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리학의 길 - 별자리 시대에서 양자물리학까지
티모시 페리스 지음, 오세웅 옮김 / 생각의길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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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해지고 난 후 저녁, 항상 우리 머리 위에 있는 밤하늘. 정신없이 하루를 살다 가끔 창밖의 이 밤하늘을 볼 때면 (도시의 밝음으로 별은 잘 보이진 않지만) 뭔가 모를 차분함과 고요함에 빠져들곤 한다. 또 때로는 혜성이나 별똥별을 관찰할 수 있는 행운을 잡기도 한다. 시간과 기회만 있으면 별다른 장비 없이 육안으로도 관찰할 수 있는(어쩌면 그래서 보다 친숙하고 멋스러운) 별, 우주에 대한 막연한 동경은 여전히 많은 이들을 하늘로 이끄는 촉매 역할을 한다. 이렇듯, 밤하늘을 예스럽게 쳐다보는 하늘에 대한 동경은 오래전부터 이어져 온 뿌리 깊은 행위였다.

 

고대인들은 하늘과 우주는 동경의 대상이자 탐구의 대상이었다. 고대 그리스인들은 우주의 구조와 모델을 탐구하여 매우 가치 있는 기록들을 남겼다. 에우독소스와 아리스토텔레스는 플라톤의 모델과 흡사한 구 형태인 지구를 중심으로 그 주위를 동심원이 몇 겹으로 둘러싼 우주 모델을, 아리스타르코스는 이와는 반대로 지구가 아닌 태양을 우주의 중심에 둔 모델을 제안하였다. 그러나 태양중심설은 중세시대의 천상계의 권위에 눌려 천문 현상을 설명하는 이론으로 주목받지 못하였다. 우주의 중심은 여전히 지구였다.

 

우주론의 유년기는 관찰과 관측 데이터에 기반한 설득력 있는 과학적 우주론이 등장하는 대항해 시대와 르네상스 시대가 되어서야 끝이 난다. 새로운 곳을 향한 호기심과 항해술의 발달은 지구와 우주에 대한 상상력의 폭을 넓혔다. 태양중심설에 기반한 천체의 운행에 대한 합리적, 과학적 설명은 이 시대의 과학자들 코페르니쿠스, 튀코, 케플러, 갈릴레오에 의해 점점 설득력을 얻게 되었으며, 뉴턴 역학에 이르러 코페르니쿠스 우주의 물리학적 기초가 다져지게 된다.

 

‘과학혁명’에 의한 과학의 광범위한 진전덕분에 과학적 엄밀함을 바탕으로 우주론은 성장하기 시작한다. 광활한 우주에서 발견되는 다양한 모습의 성운의 관측은 이들이 무엇인가에 대한 학자들의 호기심으로 이어지게 된다. 철학자 칸트조차 우주의 구조에 대한 책을 쓰기도 하였으니, 당시 우주에 대한 관심이 식자들 사이에서 얼마나 높았는지 짐작이 간다. 이후 천체물리학과 분광학의 발전은 우주의 규모와 은하와 별, 성운의 구성에 대한 새로운 발견에 기여하게 된다.

 

티모시 페리스는 우주를 향한 인류의 기나긴 열정과 탐구의 역사를 충분히 이해할 수 있도록 친절하고 위트 있게 설명한다. 고대, 르네상스 시기와 그 이후 하늘과 우주의 운행 법칙과 근본 원인을 이해하고자 하는 인물들의 과학적 발견과 앞선 발견을 기초로 한 새로운 발견의 역사는 인류의 우주론이 어떻게 성장하여 왔는지에 대한 훌륭한 파노라마를 그려 보인다. 그의 설명은 양자역학에 기반한 현대 우주론까지 이어진다.

 

양자물리학에 기반한 표준모형은 우주를 이루는 근본 힘과 소립자를 발견하고, 우주의 생성과 근원을 탐구하기에 이르렀다. 이 책의 원제인 ‘coming of age in the milky way’에서 ‘성인이 되다’라는 뜻의 ‘coming of age’가 정확히 무슨 뜻인지 선뜻 이해되지 않았는데, 이제야 알게 되었다. 그것은 인류의 우주에 대한 관점이 이제 막 성인이 되었음을 뜻한다. 우리가 어떤 은하의, 어디에 위치하고 있는지, 우주와 태양계, 지구의 나이가 어느 정도인지는 알고 있다. 그러나 끝도 없는 우주의 지도, 우주의 다른 생명체와 생물학, 과학 원리, 행성들의 역사에 대해서는 지극히 일부분만 알고 있을 뿐이다. 그러나 저자는 오류와 잘못을 수정하고 새로운 사실들을 발견해 온 과정으로서의 과학을 믿는다. 비록 그것이 끝나지 않을 과정일지라도 말이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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