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지에 나오는 빨간 끈이 인상적이네요. 끈 위에는 소녀, 끈 아애레는 여인의 모습이 보이는데요. 겉표지 안에 있는 속표지에는 이 끈이 좀 더 얽혀 있습니다. 표지에 나오는 '실타래처럼 뒤얽히는'이라는 문구에 딱 맞게 실을 조금만 잘못 건드리면 엉망이 될 것 같아 조마조마한 기분이 듭니다. 이렇게 '얽혀있는 두 가족의 운명'을 보여주는 복잡한 실타래를 조심스럽게 풀어서 사건을 해결해나가는 과정이 인상적인 책입니다.
프롤로그는 이렇게 시작합니다. 유키노부와 레이코 부부는 지진으로 두 아이를 잃게 됩니다. 둘은 힘든 시간을 보내다가 다시 아이를 낳기로 결심합니다. 불임 치료 병원을 다니며 힘겹게 임신에 성공한 부부는 새로운 희망으로 기뻐합니다. 이렇게 해피엔딩으로 끝난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이 프롤로그는 해피엔딩이 아닌 또 다른 사건의 시작입니다.
메구로구 지유가오카에 있는 카페의 여주인, 야요이가 살해당하는 사건이 발생합니다. 이 사건을 담당하게 된 경찰 마쓰미야는 주변 인물들을 탐문 수사하며 범위를 좁혀 나갑니다. 아무 죄가 없을지도 모르는 사람들을 의심하고 수사하는 과정도 쉽지 않지만 이런 과정이 있어야 사건이 해결되겠죠. 마쓰미야는 이 사건과 별개로 자신의 친부에 대한 이야기도 알게 됩니다. 그래서인지 야요이의 현재와 과거를 알게 됐지만 이 실타래를 풀어야 할지 덮어야 할지 고민합니다.
이야기가 뒤로 갈수록 등장인물들의 사연도 밝혀지고, 숨겨진 비밀이 수면 위로 드러나는 과정이 조마조마합니다. 작은 오해가 가져온 처참한 결과도 안타깝네요. 이 책이 꽤 두꺼운데도 자리에 앉아서 금방 다 읽었어요. 흡입력이 대단한 소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