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 망명자 - 2017년 제4회 SF어워드 장편소설 부문 대상 수상작
김주영 지음 / 인디페이퍼 / 2017년 1월
평점 :
절판


요즘 드라마나 영화에서도 '시간이동'은 평범한 소재가 되어버렸습니다.

그런데 이 소설은 같은 소재를 이용했지만 차이가 있습니다.

과거가 아닌 '미래'로의 시간이동이며, 다시 예전으로 돌아갈 수는 없습니다.

그리고 그 시간이동은 개인의 재미를 위함이 아니라 미래세계의 인구급감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책일 뿐입니다. 대규모의 집단이주로 생겨난 새로운 집단, '시간이민자'가 된 주인공의 이야기를 통해 미래의 삶을 상상해봅니다.  



 

일제 강점기 독립운동가로 활동했던 '강지한'은 조국을 위해 독립운동을 하긴 했지만 사랑하는 여인 '이수향'을 위해 변절자가 되는 실패한 밀정입니다.

상해에서 사람들의 눈을 피해 인력거로 생계를 유지하던 지한은 이상한 차림의 멀끔한 남자 '제'와 자꾸 마주치게 됩니다.


제에 의해 죽게 된 지한은 미래세계에서 눈을 뜨게 되고, 자신을 미래로 데려오도록 추천한 사람은 수향이었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사랑하는 여인을 만나보고 싶지만, 수향은 행방을 찾을 수가 없습니다.


지한이 도착한 곳은 원주민과 올디언이 공존하는 미래세계입니다. 원주민은 인공자궁에서 출산되어 인공신체에 깃들어 살다가 의식을 네오 헤븐의 서버에 이식해 불멸을 이어갑니다. 하지만 원주민의 생식력 저하로 인해 인구급감이 현실화되고 그를 보완하기 위해 과거에서 대규모의 올디언들을 데려옵니다. 지한은 그 올디언 중 한 명이자 미래세계에서 일어나는 살인사건을 올디언의 시각으로 바라보는 사람입니다.


살인사건은 도대체 어떻게 가능한 것인지, 범인은 누구인지 흥미진진합니다.

책을 읽다보면 누구를 믿어야할지 아리송하기도 하고 확신을 가졌다가도 다음 장에서 다시 고민하게 되네요.

미래세계의 원주민과 과거에서 온 올디언의 생각은 다를 수 밖에 없으니 그 차이를 살펴보는 것도 재미있습니다. 


한국에는 SF 소설이 드문데 이렇게 만나보니 반갑네요.

작가님이 이 쪽 장르에서 오래 활동한 분이라던데 역시 내공이 있어요.

미래세계에 대한 영화나 책은 많이 봤지만, 이번에 만난 미래는 기존의 것들과 달라 더욱 재미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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