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랜서 방송작가로 일하고 있는 저자는 '당당하게 소심하기로' 결심합니다. 남들에게 싫은 소리를 못해서 후배들에게 인기 있다는 사실이 기쁘기도 하고 슬프기도 합니다. 차라리 성격 나쁘고 글을 잘 쓰는 작가가 되고 싶다는 바람도 가져 봅니다. 아마도 그런 작가들은 하고 싶은 대로 해도 잘리지 않고 다른 사람들이 함부로 대하지 못하기 때문이겠지요.
저자는 '가장 좋아하는 것'에 대한 질문을 받으면 너무나 고민이 되기 때문에 선뜻 대답하지 못해서 '지금 좋아하는 것'이라고 바꿔서 생각해야 마음이 편하다고 합니다. 아이에게 비싼 가방을 사줄 수 없어서 필통을 집어 들었는데 59,000원이라는 가격을 알고서도 사지 않는다는 말을 할 수 없어서 어쩔 수 없이 2개나 계산했다는 이야기에는 한숨이 나옵니다. 저도 소심하지만 이 정도는 아닌 것 같아 이런 성격의 사람들도 일 잘 하고 잘 산다는 책을 읽으니 안심이 되기도 합니다. 저자는 방송 섭외 전화를 매일 돌리고 매일 거절당하면서도 꾸준히 일을 합니다. 소심한 성격이라 상처를 받기도 하겠지만 자신의 일을 좋아하니까 할 수 있는 것이겠지요.
책을 읽으면서 가장 좋았던 부분은 아이들에게 화를 내지 않는다는 것인데요. 다른 사람에게는 할 말도 못 하면서 아이에게는 화를 내고 스트레스를 푸는 자신의 모습이 싫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아이에게도 다른 사람에게 하듯이 예의를 갖춰 말하고 화를 내지 않는다고 하네요. 아이도 엄마가 화를 내지 않아도 말을 잘 듣고 잘 자라고 있으니 가정교육이 이렇게 중요하다는 것을 다시 한번 느낍니다. 저도 예전의 저자처럼 아이에게 버럭 소리를 지르기도 하고 불같이 화를 내면서도 '내 아이가 잘 자라게 하기 위해서'라는 말도 안 되는 변명을 늘어놓고 있는데요. 다른 사람에게는 절대 하지 못할 행동을 왜 소중한 아이에게 하는 것인지 다시 한번 반성하게 됩니다.
일상에서 너무나 소심함을 보이는 저자는 그래서인지 정 반대 성격의 남편을 만나 결혼합니다. 세상 사람들이 다 자신을 소심하다고 해도 저자의 남편은 소심하지 않은 줄 알았는데, 아이들을 혼낼 때 '남들이 보면 뭐라고 하겠어'라며 남을 의식하는 것을 보고 놀라게 됩니다. 자신도 어릴 때 그런 잔소리가 듣기 싫었기에 남편을 설득해서 아이들에게 남의 시선을 신경 쓰게 하는 말은 하지 않기로 합의합니다. 책을 읽다 보면 저자는 세심한 성격이라 이런저런 틀을 만들어두고 지켜나가는데 이런 부분을 남편이 함께 지켜줘서 참 좋아 보입니다. 저자의 성격을 잘 이해하는 남편이 있기에 가정생활도 평탄한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