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방 - 치매 엄마와의 5년
유현숙 지음 / 창해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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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인구가 점점 많아지면서 우리나라도 초고령 국가로 접어들고 있습니다. 실상이 이렇다 보니 암, 치매 등의 중증질병은 누구도 걸리지 않는다고 장담할 수 없는데요. 특히 가족 중에 치매 환자가 생기면 너무나 힘들게 됩니다. 저도 치매에 관심이 많아 관련 책을 여러 권 읽어봤는데 이 책은 간병을 담당하는 가족의 입장에서 쓴 글이라 공감이 됩니다.

엄마의 방

창해

저자는 엄마가 치매에 걸리자 자신의 생업을 포기하고 엄마와 같이 살게 됩니다. 점점 치매가 심해지는 엄마를 5년 동안 옆에서 간병하며 느낀 점들을 적은 책입니다.



저자는 간병인 생활을 '창살 없는 감옥'이라 표현했습니다. 3남 1녀의 형제 중에 엄마를 간병할만한 사람이 자신밖에 없어서 함께 살면서 엄마를 돕습니다. 이사한 집에 마땅한 주차공간이 없기도 했고 엄마를 두고 집을 비울 수도 없어서 차를 처분했더니 생활에 제약이 많네요. 다행히 남동생이 엄마를 위한 식재료를 부지런히 사다 나르며 도움을 줍니다. 책을 읽어보니 형제들이 우애도 있고 엄마를 생각하는 마음도 지극하네요. 저자의 아들도 할머니와 애틋한 관계라 할머니께 꽃도 선물하고 운전도 하며 할머니를 돕습니다.

저자는 몸도 마음도 아픈 상태입니다. 그런 상황에서 간병을 해야 하니 많이 지칠 수밖에 없습니다. 일주일만 병원에 입원해서 치료를 받고 싶어도 엄마가 걱정되어 갈 수가 없습니다. 주변에서는 엄마를 요양원에 모시라고 하지만 엄마가 완강하게 거부하시기도 하고, 저자도 죄책감이 들어 모시고 삽니다. 그러다 상태가 점점 심해져서 엄마가 만족하시는 요양원에 모셨습니다. 다행히 잘 맞는 요양원을 찾았네요.

치매 환자는 우리가 알던 그 사람이 아닙니다. 성격도 바뀌고 눈빛도 바뀝니다. 저자의 엄마는 쓰레기를 가져와서 집에 숨기기도 하고, 칼을 빼들고 협박하기도 합니다. 딸에게 욕을 하거나 갑자기 집을 나가 길을 잃는 등 한시도 긴장을 놓을 수가 없네요. 치매 환자를 다루는 방법을 잘 몰랐던 저자는 너무 힘든 하루하루를 보냅니다. 정신이 맑았다가 흐렸다가를 반복하는 엄마를 보며 혼란스럽기만 하지요. 요양보호사가 오는 시간에는 잠시 숨을 돌릴 수 있지만 좋은 요양보호사를 만나기도 힘든 현실을 보여주네요. 다행히 좋은 요양보호사가 와서 몇 년 동안 도움을 줘서 참 다행입니다.

저자는 치매 간병을 하는 가족을 위한 국가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합니다. 며칠이라도 환자를 돌봐줄 수 있는 간병인 파견, 재정 지원, 간병 가족을 위한 심리 상담 등을 이야기하는데 공감이 갑니다. 너무 힘든 나머지 우발적인 간병 살인이 일어난다는 대목에서는 마음이 아픕니다. 치매는 나라가 책임지겠다고 했지만 아직은 갈 길이 먼 것 같습니다. 모든 치매 환자 가족들에게 작은 응원을 보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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