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과 재미있는 그림을 보니 얼른 읽고 싶은 생각이 듭니다. '포기하고 싶은 순간 사실
가장 미친 짓을 할 용기가 생긴다'라는 문구를 보니 유머러스한 내용이 가득할 것 같지만 '더 이상 버틸 수 없다고 느낄 때 희망을 주는 의외의
위로들'이라는 문구는 뭔가 무거운 느낌도 들고, 죽으려는 사람의 심리는 어떤 상태일지에 대해 생각을 하게 됩니다. 마냥 재미있는 내용은 아닌가
봅니다. 어떤 내용일지 궁금해지는 책이네요.
이 책의 저자 타라 부스는 2018년 미국 이그나츠 어워드 수상 작가라고 하네요. 그림 에세이라 책장이 금방 넘어가면서도 곰곰이
생각할 내용이 많아 여운이 남습니다.

이 책의 저자들은 우울증, 불안, 자살 충동 등을 느꼈던 경험을 통해 다른 사람들에게 그림으로 희망을 주려 합니다. 죽는 대신할
수 있는 것들을 그림으로 그려 유머러스하게 표현해 힘든 사람들의 마음에 여유를 주려는 목적으로 만든 책입니다. 가까운 사람에게 고민을 털어놓을
수 없다면 전문기관을 찾기를 조언하며 관련 기관의 전화번호도 수록해 놓았네요.
죽기 전에 이런 일들을 해보는 건 어떨까요. 책에 나온 것들을 다 해보려면 하루에 하나씩만 해도 99일이 필요합니다. 그런데
책에 나온 대로 부기 보드(서핑보드) 전문가가 되려면 몇 년은 걸립니다. 나무를 심고 자라는 것을 보라는 조언도 있는데 이걸 따르려면 몇 십
년은 필요하겠지요. 그래서 이걸 다 해보려면 죽을 수가 없네요.
잼이 가득한 도넛 실수로 밟아 터트리기, 나무 한 그루를 심고 백 년쯤 느긋하게 기다려본다, 책을 구미가 당기는 대로 잔뜩
사두고 책장에 꽂아둔 채 들춰보지도 않는다, 커플 목걸이의 한쪽은 내가 갖고 나머지 하나는 과감히 버린다 등 기발한 문장과 재미있는 그림에 자꾸
눈길이 갑니다.

식물원 안에 아무도 모르게 숨어보기, 남을 사랑하는 법을 검색해보고 정반대로 실행해본다, 싫어하는 사람 얼굴을 계란에 그린 뒤
힘껏 밟아버리기, 말도 안 되는 농담을 글로 써보기, 친구에게 다급히 만나자고 약속을 잡고 한 시간 뒤에 취소한다 등 미친 척하고 해볼법한
일들이 나옵니다. 실제로 해볼 용기는 나지 않지만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가슴이 뻥 뚫리는 것 같습니다.
보통 버킷 리스트를 만들면 여행하기, 사랑하는 사람과 시간 보내기 등 뭔가 아름다운 일들을 떠올리게 되는데, 이 책에는 평소
해보지 않았던 것, 생각조차 못 했던 것, 마음속에서만 생각했던 것들이 글과 그림으로 과감하게 나옵니다. '어차피 죽을 건데 무슨 상관이야'라는
마음으로 하면 할 수도 있을 것 같은 내용들이라 웃음이 나오기도 하고, 실제로 하면 스트레스가 풀릴 것 같기도 합니다.
빡빡한 일상을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위로가 되고, 죽음을 생각하는 힘든 사람들에게는 살아갈 용기를 주는 책이네요. 이 책의
저자는 책의 수익을 모두 국립 자살방지협회에 기부하기로 했으며, 한국 출판사 역시 수익의 일부를 자살예방 관련 단체에 기부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이 책을 구입하면 재미있게 읽으면서 위로도 받고 좋은 일에 기부도 할 수 있어 더욱 뜻깊은 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