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20대에 설암 4기 진단을 받은 저자가 처음 병원에 간 순간부터 치료를 받은 전 과정을 담은 책입니다. 20대 꽃다운 나이에 대학원 졸업과 취업을 앞두고 암 진단을 받다니 청천벽력이었겠지요. 혀의 상당 부분을 잃을 수밖에 없고 수술 후에는 말을 하지 못할 수도 있다는 것을 알았을 때의 절망감은 상상조차 할 수 없습니다. 처음 대학 병원에 방문했을 때 의사의 무성의한 태도에 저도 화가 나더라고요. 별다른 설명도 없이 아무렇지도 않게 혀를 자르자고 하고 진료를 끝내다니, 그런 의사를 믿을 수 없어 다른 병원들을 찾아 검사를 받으면서 또 시간을 허비하게 됩니다. 설암 4기 진단을 받고 대학병원에서 수술 날짜를 잡는 과정도 험난하네요. 암 말기 환자인데도 최소 4주를 기다려야 수술할 수 있습니다. 다행히 중간에 한 주라도 빨리 수술 일정이 잡혀 다행입니다.
지금까지 암 투병 중인 지인들을 보면서 단순히 '힘들었겠다', '5년이 지나 완치 판정을 받았으니 이제 건강하겠지.'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이 책을 보니 그들이 얼마나 험난한 과정을 거쳐 '수술했는데 잘 됐대. 이제 정기적으로 검진만 하면 된다.'라는 말을 하게 되었는지 알게 됐는지 조금이나마 짐작이 됩니다. 그런 그들에게 '다행이다, 이제 건강해질 거야.'라는 진심을 담은 말을 건넸지만, 그들의 마음과 힘든 상황은 전혀 몰랐던 것 같아 죄책감이 듭니다.
저자는 암 진단을 받고 수술을 하고 회복기를 거칩니다. 책을 읽으면서 저자의 고통이 너무 생생해서 눈물도 나더라고요. 저자는 항암치료를 하고 정기적인 검진을 받으러 병원에 갑니다. 그 과정에서 정신 이상을 겪기도 하고 간병하는 가족들이 힘들어하는 것을 보며 자책도 합니다. 이런 과정들을 시간의 순서대로 차분하게 쓴 글을 읽으면서 저자가 참 대단해 보입니다. 이런 힘든 순간에도 자신의 상태와 치료 방법에 대해 꾸준히 기록을 해 왔기 때문입니다. 이런 기록이 있으니 자신의 변화를 객관적으로 볼 수 있고 이렇게 책을 낼 수도 있었겠지요. 이런 기록은 인터넷 카페나 주변의 사례보다 훨씬 구체적이어서 설암을 앓고 있는 사람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저자를 응원하고 지지하는 가족, 언제나 달려와주는 좋은 친구들, '완치'라는 이름의 반려견 등 저자 주변에는 좋은 가족과 친구들이 많은 것 같아 다행입니다. 이런 환경에서 긍정적인 생각을 하며 치료에 임했기에 절반의 혀로도 의사소통이 가능한 정도까지 왔겠지요. 저자는 자신의 상처를 감추기보다는 극복하기 위해 애쓴다는 사실을 공유하며 응원받고 싶다고 말합니다. 저자의 앞으로의 인생을 응원합니다. 주변에 있는 암에 걸린 지인들에게 어떻게 대해야 할지, 어떤 위로의 말을 건네야 할지도 생각하게 하는 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