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극 허풍담 1 - 즐거운 장례식
요른 릴 지음, 지연리 옮김 / 열림원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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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이 너무 재미있을 것 같죠. '북극 허풍담 1 즐거운 장례식'입니다. 허풍담이라는 말도 재미있는데 장례식이 재미있다니 무슨 이야기인지 궁금해지네요.

표지의 인물을 잘 보면 표정과 몸짓, 손짓이 익살스러워요. 책을 읽기 전에는 몰랐는데 다 읽고 나서 표지를 보니 남자 뒤에 있는 것이 관이군요. 내용을 알고 보니 웃음이 나옵니다. '즐거운 장례식'에 잘 어울리는 표지죠.




저자는 그린란드에서 16년을 살았다고 합니다. 북극에서 16년 동안 뭘 했던 걸까요. 저자의 삶과 위트, 경험이 녹아있는 재미있는 책입니다. 이 책의 등장인물들은 북극이라는 독특한 조건 속에서 개성 있게 살아가는 사람들입니다. 모두가 엉뚱하면서도 특이하네요.

북극에서는 이웃집에 가려면 썰매를 타고 며칠을 달려야 하는데요. 이런 특수한 상황은 북극이니 가능하겠죠. 북극의 기후와 환경은 사람을 고립시키는 것 같으면서도 서로를 친밀하게 감싸줍니다. '순방'편에서 헤르베르트는 내성적인 성격의 로이비크를 찾아갑니다. 로이비크는 헤르베르트의 수다를 묵묵히 듣고만 있다가 헤르베르트가 떠나려 하자 화를 내면서 붙잡습니다. 이제 자신의 이야기를 들을 차례라는 거죠. 혹시 헤르베르트가 도망갈까 봐 문도 잠궈버리고 자신이 살아온 이야기를 즐겁게 합니다. '친구 이야기를 게으름 피우며 대충 듣는 사람은 나쁜 사람'이라고 말하며 헤르베르트가 진지하게 잘 들어주기를 바라죠. 견디다 못한 헤르베르트는 비요르켄에게 이 일을 떠넘기기로 결심합니다. 둘은 며칠에 걸쳐 비요르켄의 집으로 갑니다. 그동안에도 로이비크는 끝도 없이 수다를 떨었고 헤르베르트는 괴로웠지요. 그런데 비요르켄 집에 다 왔을 때 뭔가 잘못된 것을 깨닫습니다. 로이비트가 말이 없어진 거죠. 말을 너무 많이 해서 더 이상 할 말이 없어졌다고 하니 너무 재미있네요. 그렇다면 이제 둘은 비요르켄의 끝도 없는 연설을 들어야겠죠. 그래서 둘은 비요르켄 집에 들어가지 않고, 다시 썰매를 타고 돌아갑니다.

북극 외에 사는 사람들을 '아랫마을 놈들'이라고 무시하는 그들의 이야기가 너무 재미있네요. 수탉인 알렉산드레를 진정한 친구로 여기고 애정을 쏟아부은 헤르베르트, 북극을 방문해 북극 주민들의 몸에 타투를 새겨주고 한몫 챙겨 돌아간 미스터 요엔손, 얄이 죽자 장례식 만찬이라는 명목하에 부어라 마셔라 하며 고인을 추모(?) 하는 친구들 등 인간의 본성을 적나라하게 드러내면서도 웃음을 터뜨리게 하는 내용이 가득합니다. 읽을수록 위트가 넘치는 '북극 허풍담' 이야기들이네요. 시리즈로 다 구입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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