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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을 기다리는 시간 ㅣ 강석기의 과학카페 9
강석기 지음 / Mid(엠아이디) / 2020년 5월
평점 :

어느덧 시즌9. 2012년 ‘과학 한잔 하실래요?’라는 제목으로 시작한 강석기의 과학카페 시리즈 아홉 번째 책이 나왔다. 책장에는 그의 책이 1년에 한 권씩 늘어나고 있다. 1권부터 과학카페 시리즈를 좋아했던 것은 아니다. 과학카페를 처음 접한 것은 2년 전 시즌7 <<컴패니언 사이언스>>를 통해서였고, 단번에 이 시리즈에 흥미를 느꼈다. 다양한 분야의 최신 과학 연구 결과를 독자들에게 부담 없는 분량으로, 친절하고 재치 있게 전달하는 강석기씨의 글에서 느꼈던 신선한 매력이 아직도 생생하다. 그 후 과학카페 이전 시즌들을 한 권씩 구입하게 되었고, 매년 3~5월 경 출간되는 새로운 과학카페 시리즈를 손꼽아 기다린다. ‘과학카페’에 대한 애정을 너무 드러내지 않았나 싶다. 이참에 개인적으로 느낀 ‘과학카페’의 매력을 이번 시즌9 ‘과학을 기다리는 시간’과 이전 시즌들을 통해 적어보고자 한다.
과학카페의 매력 첫 번째, 책 제목과 연관된 기획 파트의 훌륭함. 시즌 7의 제목은 <<컴패니언 사이언스>>로 여기서 컴패니언(companion)은 동반자를 뜻한다. 표지 그림에서 유추할 수 있듯, 여기서 동반자는 반려동물을 뜻하며, 기획파트 부분인 파트1에서는 반려동물인 개와 관련된 최신 연구 결과를 다룬 네 기사를 다루고 있다. 시즌8의 제목은 <<과학의 구원>>으로 기획파트는 주로 지구온난화 문제의 연구와 해결에 대한 과학 연구의 기여를, <<과학을 기다리는 시간>>시즌9는 코로나19 사태를 중심으로 코로나 바이러스의 기원, 치료, 백신의 문제를 ‘불확실한 시대, 과학이라는 등불’이라는 멋진 표제 아래에 다루고 있다. 시즌7도 유익하긴 했으나, 시즌8,9에서의 세계의 당면 문제를 최신 과학의 연구 결과를 중심으로 다루고 있어, 보다 집중력 있게 읽을 수 있었다. 시즌10의 기획파트가 무엇일지 벌써부터 궁금하다.
과학카페의 매력 두 번째, 여러 분야의 최신 연구 결과. 과학카페는 보통 8~9파트로 이루어져 있는데, 기획기사를 다루는 1파트, 최신 연구 결과 중 인구에 회자된 핫 이슈 파트 외의 것들은 과학 분야 별로 구성되어 있다. 시즌9는 건강의학, 신경과학과 심리학, 생태환경, 천문학과 물리학, 화학, 생명과학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특정 연구 분야의 기사가 많을 경우 시즌7에서와 같이 ‘인류학’을 하나의 파트로 독립 구성하는 경우도 있다. 이렇게 다양한 분야의 기사들, 그것도 최신 연구 결과를 접할 수 있다는 것은 유익한 점이 많다. 나도 그렇거니와 교양과학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과학의 여러 분야 중 좋아하는 한 두 분야가 있고 주로 해당 분야의 책을 읽기 마련이다. 때문에 과학카페에서 접하는 흥미가 덜한 분야의 연구 결과들을 읽음으로써 독서의 편식을 보완해주며, 그 분야에 대한 관심도 불러일으킨다. 개인적으로 건강의학 부분의 책들은 왠지 개인적으로 멀리하는 자기계발서처럼 느껴져 잘 안 읽는 편인데, 시즌9 건강의학 파트에 나오는 백내장 및 녹내장이 일어나는 원인에 대한 설명, 유산소 운동이 왜 필요한지에 대한 진화론적 연구 결과에 대한 기사는 매우 흥미롭게 읽었으며 앞으로 해당 분야에도 관심을 가져야겠다고 생각했다.
과학카페의 매력 세 번째, 기사의 분량과 사진 및 그림. 최신 과학 연구 결과라고 하면 네이처나 사이언스지에 게재되는 일반인들은 이해하기 어려운 과학 논문을 생각하기 마련이고 지레 어렵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과학카페에서는 해당 논문들의 연구 결과를 다루되, ‘적절한’ 분량과 최대한 ‘쉬운’ 언어로 전달하고 있다. 시즌9의 양자컴퓨터를 다루는 부분이 있는데, 평소 양자역학을 이해하고자 꽤나 노력했으나 생각보다 잘 안되어 뛰어넘을까 하다, 한 번 읽어보았는데, 길지 않은 분량에 생각보다 어렵지 않았고 오히려 양자역학이 인류의 과학기술 발전에 미칠 지대한 영향이 매우 인상적이었다. 그리고 펼쳐보면 알겠지만 컬러로 된 각종 사진 및 그림과 그래프들이 연구 결과를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을 준다. 그리고 간혹 강석기씨가 직접 그린 그림도 나오는데 꽤나 실력이 있으신 것 같다.
호흡이 길지 않은 기사들을 분야별로 4~5개 정도씩을 한 파트로 다루고 있어 흥미 있는 부분부터 읽어도 무방하다. 최신 연구 결과들을 읽다보니 똑똑해지는 듯한 느낌도 들고 간혹 아는 척도 할 수 있다. 무엇보다 재미가 있으니 읽는 재미는 빠지지 않는다. 개인적으로 아침에 일어나 최신 시즌부터 역으로 한 기사씩 읽으려고 노력하고 있다. 이번에 나온 시즌9부터 찬찬히 읽어보길 권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