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고, 또 읽고
내 영혼이 따뜻했던 날들
포리스트 카터 지음, 조경숙 옮김 / 아름드리미디어 / 1998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내 영혼이 따뜻했던 날들, 은 영혼의 존재를 부러 부인하려는 사람들은 손에 잡히지 않을 것같다. 작은나무의 시선으로 전개되는 이야기들은 그렇게 흥미진지하진 않다. 다소 따분한 이야기가 전개되지만 어디까지나 나이 어린 인디안 아이의 관찰이라는 것이 매력적이다.

순수서정세계에 대한 나의 동경만큼이나 그러한 이야기적 매력의 부족에도 불구하고 그 담담한 시선과 고백이 책을 손에 놓지 못하게 만든다. 소설적 갈등이 뚜렷하지 않아 긴장이 느껴지진 않는데 이것은 호밀밭의 파수꾼을 읽었을 때와 같았다. 사뭇 밋밋한 이야기들의 나열, 그런데도 읽고나면 그렇지만은 않은. 호밀밭의 파수꾼이 정평이 나 있는 것처럼 이 책의 이야기도 그와같았다.

나는 리틀트리와 할아버지가 올라 맞이한 산꼭대기의 아침과 유사한 경험을 군시절 해보았기 때문에 감흥이 남달랐다. 그런 경험을 공유한다는 것. 순수자연이 우리에게 주는 것, 그리고 그것을 함께 한다는 것의 기쁨. 이 책의 이야기는 리틀트리가 겪는 삶의 단지 조용한 고백이다. 그러나 그 고백이 아름다운 건 순수하고 변화하고 사라져가는 것에 대한 슬픔이 담담히 뭍어 있기 때문인 것 같다.

단지 맘에 걸리는 것은 번역가가 시종일관 리틀트리의 시점에서 이야기를 전개하고 있음에도 저마다 이름이 있는 개들을 뭉퉁그려 부를 때 '개들' 이라고 한점이다. 어딘가 리틀트리 스기엔 어색한 감이 역력했기 때문이다. 물론 녀석들의 이름을 하나하나 부를 때도 있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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