굉장한 것들의 세계 - 가장 크고, 가장 빠르고, 가장 치명적인 생물의 진화
매슈 D. 러플랜트 지음, 하윤숙 옮김 / 북트리거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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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 프로그램 생활의 달인을 본 적 있는가? TV를 잘 보지 않아 한 번 보기 시작하면 채널을 이리저리 돌리기 일쑤다그런데 어쩌다 이 프로그램이 나오면 나도 모르게 ‘OOO 달인들의 엄청난 정확성과 정밀함을 보여주는 믿을 수 없는 재주에 한동안 넋을 놓고 보게 된다이에 더해 많은 이들이 기네스 세계 기록에서 보여주는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극도의 재주 또는 실력에 빠져드는 것으로 보아, ‘대단한 것’ 또는 이 책의 원제를 빌어오자면 최상급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은 타고난 것이 아닐까 싶을 정도다.

 

이 책이 다루는 대상이 바로 이러한 최상위의 생물들이다가장 큰 것에서부터 가장 작은 것오래 사는 것빠른 것시끄러운 것강인한 것치명적인 것똑똑한 것에 이르기까지그야말로 생물계의 달인’ 또는 기네스 세계 기록 보유자에 대한 이야기의 향연이다그러니 어찌 재밌지 않을 수 있을까이러한 흥미진진한 주제를 최신 과학 지식을 재미와 유익함을 잘 버무려 흥미진진하게 전달하는 매슈 D. 러플랜드가 다룬다니 금상첨화가 아닐 수 없다.(작년 국내에 번역출간된 데이비드 싱클레어와의 공동 저작 <<노화의 종말>>을 꼭 읽어보시길)

 

짚고 넘어가야 할 것그렇다고 이 책이 동물의 세계에서처럼 최상급 생물들의 신기한 생활사만을 보여주는 것은 아니다오히려 오랜 진화 과정을 통해 간직하게 된 (인간에게 존재하지 않는그들만의 탁월한 능력에 대한 과학적 연구 결과와 이를 통한 개별 생물에 대한 이해나아가 인간 자신에 대한 이해에 초점을 맞춘다예컨대인간에 의한 도살 과정에서 살아남은 코끼리 또한 인간과 마찬가지로 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를 겪는다는 연구 결과는 그 자체로 코끼리에 대한 새로운 연구 결과이자 PTSD가 개인의 정신겅간 상태가 아닌 일종의 문화적 상태라는 잘못된 주장에 대한 반대 사례이기도 하다이외에도 인간과는 다른 문어의 독특한 지능 작동 방식초개체로서의 개미 군집에 대한 연구인간의 가청범위 외의 주파수로 의사소통하는 코끼리들에 대한 연구 결과 등 최상위 생물에 대한 연구 결과 등 인간의 가능성과 한계를 고민하게 만드는 내용이 가득하다.

 

물론 이러한 내용들이 책을 더욱 의미있고 풍성하게 만드는 것은 분명하지만저자가 직접 조사하고 경험한 진기한 생물들에 대한 소개만으로도 읽을 가치가 충분하다특히 2장 작은 것들에 나오는 정말 작은 생물들인 길이가 0.158mm에 불과한 작은 말벌 키키나 후나와 팅커벨라 나나몸무게 2g밖에 안 되는데다 몸길이도 3cm 정도인 뒤영발박쥐비슷한 체급의 에트루리아 땃쥐, 3장 오래 사는 것들에 나오는 거의 불멸하는 민물 폴립인 히드라 불가리스, 4장 빠른 것들에 등장하는 1초당 자기 몸길이이의 322배까지 이동하는 작은 진드기에 대한 내용을 읽으면 인간의 상상력을 훌쩍 뛰어넘는 생물의 세계에 대한 경외감마저 든다.

 

이 책에 나오는 수많은 굉장한 것들에 대한 연구는 인간 수명의 연장생존 능력 향상인지 능력 이해 등과 동물들의 능력을 모방한 다양한 의학 및 공학 기술 개발 등 인간에 유용하게 적용할 수 있는 것들이 많다이것만으로도 이들을 보호하고 보존해야 하는 것은 당위로 느껴지지만이들이 전해주는 경이로움 그 자체만으로도 그 이유는 충분하지 않을까.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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