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가 남긴 27단어

엄마가 남긴 27단어 ㅣ 생각쑥쑥문고 14
샤렐 바이어스 모란빌 지음, 정용숙 옮김 / 아름다운사람들 / 2017년 8월

'엄마가 남긴 27단어'라는 제목만 보고 선택했습니다. 청소년들이 읽으면 좋을 소설이네요. 그런데 읽다보니 어른들이 읽어도 되는 소설인 것 같습니다. 부모님의 부재로 상처를 받은 소녀, 코비의 심리치유를 위해 노력하는 많은 사람들을 보면서 '한 아이를 키우려면 한 마을이 필요하다'는 속담을 떠올리게 됩니다.

코비는 마술사가 직업인 아빠와 작가인 엄마를 그리워하는 소녀입니다. 5년 전 여행을 떠난 뒤 소식이 끊긴 부모님을 애타게 기다리며 할머니, 언니 브룩과 함께 프랑스에서 생활하고 있습니다.

부모님이 언젠가는 돌아올 것을 믿으며 엄마가 남긴 27단어를 하나하나 외워봅니다. 27가지 단어는 다름아닌 엄마가 알려준 마법주문인데요. 맛없는 음식을 먹으면서 '스크램블'이라고 말하면 음식이 맛있어지고, 언니와 싸웠을 때는 '나팔바지'라고 되뇌이면 그 상황이 해결되지요. 가장 중요한 주문인 '앞으로!'는 섬에 고립되어 있는 부모님의 모습을 볼 수 있는 단어입니다. 그런데 이 마법주문들을 말할 때, 마법이 통하기도 하고 안통하기도 하네요. 그건 왜 그럴까요.

코비와 브룩은 할머니의 재혼과 여행으로 인해 미국으로 오게 됩니다. 윔 삼촌과 삼촌의 여자친구 샐리 아줌마와 생활하게 되지요. 할머니와 라이벌 관계인 핸코크 부인과도 잘 지내게 됩니다.

코비와 언니는 새로운 환경에서 학교에 다니게 됩니다. 코비는 강박증이 있는 언니 브룩이 걱정되지만 의외로 브룩은 학교생활을 즐겁게 잘 하고, 코비의 학교생활은 힘겹기만 합니다. 코비를 이상하게 보는 애나와 릴리, 특이한 친구 노먼 등 새로운 친구들과 어울리기 위해 코비는 자꾸만 거짓말을 하게 되고 상황은 점점 불안해집니다.

책의 뒷부분으로 갈수록 코비가 왜 힘들어하는지가 나옵니다. 코비를 말없이 기다려준 가족들이 정말 대단해보이네요. 코비가 비극적인 상황을 스스로 깨닫고 극복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가족들과 코비를 이해해주는 학교 선생님과 친구들이 있어 참 다행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아이들이 읽기에 좋은 소설이지만, 어른들이 읽어도 힐링이 되는 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