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들게 공부해서 들어간 병원에서 전공을 정하지 않은 신입 의사, 인턴의 위치는 어느 수준일까요. TV에서 보이는 인턴은 하루 종일 수면 부족에 제대로 된 식사도 하지 못하고 부르면 달려가야 하는 고달픈 신세지요. 책에 나오는 인턴의 모습도 이와 비슷하네요. 가장 을의 신분인 저자는 새벽에 잠을 자다가 호출되어 내려갔더니, 병실의 바퀴 달린 초음파 기계를 바로 몇 미터 옆으로 옮겨달라는 황당한 요구를 받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런 일로 평가에서 감점을 당할 수는 없기에 묵묵히 해야 합니다. 저자가 인턴으로 있으면서 환자의 욕창 관리, 손가락 관장을 하는 장면을 보니 '인턴은 극한 직업인가' 하는 생각도 드네요. 하지만 전공의가 되면 하지 않을 하찮은 일을 실습생이기 때문에 한다기보다는, 환자의 상태와 처치 방법을 인턴 시절에 숙지한다는 차원에서는 이런 일도 필요할 것 같습니다. 이런 일을 직접 해보지 않는다면 환자의 마음을 헤아리는 의사가 되기는 힘들겠지요.
저는 지금까지 병원을 여러 군데 다니면서 많은 의사들을 봤는데요. 인격과 자질이 의심되는 의사도 많았고, 권위적이거나 냉소적인 의사도 많았습니다. 환자를 돈벌이 수단으로만 보는 의사가 있는 병원에는 다시 가고 싶지 않지요. 간혹 정성과 진심이 느껴지는 의사도 만나봤는데요. 그 병원은 갈 때마다 대기하는 환자들이 넘쳐났습니다. 사람 마음은 다 비슷하겠지요.
책에는 저자가 눈물을 흘리는 장면도 몇 번 나오는데요. 환자나 보호자가 걱정되는 마음이 느껴져 보기 좋네요. 인턴이기 때문에 감정적이라기보다는 저자의 성격이 정이 많고 따뜻해서 그런 것 같습니다. 환자의 마음을 헤아리고 진심으로 걱정하는 의사는 환자의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는 것만으로도 환자의 긴장감을 풀어주지요. 이제 3년 차라는 저자는 좋은 의사일 것 같네요. 저자의 앞날을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