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고대 그리스 신화가 나옵니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백조자리는 친구를 위해 백조가 된 시그너스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헬리오스의 인간 아들 파에톤은 아버지처럼 전차를 몰고 하늘길을 가로지르고 싶어 했고 헬리오스는 마지못해 부탁을 들어줍니다. 아들이 위험할 것을 알면서도 간청을 뿌리치지 못한 아버지의 모습은 참 인간적이네요. 파에톤이 전차를 몰자 속력이 붙어 전차 바퀴가 닿는 곳마다 불이 붙어 산불이 나게 됩니다. 제우스는 전차를 던져 산불의 확산을 막았고, 파에톤은 강에 던져져 목숨을 잃게 됩니다. 파에톤의 친구 시그너스는 친구의 주검을 찾기 위해 백조가 되는데요. 제우스는 친구를 위해 희생한 시그너스를 하늘로 올려 별들 사이에 두었습니다. 백조자리에 이런 사연이 있다니 감동적입니다.
이 책에는 우리가 잘 알고 있는 그리스 신화뿐 아니라 북미와 남미, 아프리카, 아시아, 호주와 오세아니아 등의 지역에 내려오는 별들에 관한 신화를 담고 있어 흥미로운데요. 잉카족 전설에 나오는 라마별에 대한 이야기도 재미있습니다. 고대 잉카에 살았던 한 형제는 라마들의 이상행동을 감지하고 이유를 물어봅니다. 그러자 라마는, 사람들의 악행으로 신들이 화가 나서 홍수가 날 것이라고 대답합니다. 형제는 서둘러 양 떼와 가족들을 산 위의 동굴로 옮겼고 곧 홍수가 나 세상은 물에 잠겼습니다. 홍수가 끝나자 형제와 가족들은 땅으로 돌아왔지요. 홍수를 미리 알려준 엄마 라마와 아기 라마는 하늘의 별이 되어 신으로 숭배를 받고 있습니다. 라마는 홍수의 기억 때문에 여전히 높은 곳에 산다고 합니다. 고산지대에서 살아가는 라마의 특징이 신화 속에 잘 들어가 있네요.
책의 크기도 큼직해서 한 장에 많은 내용을 담을 수 있네요. 책 속에는 일러스트도 있긴 하지만, 각 신화마다 글이 제법 길어서 상상하며 읽는 재미가 있어요. 별을 좋아하는 아이들에게 좋은 선물이 될 것 같네요. 신화를 읽다 보면 신화에 나오는 신들은 신의 형상을 했을 뿐, 하는 행동은 사람과 다를 바 없는 경우가 많은데요. 그렇기에 우리가 더 신화를 좋아하는 것이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