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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쁜 엄마 다이어리
김지원 지음 / 북레시피 / 2018년 11월
평점 :
'나쁜 엄마 다이어리'라는 제목과는 달리 표지에는 빨간 치마를 입은 엄마의 다리에 매달려 기분 좋은 표정을 하고 있는 여자아이가 보이네요. 아이가 좋아하는 엄마라면 나쁜 엄마가 아니겠지요. 그런데 왜 나쁜 엄마라고 한 걸까요. '네 엄마만 하려고 태어난 거 아니다!'라는 부제를 보니 이해가 갑니다. 엄마로서의 헌신만 강요하기보다는 내가 하고 싶은 것을 당당하게 하는 엄마로 살겠다는 다짐이군요. 꼭 헌신적인 엄마만 좋은 엄마는 아니지요. 저자의 일상이 궁금해서 책장을 넘기게 됩니다.
시대가 변하면 생각도 바뀝니다. '전통적인 엄마상'과 '요즘의 엄마상'은 분명한 차이가 있지요. 예전에는 헌신적인 엄마, 자애로운 엄마를 최고로 쳤다면 요즘은 꼭 그렇지도 않습니다. 남들의 눈에는 나쁘게 보일 수도 있겠지만 나만 당당하면 되는 것이죠. 그리고 요즘은 그런 엄마를 나쁘게 보지 않습니다.
우리 부모 세대와는 달리 우리 세대는 어릴 때부터 부모의 사랑을 받고 많은 것을 누린 세대지요. 그렇기에 엄마가 되었다고 해서 나의 모든 것을 포기하고 아이에게 올인하지는 않습니다. 그래서인지 부모교육이나 육아서 주제도 '엄마가 행복해야 아이도 행복하다'거나 '엄마의 자존감이 중요하다'라는 내용이 많지요. 그런 내용들이 이 시대에 맞고 엄마들의 공감을 불러일으키기 때문이겠지요.
저자는 어린 시절이 불우했다고 말합니다. 폭력적인 아버지, 가난한 집안 사정 때문에 학생 때부터 아르바이트를 했고 결혼해서는 남편의 빚을 함께 갚으며 치열하게 살았습니다. 그래도 어린 시절, 집에 책이 많았기 때문에 다독으로 공부를 잘할 수 있었고 다양한 꿈을 꿀 수 있었다는 경험으로 자신과 아이들의 책을 사는 데는 돈을 아끼지 않습니다.
로봇 청소기, 식기세척기 등 집안일을 할 시간을 줄여주는 전자제품을 적극 활용해 자신의 시간을 갖고, 아이들에게도 집안일을 시킵니다. 주중에는 맞벌이로 바쁘지만 인터넷 특가를 활용해 주말마다 가족여행을 합니다. 아이들에게 어릴 때부터 자립심을 길러주고 동시에 많은 것을 누릴 수 있게 해주려고 노력하는 엄마네요.
자신을 예쁘게 꾸미고 맛있는 것도 먼저 먹고 아이들에게도 집안일을 하게 하는 엄마는 절대 나쁜 엄마가 아니지요. 나쁜 엄마는 아이들에게 사랑을 주지 않고 관심이 없는 엄마지요. 저자처럼 인생을 즐기며 집안일을 최소화하며 살든, 집안일을 즐거워하며 소소한 행복을 찾으며 살든 본인만 행복하다면 백점이라고 봅니다. 그런 행복한 엄마 밑에서 자란 아이들은 엄마를 사랑하고 안정감 있게 자랄 거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