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지킵니다, 편의점 - 카운터 너머에서 배운 단짠단짠 인생의 맛
봉달호 지음, 유총총 그림 / 시공사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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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는 편의점이 비싸다고 생각해서 잘 안 갔는데 요즘엔 종종 들릅니다. 간편하게 김밥 종류를 사러 가기도 하고 목이 마를 때 음료수를 사러 들어가기도 합니다. 편의점도 잘 둘러보면 1+1, 2+1 등의 상품이 많아서 생각보다 비싸지 않고, 한꺼번에 두 개를 살 필요가 없더라도 앱에 키핑 해두는 서비스도 있어서 다음에 들러서 받아도 됩니다. 그러다 보니 편의점이 점점 친숙해지네요.



저자는 편의점 점주입니다. 저자가 운영하는 편의점은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24시 편의점이 아닙니다. 여러 회사가 입점한 건물 지하에 위치해 유동인구가 많고 토요일은 반나절만 일하고 일요일은 쉽니다. 평일에도 회사 퇴근시간에 맞춰 문을 닫으니 경영하기에 좋을 것 같네요. 그런데 이런 장점이 코로나 시국을 맞아 단점으로 바뀌었습니다. 건물 내에서 확진자가 나오면 건물이 폐쇄되고 편의점도 문을 닫아야 하니 경영상 어려움이 있겠지요. 코로나는 여러 사람을 힘들게 하는군요. 하지만 생업을 접을 수도 없으니 일단 버텨봅니다.

자영업을 하는 친구들에게 물어보면 사람 구하는 일이 가장 어렵다고 합니다. 구인광고를 내면 많은 사람들이 문의를 하지만 정작 '내 맘에 쏙 드는 알바생'은 거의 없죠. 괜찮은 사람인 것 같아 뽑아서 교육을 다 시켜놓으면 갑자기 그만두거나 월급을 받은 다음 날에 그만두겠다는 문자를 달랑 보내기도 합니다. 저자도 이런 일을 많이 겪었는데요. 일하는 동안 잘 지냈다고 생각한 사람이 안 좋게 그만두기도 하고, 처음에 인상이 별로였던 사람이 의외로 진국이기도 합니다. 역시 사람은 겪어봐야 알 수 있지요. 저 역시 여러 편의점을 반복해서 가다 보면 열심히 일하는 알바생도 있고 정 반대의 알바생도 있습니다. 친절한 알바생이 있는 곳은 자주 가게 되고 불친절한 알바생이 있으면 안 가게 되지요. 이렇듯 알바생이 중요하니 점주 입장에서는 가장 고심하는 부분일 것 같네요.

편의점 프랜차이즈마다 가맹점주를 대상으로 프로모션을 거는 경우가 많다고 하는데요. 특정 상품을 가장 많이 판 편의점 점주에게 해외여행을 보내주거나 혜택을 주는 등의 보상이 주어집니다. 저자는 크로아티아 해외여행이 걸린 하겐다즈 아이스크림을 팔기 위해 아이스크림 코너를 하겐다즈로 가득 채웠는데요. 3년간 일한 직원에게 해외여행을 보내주고 싶어 아이스크림을 열심히 팔았지만 아깝게 2등을 하는 바람에 기회를 놓쳤다고 합니다. 제가 다 아쉽네요. 직원을 위한 저자의 따뜻한 마음이 느껴지는 에피소드입니다.

편의점에서 만난 동창들, 편의점의 특이한 상품들, 보험도 판매하는 편의점 등 저자가 편의점에서 겪는 일상이 고스란히 담겨 있네요. 편의점 물건을 훔치는 범죄자, 구글기프트카드 결제를 요청하는 보이스피싱, 택배 물건을 취소하고 가져가는 사기범, 점주를 사칭한 사기범 등 편의점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범죄 사례도 알려줍니다. '도대체 누가 사기를 당할까'하고 생각하겠지만 의외로 많은 사람들이 당하니 정신 바짝 차리고 살아야겠습니다.

저자는 편의점 창고에서 글 쓰는 것을 좋아합니다. 편의점에 드나드는 사람들이 많다 보니 다양한 소재를 얻기도 좋지요. 글을 쓰는 것을 좋아하는 특징을 편의점 일상과 연계해 책도 펴냈습니다. 직업과 덕업을 일치시킨 좋은 사례죠. 책을 읽으면서 편의점에 대해 몰랐던 점들도 알게 되고 다양한 사람들을 구경하는 재미도 좋네요. 저자가 편의점을 운영하면서 만난 사람들, 점주의 애로사항, 에피소드 등을 재미있게 쓴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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