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만 봐도 사이다 기분을 느낄 수 있더라고요. 진상 아이 엄마한테 복수한 썰, 명절에 일 안 하는 큰엄마 썰, 돈 안 갚는 친구 썰, 물총으로 복수한 썰, 집안일 안 하는 형부 썰 등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고구마 사연들을 어떻게 사이다로 만들어내는지 보여줍니다. 진상 아이 엄마에게는 똑같이 진상을 부리며 복수하고, 명절에 일 안 하는 큰엄마에게는 명절을 혼자 책임지도록 합니다. 지하철에서 남의 자리를 뺏는 아줌마에게 노약자석에 앉으라며 약 올리는 어르신들의 재치도 볼 수 있고, 위험한 상황에 처한 여학생을 구해주고 연애 모드로 전환되는 러브러브 사연도 있네요.
책을 읽으면서 명절에 일 안 하는 큰엄마 썰이나 맞벌이를 하면서도 집안일을 하지 않는 형부에 대한 썰은 우리 사회의 단면을 보여주는 것 같아 씁쓸하네요. 기분 좋아야 할 명절에 왜 피 한 방울 섞이지 않은 며느리들이 하루 종일 요리하고 치우고 뒷정리를 해야 하는지, 맞벌이를 하면서도 왜 집안 일과 아이 케어는 아내의 몫이라고 생각하는지 참 답답합니다. 엄마에게 명절의 자유를 선물하기 위해 가족 해외여행을 계획한 딸이 참 멋지네요. 하지만 결국은 큰엄마에게 명절 일을 떠넘긴 결과가 되었습니다. 그동안 얄미웠던 큰엄마에게 복수한 건 좋지만 왜 큰엄마가 그 짐을 지는 것을 당연하다고 생각할까요. 자기 집 제사를 위해 모인 남자들은 뭐 하느라 여자들에게 일을 떠넘겨서 여자들끼리의 싸움이 되는 건지 답답하네요. 그래서 남녀 모두 평등하게 일을 반반씩 하고 설에는 시댁, 추석에는 친정에 먼저 가는 것이 당연한 시대가 오려면 세대가 바뀌어야만 하는 걸까요. 우리 아이들이 결혼했을 때는 이미 이런 악습이 없어져있길 바랍니다.
친했던 친구가 불량스러워지면 어떨까요. 마지막 사연은 친구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어느 날 그 친구가 오랜만에 집에 초대해서 갔다가 친구가 담배를 피우는 장면을 보게 됩니다. 친구가 걱정스러워진 주인공은 그 애 어머니에게 사실을 알렸고, 그 이후로 그 친구 때문에 난처해지기도 하지요. 하지만 성격 좋은 주인공은 개의치 않고 잘 지냅니다. 시간이 흘러 그 친구에게서 사과 메시지가 왔지만 그냥 모른척하고 손절합니다. 이런 용기도 대단해 보이는데요. 여기서 정에 이끌려 휘둘리지 않고 주관을 가지고 소신껏 행동하는 면이 참 멋지네요.
매 장면마다 사이다 발언이 나와서 상쾌합니다. 아이도 책을 읽더니 몇 번이나 반복해서 읽더라고요. 누가 읽어도 재미있고 속 시원한 사연이 모여 있습니다. 내가 이런 상황이라면 어떻게 할지에 대해서도 생각해 보게 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