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관자 효과 - 당신이 침묵의 방관자가 되었을 때 일어나는 나비 효과
캐서린 샌더슨 지음, 박준형 옮김 / 쌤앤파커스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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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표지에 빨간색으로 포인트를 준 '당신은 그때 왜 행동하지 않았는가...?'라는 문구에 죄책감이 듭니다. 아마 많은 사람들이 이 글을 보면서 예전의 기억을 떠올리겠지요. 앞으로 나섰다면 더 좋았을 상황에서 침묵하고 방관했던 크고 작은 일들이 떠오릅니다. 모두가 귀찮은 일을 피하기 위해 불의를 보고도 모른척한다면 더 나은 세상은 오지 않겠지요.

방관자 효과

쌤앤파커스

표지 위쪽이 보이는 '당신이 침묵의 방관자가 되었을 때 일어나는 나비 효과'라는 문구가 '방관자 효과'라는 제목보다 더 크고 눈에 잘 띕니다. 이 책 제목과 내용을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주기 때문인 것 같네요. 여러 상황에서 '침묵의 방관자'가 되지 않기 위해서는 용기와 도덕심이 필요하겠지요. 여러 대목에서 공감하며 읽은 책입니다.




이 책에 나오는 사건과 연구들은 수십 년 전부터 최근까지의 자료를 바탕으로 합니다. 세상은 빠르게 변하고 있고 우리의 생각과 가치관도 변하고 있는데 예전 기록들이 지금의 우리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음에 놀라게 됩니다. 예전에 불합리했던 일들이 아직도 개선이 되지 않은 것은 우리가 취한 '방관자' 모드 때문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책에는 주위의 시선 때문에 옳은 행동을 하지 못하는 사례와 실험들이 많이 나옵니다. 인종 차별, 여성 비하, 성폭행 등을 방관한 많은 사람들이 있습니다. 옳지 않다고 생각하지만 불이익이 두렵고 용기가 없기 때문이지요. 반면 내부고발자나 불의에 맞서다가 불이익을 받거나 다치는 경우도 있지요. 이렇게 용기를 낸 사람들이 피해를 입는 것을 보면 평범한 사람들은 더욱더 그늘 속에 숨게 됩니다.

사회적 지위와 도덕성이 비례하는 것은 아닙니다. 저자가 예를 든 명문대 사교클럽에서 일어난 성폭행, 정치인들의 성희롱 등을 보면 알 수 있죠. 이는 엘리트 코스를 밟아 온 그들의 오만함과 나르시시즘이 만들어낸 폭력인 것 같습니다. 사교클럽은 이 사건으로 몇 년 간 활동 정지가 되었고 이를 계기로 내부 정화가 되었다는 것은 사교클럽을 통제할 수 있는 또 다른 권위자나 기관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겠지요. 저자는 대학교에서 수업을 했을 때 토론에 참여하지 않는 풋볼팀 선수들을 참여시키기 위해 풋볼팀 코치에게 도움을 청합니다. 코치는 학생들에게 '샌더슨 교수님 시간에 한 마디도 하지 않은 사람은 시합에서 뛰지 못한다'라는 짧은 메시지를 전달했고 이는 학생들의 수업 참여로 이어집니다. 우리에게 윤리적 지도자가 필요하다는 것을 잘 보여주는 예입니다.

학교 폭력의 가해자와 피해자, 방관자에 대한 부분은 특히 관심 있게 읽었는데요. 아무래도 학교라는 테두리 안에 있는 학생들이다 보니 학교 규칙, 교사 등 통제할 수 있는 권위가 있기에 바뀔 수 있는 부분이 있다고 봅니다. 학교에 분홍 셔츠를 입고 와 놀림당한 친구를 위해 전체 학생들이 분홍 셔츠를 입고 등교한 것는 단 두 학생의 아이디어로 일궈낸 성과입니다. 친구들의 셔츠 값도 지불할 능력이 있었던 걸 보면 그 두 학생은 경제적으로도 여유롭고 인성도 바른 학생들이었던 것 같습니다.

저자는 학생들에게 따돌림의 조짐이 보일 때 취할 행동 등을 교육하는 것으로 더 큰 피해를 막는 것이 좋다고 합니다. 실제 교육을 받은 학생들은 학폭을 어느 정도 막아낸 효과가 있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도 학교에서 학폭 교육을 정기적으로 실시하고 있고, 아이들도 학폭에 대해 인지하고 있는 것 같아 다행입니다. 학폭이 일어난 후 신고하기보다 학폭이 일어나지 않도록 서로를 배려하며 위기 상황을 피하는 교육을 학교에서 다양한 방법으로 실시한다면, 그 아이들이 학교뿐 아니라 사회에 나가서도 부당한 일에 휘말리지 않겠지요. 부당한 일의 방관자가 되지 않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할지 곰곰이 생각하게 하는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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