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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답게 살고 있냐고 마흔이 물었다 - 설레거나 시시하거나 이대로가 좋은 나이
김은잔 지음 / 포레스트북스 / 2020년 6월
평점 :
17년 차 방송 작가의
에세이입니다. 방송에 대한 이야기보다는 40대로 살아가는 미혼 여성의 일상을 보여주는 책입니다. 분위기에 휩쓸리지 않고 나답게 사는 것이 어떤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 담겨 있네요.
'설레거나 시시하거나
이대로가 좋은 나이'라는 부제가 눈에 들어오네요. 마흔은 많지도 적지도 않은, 매력적인 나이인 것 같습니다.
저자가 방송 작가로
오래 일했다고 하니 안정적인 삶을 살고 있을 것 같지만, 방송계에서 프리랜서로 살기는 쉽지 않지요. 책을 읽어보니 방송작가들이 생각보다 부당한
대우를 받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깝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작가로 사는 것은 글쓰기를 좋아하기 때문이겠지요. 계속 변화하는 방송 트렌드를
따라가야 하고 여러 분야의 사람들과 협업하는 일이 적성에 잘 맞나 봅니다. 처음 일을 시작할 때는 빨리 선배가 되고 싶었지만 막상 17년 차가
되고 보니 생각보다 힘든 일이라 불안한 마음이 드나 봅니다. 그래도 저자가 이 일을 17년을 했다는 자체만으로도 적성에 잘 맞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듭니다.
한국에서 여성이
40대에 미혼으로 살게 되면 주변 사람들에게 결혼 관련 질문을 많이 받게 되지요. 질문을 하는 사람들은 안부 삼아 가볍게 물어보지만 당사자는
괴롭습니다. 이는 미혼 여성이라면 다 공감하는 부분이지요. 기분 상하지만 겉으로 드러내기도 그렇고 웃으며 넘어가기 십상입니다. 그런데 이렇게 잘
참고 있는 미혼 여성에게 '노산' 운운하며 자극하면 안 되겠지요. 이런 상황에서 발끈하며 바른 말을 하는 저자가 멋집니다.
저자는 주변 친구들이
하나둘씩 결혼해서 아이를 낳는 것을 보면서 소외감을 느낍니다. 다른 처지에 놓인 입장이기에 서로를 이해해보려 하지만 아무래도 예전처럼 지내기는
어렵지요. 하지만 결혼을 하지 않으면 또 다른 인연이 생기고, 결혼을 한 사람들은 아이를 통해 다양한 인연이 생깁니다. 자신의 처지에 맞게
새로운 만남을 갖게 되는 것은 당연한 일이지요. 저자는 이런 부분들이 처음에는 힘들었지만 이제는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게
됩니다.
저자는 공자가 마흔을
'흔들리지 않는 나이'라고 규정한 것에 대해 이렇게 말합니다. 마흔은 불혹이 될 수 없음을 당당하게 인정하고, 흔들리는 자신에게 괜찮다고
말해주라고요. 하루하루 잘 살아가면 된다는 저자의 말에 안도감이 듭니다.
마흔은 참 좋은
나이이지요. 지나온 시간 덕분에 여유롭고 시각도 넓어지는 것 같습니다. 책을 읽어보면 저자는 예쁜 사랑을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지금 20대
같은 사랑을 하고 있다는 저자를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