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들이 흩어질 때 - 2021 월터 상 수상작 Wow 그래픽노블
빅토리아 제이미슨.오마르 모하메드 지음, 전하림 옮김 / 보물창고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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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 노블은 소설보다 읽기 쉬우면서도 많은 정보를 담고 있어 좋더라고요. 그러다 보니 글자 크기는 작은 경우가 많죠. 이 책은 주인공의 10년이 넘는 이야기를 담다 보니 분량이 많은 편입니다. 그래도 만화이다 보니 책장은 잘 넘어갑니다.

이 책은 실화를 바탕으로 한 책입니다. 작가의 말을 읽어보니 가공의 이야기 없이 실제 인물의 이야기로 그려졌다고 해요. 그러고 보니 저자가 두 명입니다. 빅토리아 제이미슨은 그래픽 노블 작가이고, 오마르 모하메드는 이 책 주인공의 실제 인물입니다.




사실 이 책은 아이에게 보여주려고 한 건데 오히려 제가 더 큰 감동을 받았습니다. 난민들은 난민촌에서 잠시 머물며 어렵게 살다가 다른 곳으로 이동할 것이라고 막연하게 짐작만 했었는데 난민촌에서 태어나 살다가 늙어죽을 수도 있다는 점이 충격이었습니다. 난민촌도 사람이 사는 곳이니 다양한 사람들이 열악한 환경에서 함께 살면서 각종 사건들이 일어납니다.

이 책에 나오는 난민촌은 케냐에 있습니다. 오마르는 정신질환이 있는 동생을 돌보며 가장의 역할을 하고 있는데요. 이런 어린아이들을 돌봐준 사람들이 있기에 오마르는 꿈을 이룰 수 있었습니다. 내전이 일어난 소말리아 고향을 도망쳐 나오면서 어린 오마르와 동생을 돌봐준 할머니가 없었다면 케냐의 난민촌까지 갈 수도 없었겠죠. 난민촌에 도착하자 유엔에서는 파투마 아줌마를 후견인으로 지정해 줍니다. 파투마 아줌마는 두 형제를 친자식처럼 잘 키워줍니다. 오마르는 학교 선생님의 '너희들은 하늘의 별과 같은 존재이다'라는 말에 힘을 얻습니다. 유엔의 사회복지사 수잔나 마르티네즈도 오마르를 도와줍니다. 이런 걸 보면 '한 아이를 키우려면 한마을이 필요하다'라는 말이 딱 맞네요. 오마르는 이런 도움에 힘입어 희망을 잃지 않고 열심히 노력하며 살다가 미국으로 이주해 대학을 나와 난민의 정착을 돕는 사회복지사가 됩니다.

이렇게 결과만 본다면 난민촌에 있는 사람들에게 다른 국가로의 이주가 활발할 것처럼 느껴지겠지만 상황은 그리 녹록지 않습니다. 한 주에 한 번씩 인터뷰자 명단에 사람들의 이름이 올라옵니다. 1차 인터뷰, 2차 인터뷰를 거쳐 이주가 확정되는 사람은 소수에 불과합니다. 이런 인터뷰 기회조차 가지지 못하는 사람들이 훨씬 많습니다. 인터뷰 대상으로만 올랐는데 마을 사람들의 선망의 대상이 되기도 하고, 시기의 대상이 되기도 하지요. 1차 인터뷰를 하고 나서도 그걸로 끝인 경우도 많습니다. 희망고문이라고 하지요. 오마르는 같이 인터뷰를 한 친구 가족이 2차 인터뷰를 하고 캐나다로 하는 것을 보면서 실의에 빠집니다. 오마르는 1차 인터뷰 후에 몇 년이나 지나서야 2차 인터뷰 기회를 받게 됩니다.

난민촌의 삶이 힘들지만 아이들에게 교육의 기회를 준다는 점은 참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는데요. 난민으로만 살 것이 아니라 더 큰 꿈을 꿀 수 있도록 교육은 해줘야겠지요. 초등 교육은 원하는 아이들 모두 받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중등, 고등학교에 다니기 위해서는 시험을 치러야 하고 소수의 우수한 아이들만 진급이 가능합니다. 오마르는 고등학교 입학에 성공하지만 교복 살 돈이 없어 학교를 포기할 뻔했다가 도움을 받아 교복을 마련합니다. 난민촌에서조차 돈을 벌 수 있는 능력은 꼭 필요하고 생활에도 차이가 있습니다. 이런 힘든 생활 속에서도 친구와의 우정, 수양어머니의 사랑, 마을 사람들의 보살핌 등은 오마르를 지탱해 줍니다.

얼마 전, 우리나라에 난민을 수용하는 과정에서 찬반이 뜨거웠습니다. 아프가니스탄에서 한국 정부에 협력했던 사람들을 '난민'이 아닌 '특별공로자'의 신분으로 데려왔는데요. 한국인들이 난민에게 반감을 가지기 때문에 특별공로자라는 신분을 부여한 것이겠죠. 우리나라도 단일성보다 다양성을 존중하는 흐름이 확대되고 있는데 탈북민이나 외국인의 귀화에 대한 공감을 넘어 난민 수용에 대한 입장은 어떻게 정리해야 할까요. 앞으로는 이런 일이 더 많아질 텐데 아이들도 여기에 대해 생각해 봐야 할 것 같습니다. 지금까지 난민에 대한 기사는 많이 봤지만 실생활에 대한 내용은 이 책으로 처음 접해봤습니다. 작가가 난민들의 실제 이야기를 보여주기 위해 주인공 오마르의 기억과 경험을 그대로 옮기려고 노력했다고 하니 난민을 이해하는 데에 도움이 되는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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