옷장을 열면 철학이 보여 탐 그래픽노블 1
쥘리에트 일레르 지음, 세실 도르모 그림, 김희진 옮김, 김홍기 감수 / 탐 / 2020년 8월
평점 :
절판


그래픽노블은 만화와 소설의 중간쯤에 있다고 하죠. 그래서 읽기 쉬우면서도 다양한 정보를 얻을 수 있어 좋더라고요. 이번에 만난 그래픽노블은 '옷장을 열면 철학이 보여'입니다.

책을 한 권 읽었는데 많은 지식과 상식을 얻을 수 있어서 참 좋았습니다. 패션으로 알아보는 역사와 철학 이야기입니다. 읽으면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되는 책이네요.

 

지금은 패션이 개성을 나타내는 수단이지만 고대에서는 말 그대로 의복이었습니다. 고대 이집트, 고대 그리스의 옷을 떠올려보면 이해가 쉽게 됩니다. 여기서는 그림으로 보여주니 더 좋네요. 그러다가 중세 후기 서양에서는 봉건 제도의 위기 속에서 상인 계급이 부상하면서 패션이 출현하게 됐습니다. 패션의 출현은 사회적 관계, 시대정신의 변화를 상징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패션이란 소비 현상이자 귀족 계급의 과시적인 행동이라고 하네요.

그렇지만 모든 사람이 입고 싶은 옷을 입을 수 있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귀족들이 사치스러운 옷을 입고 다니자 평민들도 따라 하기 시작했고, 계급을 옷차림으로 구분하고 싶었던 귀족들은 '사치 단속법'을 제정하기에 이릅니다. 사치단속법이 계속 제정되었다는 것은 법이 효력이 없었다는 뜻과 같습니다. 그러다가 1700년대에 들어서서 복장의 자유가 현실화됩니다. 하지만 여성들의 바지 착용은 여전히 금지됐습니다. 이것은 1800년대가 되어서야 허용됐는데요. 1920년대에 짧은 머리와 여성 바지로 세상을 바꾼 샤넬은 그 당시 혁명이었지요. 예전에 샤넬에 관한 영화를 본 적이 있는데 샤넬이 그 당시 여인들의 과한 옷차림 대신 간소하고 단정한 스타일의 옷과 가방, 모자를 만들어 패션의 흐름을 바꿨던 기억이 납니다.

시대의 흐름에 따라 18세기에 이르러 화려한 옷을 즐겨 입었던 남성들이 실용적인 옷을 입게 됩니다. 이는 프랑스 혁명 이후에 평등사회를 구현하기 위한 움직임이었는데요. 이 당시에도 여성의 사회적인 역할은 작아서 여성들의 패션은 더 화려해집니다. 평등주의를 표방하는 남성들은 아내의 화려한 의상을 통해 성공한 남자로 보인다는 것이죠. 일명 프로피 와이프 효과인데요. 사회적 지위가 낮은 여성들이 자신을 드러내는 수단으로 패션을 선택했고, 이는 남편의 욕망을 실현해 주는 계기가 됐다고 하니 이해가 되면서도 씁쓸하네요.

상류층의 치장법이 하류층에 널리 퍼지면 상류층은 또 다른 패션을 만들어냅니다. 이는 상류층의 특권 의식과 하류층의 모방 욕구를 반영하는 것인데, 이는 인간의 본능으로 볼 수 있겠네요. 이것을 욕망의 삼각형이라고 하는데요. 연예인을 따라 하는 10대들의 모습을 상상해보면 금방 알 수 있지요.

패션의 역사를 알려주면서 생각할 거리를 주는 그래픽 노블입니다. 단순한 사실의 나열이라면 인터넷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겠지만 이렇게 패션과 인문학을 결합한 철학적인 구성이 마음에 드네요. 패션으로 본 인문학을 만화로 읽으니 한결 이해가 쉽네요. 이 내용이 글로 쓰였다면 딱딱하고 재미없어서 끝까지 못 읽었을 것 같은데 그래픽노블 형식이라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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