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정신병원에 놀러간다 - 편견을 깨고 문턱은 낮추는 원무과 직원의 단단한 목소리
원광훈 지음 / 이담북스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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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TV 프로그램에서 심심찮게 정신과 진료를 받은 이야기가 나오죠. 감기를 치료하듯이 마음의 감기를 치료하러 정신과에 들른다는 말을 많이 합니다. 정신과의 문턱이 낮아진 것 같으면서도 막상 주위를 둘러보면 정신과 진료를 받는 사람은 거의 없습니다. 다들 쉬쉬하고 숨길 수도 있고, 아직은 정신과에 간다는 자체가 생소하기 때문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나는 정신병원에 놀러간다

이담북스

이 책에 나오는 정신병원은 정신과 의원과는 다릅니다. 정신과 의원은 30병상 미만의 시설을 갖추고 있고, 정신병원은 30병상~100병상 미만의 시설을 갖추고 있습니다. 진료만 보려면 의원에 가도 상관없지만 입원을 하려면 정신병원을 찾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보통 의원은 경증 환자가 다니고, 중증 환자는 병원을 찾는다고 하니 저자가 근무하는 정신병원의 환자들은 정도도 심하고 입원을 하는 경우도 많겠지요. 어떤 곳인지 짐작도 되지 않는 정신병원의 실상이 궁금해 읽게 된 책입니다.




예전에 TV나 영화에서 보던 정신병원은 공포의 대상이었습니다. 미친 사람들이 입원해 있는 곳, 정신이 멀쩡한데도 가족만 동의하면 끌려서 들어가는 곳, 환자들은 독한 주사를 맞고 점점 미쳐가는 곳 등 부정적인 이미지가 강했죠. 지금도 정신 병동은 일반에 개방되지 않기 때문에 어떤 곳인지는 의료진과 환자만이 알 수 있습니다.

입원 유형은 자의 입원, 동의 입원, 보호 입원, 응급 입원 등이 있습니다. 자의 입원은 본인이 스스로 입원하겠다고 하는 경우입니다. 동의 입원은 직계 가족이 함께 와서 입원 절차를 받는 것입니다. 보호자에 의해 강제로 입원하는 경우의 입원은 보호 입원이라고 합니다. 이 경우에는 본인의 의지도 중요하지만 설득을 당하는 분위기에서 어쩔 수 없이 입원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응급 입원은 응급 상황에서 의사와 경찰관의 동의를 받아 입원을 진행하는 것입니다. 이런 다양한 방법의 입원이 있으니 환자의 상태에 맞게 입원 절차를 밟으면 되겠습니다.

저자는 정신병원 환자는 마음이 아파서 오는 것보다 뇌에 이상이 있어서 오는 것이라고 이해하는 것이 좋다고 합니다. 단순한 우울증도 있지만 조현병 등으로 입원하는 경우도 많기 때문입니다. 이런 증상을 억제하고 치료하기 위해 약을 쓰게 되는데요. 이 과정에서 의사와의 조율이 중요합니다. 자신에게 맞는 약을 처방하는 의사를 만나야 합니다. 다양한 약을 써보고 자신에게 맞는 약을 찾아가는 과정이 꼭 필요합니다. 환자에게 무리가 가지 않는 범위 안에서 증상을 호전시킬 수 있는 약을 처방해 주는 의사가 좋은 의사지요. 요즘은 약 대신 주사를 맞는 경우도 있으니 좋은 방법을 찾아가면 됩니다.

하지만 약은 부작용이 따르는데요. 영화 속 정신병원 환자들이 대부분 멍한 상태로 있는 것은 약의 부작용일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치료를 위해서는 약이 필요합니다. 하지만 수개월 동안 병원에 다니면서 약을 먹었는데도 차도가 없다면 과감하게 병원을 바꾸라고 조언합니다. 의사와 맞지 않기 때문입니다. 근처 약국의 약사에게 약 처방을 보여주고 물어보는 등 적극적인 태도를 가져야 한다는 팁도 알려주네요.

정신병원은 더 이상 우리 상상처럼 하얀색 건물에 폐쇄적인 분위기가 아닙니다. 정신병원은 낮병원을 운영하는데요. 환자에 맞는 프로그램을 운영한다고 보면 됩니다. 교육기관에 가서 다양한 활동을 하듯이 낮병원에 가서 활동을 하고 직업 훈련도 받고 잠은 집에 가서 잡니다. 입원 환자도 이런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몸이 아프다면 낫기 위해 약도 먹고 꾸준히 재활 치료를 합니다. 뇌에 이상이 생겼다면 똑같이 약도 먹고 다양한 프로그램에도 참여하면서 노력해야겠지요.

정신병원이 어떤 곳인지 궁금해서 읽기 시작했는데 정신병에 대해 예전보다 더 이해할 수 있게 되었네요. 더불어 병원에 근무하는 의료진과 직원의 고충, 보호자와 환자의 입장 등 다양한 관점에서 생각해 볼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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