슬론은 출판을 연기했다.

 

책에서 묘사된 임원중 몇 사람에 대한 묘사가 당사자를 힘들게 할지 모른다는 이유에서였다.




결국 “나의 GM 시절”은 비판적으로 묘사된 모든 임원이 죽은 후에야 출판될 수 있었다.











어떤 결정을 하게 되거나 사업을 할 때는 언제나 현재의 아우성 와 미래를 위한 투자가 충돌한다.




그 무엇 하나 소홀히 할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항상 더 긴급하고 중요해 보이는 것은 현재의 아우성이다.

 




일단 불이 났는데 씨앗을 심을 수는 없는 노릇이다.





하지만 슬론은 현재와 미래 둘 다 충족시켜야만 영속에 가깝게 기업을 운영할 것이라고 통찰했다.




현재의 아우성을 무시했다간 조만간 기업이 무너질 것이다.

 

하지만 미래를 위한 투자를 무시했다간 결국 낡아 적응하지 못할 것이며, 서서히 그리고 확실히 망할 것이다.








그래서 슬론은 본사의 경영진과 사업부 경영진을 각각 미래를 위한 투자와 현재의 아우성을 전력을 다해 해결하도록 분리했다.



이것이 슬론이 30년 이상의 GM 경영 시절 동안 수없는 시행착오 끝에 만든 “조화로운 통제하의 분권화 decentralized operation with co-ordinated control”이다.







슬론은 자신이 싫어하더라도 GM에 도움이 된다면 어떤 사람이고 남겨뒀다.






어떤 직원의 반복적이고 용납할 수 없는 기행에 그 차분한 슬론이 소리를 지르며 화를 냈다.

 

그때 피터 드러커가 물었다.

 

“그렇게 반복적으로 이야기했으면서도 고치지 않는다면, 왜 그를 해고하지 않습니까?”



그러자 슬론이 돌연 차분해지며 말했다.

 

“몰라서 묻는 겁니까? 그는 제 몫을 다 하고 있지 않습니까?”











슬론은 다양성을 허용하기보다 격렬하게 권장하고 조성했다.

 



이유는 단순하고 명확했다.

 

조직이 오래 생존하고 성장하려면 다양성이 필수적이라고 확신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슬론은 반대 의견을 내는 능력 있는 다양한 사람들을 최대한 곁에 두기 위해 노력했다.

 

오죽하면 “아니라고 생각했을 때 반대의견을 솔직하고 대담하게 말하는 것이 GM 임원의 의무”라고 표현할까?







특히 슬론의 가장 탁월한 부분 중 하나는 바로 “사실에 기반한 접근 factual approach”이다.


빌 게이츠가 추천사에서 극찬한 부분이다.




대기업 운영과 같은 극도의 복잡성 속에서는 사실에 기반한 접근이 필수적이다.




이런 슬론의 방식은 탁월한 탐사대나 연구자의 자세와 비슷하다.





이처럼 슬론은 사람, 제도, 불완전성, 불확실성에 대해 깊이 이해했으며, 위험을 최소화하고 성과를 내기 위해 치열하게 싸웠다.





이는 GM이 중요 사업들에 대한 의사결정을 할 때 명확하게 드러난다.




사업부에서는 작은 지출에 대해서는 완전한 재량권을 가진다

 

하지만 큰 투자에 대해서는 그 적절성을 본부의 경영진에게 충분히 증명해야 한다.

 

증명 작업은 매우 혹독하지만, 일단 그 사업의 적절성이 증명되기만 하면 자금을 구해주는 것이 본부 경영진의 임무다.

 

일반 회사가 최고경영자의 선호에 따라 흐르게 되는 것과는 다르게,  본부 경영진의 선호는 무시된다.

 

그 사업이 GM의 일반정책에 위반되지 않는다면, 증명된 그대로 수행된다.

 


물론 성과에 대한 추적은 계속된다.






이처럼


“사실에 기반한 접근 factual approach” 에 의한


“조화로운 통제하의 분권화 decentralized operation with co-ordinated control” 를 이루는 과정이


바로 이 책 "나의 GM 시절 my years with General motors" 에 씌여있다.









