곁에 없어도 함께할 거야 - 삶의 끝에서 엄마가 딸에게 남긴 인생의 말들
헤더 맥매너미 지음, 백지선 옮김 / 흐름출판 / 2017년 3월
평점 :
절판


사람의 평균수명으로 볼 때, 부모는 대부분 자녀보다 일찍 죽음을 맞이합니다.

하지만, 삼십대 중반에 4살 딸아이를 남겨두고 죽게 된다면 그 심정이 어떨까요.


유방암 진단을 받고 2년의 투병 끝에 죽게 된 한 젊은 엄마, 헤더의 이야기입니다.

그래도 살아가야 할 남편과 딸을 위해 살아있는 동안은 최선을 다하는 그녀의 이야기에 눈물이 납니다. 아이가 있는 엄마라면 누구나 공감할 이야기들이라 읽으면서 계속 눈물을 흘렸습니다.




파티를 좋아하는 유쾌한 헤더는 그래도 행운아인 것 같습니다.

투병기간 중 돌아가면서 음식을 만들어주는 이웃들이 있고, 자신이 죽은 뒤에도 딸을 잘 돌봐주겠다는 친구들이 있습니다. 그들이 있기에 투병 생활 중에 웃을 일도 많이 생기네요.

월요일마다 딸의 유치원을 빼고 재미있게 놀면서 추억을 만들었고, 그 때 찍은 사진들을 사진첩으로 만들어두었습니다. 아이에게 가장 해주고 싶은 말은 "신나게 살고, 웃고, 사랑하길!"입니다.

헤더의 긍정적인 태도는 머리카락이 빠지는 것을 초조하게 기다리기보다는 미용실을 빌려 친구들과 딸을 초대해 삭발파티를 열고, 자신의 장례식을 엄숙하게 진행하기보다는 딸이 좋아하는 식물원 행사장에서 파티처럼 열겠다는 부분만 봐도 알 수 있습니다. 좋아하는 사람들과 어울려 슬픈 상황을 도리어 즐기려하는 헤더의 유쾌함이 대단해보입니다.


사실, 헤더가 SNS에서 유명해진 것은 딸 브리아나에게 쓴 카드 덕분입니다. 헤더는 브리아나의 인생에 중요한 순간들(엄마가 필요할 것 같은 순간들)에 카드를 전달하기로 마음 먹습니다. 전달은 헤더의 남편이 해주기로 했어요.

브리아나가 초등학교에 처음 등교하는 날, 운전면허를 땄을 때, 열 세번째 생일에, 결혼식 날에, 용기가 필요할 때 등 그 순간 딸에게 해주고 싶은 말을 짤막하게 적어 남편에게 맡겼습니다. 브리아나가 살면서 중요한 순간에, 엄마가 곁에 없어도 곁에 있는 것처럼 카드를 받는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하지만 저는 한편으로는 걱정도 됐는데요. 혹시나 헤더의 남편이 재혼하고 싶은 여자를 만난다해도 평생 딸에게 카드를 전해줘야하고, 브리아나 입장에서도 엄마의 카드, 동영상 등을 계속 보면서 자랄텐데 엄마의 빈자리를 새엄마가 차지하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할까요.

헤더도 저와 같은 걱정을 했습니다. 하지만 헤더는 지금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할 뿐이고, 브리아나가 나중에 카드를 받기 싫어할지도 모르지만 조금이라도 딸에게 도움이 될 수도 있으니 긍정적인 마음으로 카드를 쓴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남편의 재혼을 누구보다 간절하게 바라고 있다고도 하네요.


헤더가 쓴 카드들은 평범한 내용이지만, 그래서 더 감동적입니다.

엄마의 마음은 다 똑같은 것 같아요.  




헤더는 이 책의 출판 권유를 받은 후, 49일만에 책을 완성했습니다. 50일째 되는 날, 출판사에 원고를 넘긴 후 몇시간 후 가족의 곁에서 죽음을 맞이했다고 합니다. 사실, 죽음을 앞둔 처지에서 책을 쓰느라 컴퓨터 앞에 앉아있기보다는, 가족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내고 휴식시간을 갖는 것이 더 좋겠지요. 하지만 헤더가 책을 쓴 이유는 가족에게 남겨주고 싶어서일 것입니다. 이렇게 가족을 위하는 마음이 삶을 더 지탱해준 것 같아 짠합니다.


헤더의 말이 심금을 울리네요.

"신나게 살고, 웃고, 사랑하길!"

오늘도 내일도 신나게 살고, 웃고, 사랑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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