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펭수의 시대 - 펭수 신드롬 이면에 숨겨진 세대와 시대 변화의 비밀
김용섭 지음 / 비즈니스북스 / 2020년 3월
평점 :
절판
처음 펭수를 봤을 때는
EBS에서 재미있는 캐릭터를 만들었구나, 정도로만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한 번씩 펭수 영상을 보니 너무 재미있더라고요. 선배의 전화를 받지 않고
거절을 눌러버리는 펭수를 보면서 대리만족 기분도 느끼고 통쾌했습니다. 아마 다들 비슷한 마음이겠죠. 직장인들의 마음을 대변해 주는 펭수는 이
시대의 아이콘이 되었습니다.
펭수 신드롬은 왜
일어났고, 한국 사회에서 펭수가 가지는 가치는 어떤 것인지에 대한 책이 나왔네요. 왜 펭수가 인기가 있는지 분석한 글이
재미있네요.
제가 직장 생활을
하면서 느낀 점 중 하나는 군대 문화였습니다. 너무나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상명하복식 문화, 상사의 의견에 반대하지 못하는 경직된 분위기, 직위와
나이가 많다는 이유만으로 후배를 인격적으로 모욕하는 것도 눈감아주는 그런 문화에 도저히 적응이 안 되더라고요. 그래도 제가 직장 생활을 처음 할
때와 지금은 많이 달라진 것 같습니다. 아직까지 상식이 통하는 사회는 아니지만 그래도 많이 개선된 것 같아 다행입니다. 앞으로 더 많은 점이
바뀌어야겠지요.
이런 이해할 수 없는
직장 내 분위기에서 신입사원들은 아무 말도 하지 못한 채 속으로만 불만을 토로합니다. 그런데 펭수가 우리의 마음을 대변해 주니 얼마나 속이
시원한지 모르겠습니다. 선배에게 '잔소리하지 마세요, 제가 알아서 하겠습니다.'라고 당당하게 말하며, 퇴근 후 회식은 왜 하는지 모르겠다고
말하는 펭수가 기특하네요. 10살 자이언트 펭귄으로 설정돼있는데 20~30대 직장인의 마음을 알아주는 것이 신기하지만, 펭귄이 10살이면 우리
나이로는 40살 정도 된다고 하니 이해가 됩니다.
할 말을 당당하게 다
하는 캐릭터, 그런데도 밉지 않지요. 아마 펭수 탈을 쓴 연기자의 역량도 큰 몫을 했을 텐데요. 보통 인형탈 속 연기자들은 말을 하지 않고
행동만 하기 때문에 다른 사람으로 교체할 수 있겠지만 펭수는 말을 하기 때문에 연기자 교체가 어려울 것 같습니다. 그런데 펭수가 여기저기 행사에
나타나고 CF를 찍고 다양한 활동을 하는 것을 보면서 연기자가 힘들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이 책에서도 그런 내용이 나오네요. 연기자를
매니지먼트하는 것이 중요하다고요. 펭수의 가치관, 말과 행동은 펭수 전담팀에서 관리하지만 펭수가 실제 상황에서 어떤 말을 하고 어떤 행동을
하는지는 오로지 연기자에게 달렸기 때문입니다.
뽀로로를 능가하는
펭귄이 되겠다던 펭수는 이미 직장인들의 스타가 됐습니다. 안티 꼰대를 지향하는 펭수는 가식 없이 자연스러운 모습으로 비정상을 정상으로 바로잡고
있습니다. 이런 펭수에게 열광할 수밖에 없지요. 사람이 아니라 캐릭터이기 때문에 더 당당하고, 표정 변화 없이 할 말을 다 하는 펭수가 편안하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이 책에서는 대한민국을 주도하는 '펭년배'들의 가치관과 어울리는 펭수 열풍을 설명합니다. 다양한 각도에서 펭수의 인기 원인을
분석해 주니 참 재미있습니다. 책을 읽으면서 펭수와 현재 한국 사회에 대해 더 많이 알게 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