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봄이 아니라 인생을 배우는 중입니다 - 요양보호사가 쓴 요양원 이야기
전계숙 지음 / 책익는마을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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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치원 등하원 시간인 오전과 오후에 나가보면 노란 차들이 다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언제부턴가 주간보호 센터라는 글씨가 써진 차들이 유치원 등하원 시간에 골목골목을 누비며 다니고 있습니다. 유치원 아이들처럼 오전에 나가고 오후에 들어오는 주간보호 센터는 노인 유치원, 노치원이라고 불린다고 합니다. 우리나라에 노인 인구가 정말 많아졌구나, 하는 것을 실감합니다.

돌봄이 아니라 인생을 배우는 중입니다

책익는마을

그러고 보니 곳곳에 요양병원, 요양원도 점점 늘어나고 있고, 주변에 요양보호사 자격증을 따는 사람도 많아지고 있습니다. 나이가 들어도 할 수 있는 일이고 가족 간병을 할 일이 있을 때 유용하다고 해서 저도 관심을 갖고 있습니다. 이 책은 요양보호사로 요양원에서 3년을 일한 저자의 이야기입니다. 요양보호사는 어떤 일을 하는지 궁금해서 책을 읽어봤습니다.



같은 직업을 가진 사람이라도 일을 하면서 느끼는 점들은 천차만별입니다. 직장에서의 처우나 동료들과의 관계도 중요하겠지만 본인의 성격과 일에 가치를 두는 부분에서도 차이가 나겠지요. 저자는 글쓰기에 재능이 있어 논술 관련 과외를 오랫동안 하다가 요양보호사를 하게 되면서 처음으로 직장 생활을 하게 됩니다. 기존에 근무하던 요양보호사들과 어울리기란 쉽지 않았고 처음 해보는 직장 생활에 어려움을 느낍니다. 그런 저자가 3년의 세월 동안 일하면서 일에도 익숙해지고 원장, 환자, 동료 요양보호사, 환자들의 보호자 등을 대하며 성장해나가는 과정이 담겨 있습니다.

저자는 어머니의 치매 진단을 받고 어찌할 바를 몰라 합니다. 아마 대부분의 사람들이 부모님의 치매 앞에서 같은 심정이겠지요. 속수무책 무너져가는 부모님을 보면서 많은 보호자들이 당황하고 낙담할 것입니다. 치매가 시작되면 주간보호 센터를 이용해 다양한 활동을 하게 됩니다. 그러다가 집에서 돌봄이 어려워지면 요양원으로 가는 경우가 많지요. 저자는 그렇게 요양원에 온 어르신들을 돌보면서 자신의 어머니의 상태를 이해하게 됩니다.

저자는 많은 어르신들을 만나면서 다양한 경험을 합니다. 아무래도 치매 환자들이다 보니 예측이 되지 않겠죠. 재미있는 일도 많고 가슴 뭉클한 일도 많습니다. 그렇게 정든 분들의 임종을 지켜보는 것도 참 힘든 일이지요. 요양보호사는 2교대, 3교대로 근무하게 되고 최저 시급을 받는다고 합니다. 돌봄이 필요한 노인들을 돌보며 식사 보조, 기저귀를 갈거나 목욕시키기, 각종 잔심부름 등 몸도 마음도 힘든 일들을 하게 되는데요. 환자들의 폭언과 욕설, 폭행에도 속수무책 당할 수밖에 없고 교양 없는 보호자의 갑질도 견디는 모습이 안타깝습니다. 그래서인지 요양보호사 자격을 취득하기는 쉽지만 실제 현장에서 일하는 비율은 낮다고 하는데요. 요양원이 늘어만 가는 시점에서 요양보호사들의 처우 개선도 필요해 보입니다.

'돌봄이 아니라 인생을 배우는 중'이라는 제목처럼 저자는 요양보호사로 일하면서 다양한 생각을 합니다. 더 좋은 환경의 요양원을 꿈꾸는 저자의 바람을 읽어보면서 공감이 되는데요. 어르신들에게 더 많은 자유가 주어지고 요양보호사와 어르신들이 대화할 시간이 많으면 좋겠다는 부분이 참 좋네요. 보호자가 면회 와서 부모님과 하룻밤을 잘 수 있는 게스트룸이 있으면 좋겠다는 바람도 이루어지면 좋겠습니다. 저자가 경험한 요양원의 현실이 잘 담긴 책입니다. 모든 요양원이 이와 같지는 않겠지만 부모님을 요양원에 모신 자녀들이 읽으면 좋을 내용들이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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