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관 아빠 오늘도 근무 중 - 불은 잘 못 끄지만 전화는 잘 받는 아빠와 세 아들 이야기
김종하 지음 / 호밀밭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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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소방관을 떠올리면 불을 끄거나 벌집을 제거하는 등 위험한 일을 하는 사람, 재난 시 누구보다 앞장서서 다른 사람을 구하는 희생정신이 있는 사람 등의 이미지를 생각할 텐데요. 저자는 15년 동안 소방관으로 근무했지만 거의 행정 업무를 맡았고 현재는 본부 상황실에서 119 신고전화를 받고 있습니다. '불은 잘 못 끄지만 전화는 잘 받는 아빠와 세 아들 이야기'라는 부제에 웃음이 나오네요.

소방관 아빠 오늘도 근무 중

호밀밭

표지 그림을 보니 저자의 책상에는 가족사진이 놓여 있네요. 일과 가정의 조화를 중시하는 듯한 모습입니다.




저자는 처음에 스스로를 감성적인 사람이라고 정의합니다. 책을 읽어보니 역시 감성적인 부분이 많네요. 작은 일에도 감동받고 소소한 일상에 행복을 느끼는 모습이 긍정적으로 보입니다. 웃겨야 한다는 강박증이 있다는 고백처럼 이야기 곳곳에서 재미있게 쓰려고 애쓴 흔적도 보입니다. TMI도 방출하며 일기처럼 써 내려간 일상 이야기가 계속됩니다.

소방관으로 지내는 이야기는 처음과 마지막에 조금 나오고 나머지는 부부가 맞벌이를 하면서 아들 셋을 키우는 이야기가 주를 이룹니다. 사실 소방관에 대한 에세이는 드물기에 이 책에서 소방관에 대한 이야기, 우리가 몰랐던 소방서의 일상, 동료들에 대한 이야기 등을 더 많이 했으면 좋았을 거라는 생각도 해보지만, 제목에 '소방관 아빠'라는 문구가 보이는 걸 보면 세 아들의 아빠로서 하고 싶은 말이 더 많은 것 같습니다. 저자는 소방관으로 일하는 것에 대해 15년째 힘들어하기도 하고 적성에 맞지 않다는 생각도 계속하니까요. 사실 저자처럼 감성적인 사람이 119 신고 전화를 받으면 힘들 것 같기도 합니다. 생과 사를 오가는 누군가의 신고 전화를 받고 구급차를 출동시켰는데 그 사람이 살지 못한다면 죄책감을 느끼게 되는 거죠. 도로명주소를 더 빨리 찾았다면, 구급차를 더 빨리 출동시켰다면 등을 계속 되뇌면서 자책하는 모습이 안쓰럽습니다. 화재 진화를 하지 않고 나흘에 한 번 휴무가 있는, 행정업무를 보는 소방관이라서 편할 줄 알았는데 강한 멘탈이 아니면 힘들 것 같네요. 더구나 연속되는 주야간과 긴급 상황 시 투입되어야 한다는 긴장감을 안고 있는 상태라면 쉽지만은 않을 것 같습니다. 그래서 화재 진화에 긴급으로 투입됐는데 자기 구역이 아니어서 다행이고, 도착하니 이미 화재 진화가 많이 된 상황이라 다행이라고 느끼는 장면이 진솔하게 다가옵니다.

초록우산 어린이 재단에 30년 후원자로 행사에 초대된 글도 감동적이네요. 저자의 아버지가 16년, 저자가 14년을 한 후원 번호로 후원을 해서 30년 후원자 자격이 되었다고 합니다. 기념사진에서 저자가 들고 있는 액자를 보니 아버지와 저자가 함께 있는 그림에 유니폼이 같습니다. 그래서 저자의 아버지도 소방관이었나 보다고 짐작했는데 책의 마지막에 그 내용이 나오네요. 힘든 여건 속에서도 불평 없이 소방관으로 사신 아버지가 존경스러워 저자도 같은 길을 걸었겠지요. 이렇게 아버지를 존경하는 저자처럼 아이들도 저자를 존경하고 따를 것 같습니다. 아이들에게 헌신만 하는 아빠가 아니라, 본인의 시간도 소중하게 생각하고 하고 싶은 것을 찾아 즐거움을 얻으려 노력하는 모습이 좋네요. 집안일도 적당히, 아이들 케어도 적당히 하면서 즐겁게 사는 모습이 보기 좋습니다. 주야간으로 지친 일상에서도 멋진 남편, 좋은 아빠가 되려고 매일 노력하는 저자에게 파이팅을 보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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