■■■마무리



현시점에서, 경영에 대한 개념과 원리를 원한다면, 이 책은 탁월하다고 볼 수 없다.



 

개념과 원리에 관해서는 보다 잘 정리되고 더 진보된 책들이 시중에 많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 “나의 GM 시절”은 아주 특별한 위치를 차지한다.



이 책은 GM이라는 거대 기업을 수십 년간 운영하면서 기록한 사실, 상황, 접근방식, 태도, 의사결정, 성공과 실패, 갈등과 도전, 현재와 미래의 충돌, 각종 문제들에 대한 “일지”로서 그 가치가 장대하다.

 



실제 사용된 다양한 서신과 인용들은 최고의 현장감을 보장한다.

 

피터 드러커가 이 책을 “슬론의 의견에 동의함을 떠나, 실제 대기업의 경영자는 무슨 일을 겪는가”에 대한 최고의 책으로 추천한다고 한 이유를 이제 알 것 같다.




이 책에 표현된 슬론의 탁월함, 집요함, 원칙주의를 보고 있자니 존경스러운 마음이다.

 



현재 GM이 과거의 영광을 되살리지 못했다는 이유로 함부로 슬론을 깎아내릴 수 없다고 느껴졌다.

 

슬론의 전문경영 분야의 개척자로서의 위상은 영원할 것이다.






한편 슬론이 피터 드러커에게 큰 영향을 주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드러커는 GM을 분석하고 “기업의 개념”을 쓰기 전에 경제인의 종말, 산업인의 미래를 통해 자신의 사상적 토대를 확립했다.

 



하지만 드러커에게 진정한 프로페셔널 경영인으로서의 실제 경험을 가장 실감 나는 방법으로 전달해 준 것은 슬론이 확실하다.

 

슬론은 당시의 경영인이자 전문가로서 탁월한 표준이었던 셈이다.





슬론과 이 책 “나의 GM 시절”은 확실히 탁월하다

 

하지만 기업과 경영 그리고 사회에 대한 관점에서 슬론보다 피터 드러커가 더 탁월하고 적절하다는 나의 생각은 변함이 없다.





이 책의 옥에 티를 꼽자면 독자의 입장에서 이 책을 읽을 때 다소 집중력이 떨어진다는 점이다.



하지만 시간의 차이, 재무적인 수치들에 대한 집요한 서술, 각종 탁월한 자료에 의해서도 완전히 이해되기 어려운 GM 내부 사업부 간의 관계, 실제적으로 표현하기 위해 요약을 최대로 절제한 표현, 나의 시야로 가늠할 수 없는 규모와 중압감, 동서양의 문화적 차이, 시대적 이해 부족 등을 감안하면, 다소 집중력이 떨어지는 정도는 탁월한 성과로 봐도 좋을 성싶다.





오히려 오늘날 경영을 꿈꾼다면, 이 정도 가치 있는 책을 독파하고 흡수할만한 의지와 능력은 기본이 아닐까?





첨언하자면

“나의 GM 시절”의 슬론

“기업의 개념” 피터 드러커를 대조해보는 것이

특별하고 특별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위대한 두 책, 두 인물의 관계는 유일무이한 게 확실하다.





최종적으로 요약하자면

 


진짜 “경영일지”가 궁금하다면 이 책 “나의 GM시절” 이상 가는 책은 없다고 생각된다.

 

개념이나 원리나 요약을 원한다면, 피터 드러커의 책들이 더 좋다고 판단된다.



다만 분량이 많은 편이고 집중력에 대한 요구가 크기 때문에 적절히 선택하길 바란다.




by 홍트리버











이 POST 가 도움이 되었나요?





정말 도움이 되었을 때만, <좋아요>, ♥  눌러주세요!








관련서평


2020/03/29 - [1. 책] - 서평 - 기업의 개념 concept of the corporation - 피터 드러커



 


https://hong30.tistory.com/200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