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다시 읽은 어린 왕자는 지금까지 읽은 어린 왕자 중 가장 재미있네요. 아마도 어린 왕자의 순수한 마음과 대조되는 대조되는어른들의 이야기 때문일 텐데요. 초등학생 때는 어린 왕자가 만난 어른들이 참 이상해 보였는데 지금 읽어보니 그들이 다 이해가 됩니다.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권위의식, 허풍, 좁은 식견, 수동적인 직업관을 가진 사람들 등이 나오는 풍자가 가득한 동화네요. 그런 그들의 말속에서도 진리를 찾을 수 있는데요. 자기 자신을 재판하는 것이 가장 어렵다는 말에 공감이 되더라고요. 여우의 말은 언제 읽어도 가슴이 뭉클한데요. 길들여진다는 것은 습관 같은 것이고, 무언가를 소중히 여기는 것은 본인의 시간을 쏟았기 때문이라는 거죠. 마지막으로 알려준 비밀은 '가장 중요한 것은 눈에 보이지 않는다'라는 건데요. 여우가 하는 말은 하나하나 다 귀담아들어야 할 내용들이라 차분하게 읽게 됩니다.
어린 왕자가 지구를 떠나는 장면도 참 슬픕니다. 실종되다시피 사라진 어린 왕자처럼 작가 생텍쥐페리도 실종되었다니 아이러니하지요. 작가의 생애는 책 뒤편에 나오는 번역가의 상세한 설명으로 읽을 수 있는데요. 어떻게 어린 왕자가 세상으로 나왔는지에 대한 이야기, 그 시대의 이야기와 작가의 이야기가 함께 나와서 재미있습니다. 슬프고도 따스한 이야기를 담기 위해 경어체로 번역하고 손자에게 읽어주는 마음도 담으려 했다는 번역가의 글을 읽으니 이번에 읽은 어린 왕자가 왜 지금까지와는 다른 따뜻함과 울림이 있었는지도 이해가 됩니다. 예쁘고 세련된 일러스트와 따뜻한 번역으로 다시 태어난 어린 왕자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