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기한 그림족자 - 비룡소 창작그림책 10 비룡소 전래동화 5
이영경 글 그림 / 비룡소 / 200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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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우치전을 새롭게 구성한 그림책 <신기한 그림족자>는 동양화를 전공한 작가의 생생한 그림과 읽을 수록 입안에서 구수하게 굴려가는 글담이 뛰어난 동화책입니다.

책표지부터 독특하면서도 정겨운 그림과 함께 해학이 느껴지는 주인공들의 표정이 아주 생생하게 다가오는 '신기한 그림족자'는 한국인들만이 느낄 수 있는 말의 묘미랄지 말의 맛이랄지를 시원스런 그림과 함께 아주 잘 표현하고 있습니다.

전우치라는 선비도사가 하루는 산아래에서 들려오는 울음소리를 듣고 내려가보니 돈이 없어 아버지 장례도 치르지 못하는 한자경이라는 사내가 있었습니다. 보기 딱한 모습에 전우치는 한자경에게 그림족자를 하나 내어주며 도움을 받으라고 합니다. 하루에 한냥으로 행복하게 노모와 살던 한자경은 하루는 백냥만 있으면 큰부자가 될 수 있다는 생각에 욕심을 내게 되고 결국 그동안 누리던 작은 행복조차 모두 잃고 맙니다.

내용은 교훈적이고 흔한 이야기 이지만 이야기가 전개되는 과정은 무척 재밌습니다. 한자경이 그림족자의 고지기(곳간지기)를 불러 첫대면을 하는 마음상태를 '가슴팍이 쿵쾅쿵쾅 정수리가 시끙시끙 무르팍이 욱신욱신 손마디가 저리저리했어' 라고 표현하는 글솜씨에 고지기에게 백냥을 내어달라고 우격다짐을 해야하는 한자경의 마음을 10가지가 넘는 표정으로 그려낸 그림솜씨가 어우려저 신명나는 그림책 한권이 만들었다는 느낌입니다.

아이에게 그림책을 읽어주면서 그동안 어떤 그림책에서도 느끼지 못했던 저절로 흥이나 크게 읽어주면서 맘으로 얼쑤얼쑤 박자를 맞춰 받습니다. 외국 그림책에서는 절대로 볼 수 없는 시원한 그림이 참 좋습니다. 우리 것만이 좋은 것은 아니지만 우리 것이라서 참 좋은 그런 그림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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