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사회적 동물입니다. 그러기에 누구도 사회라는 조직체를 떠나 살 수는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모든 이들은 일탈을 꿈꿉니다. 일상이라는 생활속에 단단히 못박혀 살면서 마음만은 저 너머 어딘가를 향해 가고 있는 것입니다. 이 소설은 그런 인간내면의 모순을 '모래구멍'속에 갇힌 인간이라는 극한 상황을 만들어 극명하게 보여주는 제법 재미있는 소설입니다.'모래의 여자'는 책 제목에 대한 이미지와는 상당히 다르다는 생각이 듭니다. 뭐 딱히 모래의 여자의 이미지가 어떻다고 설명할 수는 없지만 적어도 이런 무서운 공포심을 유발시키는 소설, 가슴을 계속 쿵쾅거리게 만들만한 소설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모래의 여자는 그 어떤 공포소설보다도 더욱 공포를 느끼게 하는 소설이었습니다. 세상에 버젖이 이름을 내걸고 살고 있는 사회인이 어느날 자취도 없이 사라져 버린다. 아니 이 세상 어딘가에 한 사람을 흔적도 없이 사라지게 할 수 있는 사람들이 있다. 그리고 세상은 그를 잊어버린다. 이렇게 시작된 소설은 점점 흥미를 더해가며 결과를 보고 싶은 마음을 들게하는 그런 소설이었습니다. 마지막 부분이 약간은 뻔한 결말이 아닌가하는 생각도 들지만, 그래서 아쉬운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인간실존의 문제를, 일상속에서 늘 환상을 꿈꾸는 인간본연의 문제를 이토록 지루함 없이 재밌게 풀어 낼 수 있는 소설가는 흔치 않으리라는 생각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