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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의 미숙 ㅣ 창비만화도서관 2
정원 지음 / 창비 / 2019년 2월
평점 :
올해의 미숙 서평
-하나둘 곁을 떠나가는 사람들 속에서 단단하고 어엿한 ‘나’로 홀로 서는 미숙의 이야기

이 책은 만화책으로 피너툰에서 연재되었던 웹툰이라고 한다. 완결된 웹툰의 후반부 설정과 내용을 수정했다고 하니 웹툰으로 보았던 사람들도 다시 읽어보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의 내용을 보았을 때 조금은 영화 같은 느낌의 만화였던 것 같다. 올해의 미숙이라는 표지와 제목에서부터 느껴지는 차분한 느낌들이 인상적이었던 책이었다.
책의 줄거리를 살펴보면 장미숙이라는 이름을 가지고 80년대를 살아가는 미숙이라는 한 십대 소녀가 겪는 이야기들을 하고 있다. 80년대의 십대의 이야기를 하고 있다는 점에서 다른 십대의 이야기를 하는 책들과는 다르지만 또 비슷하기도 했다. 미숙이 겪는 이야기가 어떤 특별함이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한 인물의 삶을 다룬 이야기이기에 특별할 수밖에 없는 이야기이기도 했다.
미숙은 가정에서의 갈등, 그리고 학교에서의 갈등을 겪게 된다. 각각의 이야기가 안타깝기도 하고, 그녀가 앞으로 살아갈 날들이 궁금해지기도 했다.
그리고 책을 읽다가 점점 미숙이라는 인물에게 빠져들고 난 후에 책에 등장하는 반전이 충격적이면서도 그녀에게는 큰 전환점이 되었던 부분이 인상적이었다.
책의 그림들이 흑백으로만 되어 있었는데 이 흑백의 그림들로 인해서 책의 내용이 더 진지하게 다가왔고, 무언가 아련한 느낌을 주었던 것 같다. 80년대의 이 사회가 어떤 모습이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이 책을 통해서 그 모습을 어느 정도 들여다 볼 수 있었지 않았을까 생각이 들었다.

(85p)
친구들이 나를 미숙아라고 불렀고 그건 내 명찰이 되었다라는 이 문장이 기억에 남았다. 누군가가 나를 규정하는 것이 내 이름인 것일까? 생각해보게 되었다.

(119p)
책의 분위기가 이런 문장들에서 나오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권에서 끝나는 ‘올해의 미숙’이었지만 앞으로 계속될 미숙의 삶이 기대가 되는 책이었다. 80년대의 미숙의 십대 이야기로 흥미진진하게 읽어나갈 수 있었던, 올해 그 이후의 내년의 미숙이 더 궁금해지는 만화 ‘올해의 미숙’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