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중국 도대체 왜 이러나
김기수 지음 / 살림 / 2010년 12월
평점 :
내용이 딱딱할 줄 알고 머리가 복잡해 잠시 밀어두었었는데,
가볍게 술술 읽어 내려갈 수 있는 내용이었다.
한반도 주변국가들이 통일 바라지 않는 것은 익히 알고 있었지만,
중국이 한반도 문제에 대해 어정쩡하게 대응하는 것이 모두 이같은 맥락에서 이루어지고
있다는 것까지는 생각을 못했었다.
중국이 동북아공정을 내세우는 것은 한반도가 통일될 경우
일본하고 쿵짝쿵짝해서 차지한 만주 지방의 영유권을 주장하면
할 말이 없기 때문에 선수를 치는 거라는 대목도 흥미로웠고,
또 한민족을 '동이'라고 오랑캐 취급은 했지만 총명한 민족임을 익히 알고 있기에,
통일이 되면 쉽게 감당하기 힘든 존재라는 것.
그리고 북한이라는 정치 군사적 완충지대가 없어지면
자유민주주의 세력, 즉 미국과 국경을 접하는 것과 마찬가지이므로
더더욱 통일을 바라지 않는다는 것 등
중국의 한반도에 대한 태도를 흥미진진하게 분석하면서
경제적 교류과 활발하다고 해서 중국이 사회주의국가이고,
주도면밀하게 통제 견제하고 있다는 것을 염두에 두고 중국을 대해야 한다는
저자의 이야기에 전적으로 동감했다.
저자는 또한 중국이 미국에 이어 세계 패권을 거머쥘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지만,
실현 불가능한 이야기라며 그 이유를 조목조목 설명하고 있는데,
그 논지 또한 흥미로웠다.
중국이 비록 경제 개방은 했지만,
자유시장 원리를 따르는 것이 아니라
국가가 철저히 통제하는 개방이라서 머지 않아 한계를 맞을 것이란다.
그리고 패권을 잡으려면 군사력도 따라 줘야 하는데,
패권을 잡기에는 중국의 군사력이 생각 외로 보잘 것 없다는 다양한 사례를 제시고 있다.
또한 서구의 경우 지식의 축적과 창의성을 수반한 경제 발전과 성장이었지만,
중국의 경우는 스스로 기술력을 키우기보다는
모방과 답습, 저임금으로 쌓아 올린 경제 성장이고,
사회주의 체제를 유지하는 한 절대 창의성을 발휘할 수 없으므로
수치적으로는 조만간 미국을 따라잡을 듯 싶지만,
허장성세에 불과하다는 저자는 이야기한다.
한마디로 축적된 기술력도 없고,
빈곤층이 전체 인구의 80%를 넘는 불균형의 극을 치닫는 국가가
어떻게 세계 패권을 잡을 수 있느냐는 이야기다.
재밌는 것은 우리의 고속성장과
중국의 고속성장은 질적으로 다른데,
가장 큰 이유가 우리는 자유민주주의를 바탕으로 한 경제 성장이었고
중국은 그렇지 못하다는 것이다..
부연설명으로
우리나라 역대 대통령들이
장기집권에 독재에 이런저런 시행착오를 되풀이 하여 국민들로부터 인정과 지지를 못받았지만,
저자의 주장에 따르면 운좋게도(?) 역대 대통령들 모두
우리나가가 경제 성장과 사회 기틀을 잡을 수 있도록,
시의적절하게 정책을 펼쳤다는 것이다.
한마디로 우리의 경우
역대 대통령들이 나름 자유민주주의 수호를 바탕으로 한 정책을 펼쳤고,
슬기롭게 바통을 이어 가며 체계적으로 단계를 밟아 도약 발전해 왔고,
그래서 앞으로도 발전할 가능성이 있다는 이야기다.
하지만 중국의 경우 사회주의체제하에서
이런 다양한 정치 상황 거치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중국 지도층이 지금의 체제를 깨뜨릴 생각이 없으므로 한계에 부딪칠 수밖에 없고,
우리와의 비교는 무의미하단다.
세상이 온통 메이드 인 차이나 제품으로 뒤덮여 있어서
중국이 우리나라처럼 고임금 국가가 되면 제품가격도 따라 오를 텐데
그렇게 되면 우리의 일상뿐만 아니라 세계 경제는 어떻게 될까? 싶은 생각이 들곤 했는데,
저자의 주장처럼 중국이 종이 호랑이일 뿐이고, 세계 패권을 거머쥐지는 못할망정
이런 면에서 보면 중국이라는 나라가 차지하고 있는 세계적 위상은 무시할 수만은 없는 것 같다.
비록 한반도 역대 대통령의 정책과 경제 성장을 끼워 맞춘 대목들에는 거부감이 느껴지긴 했지만,
중국의 국제 사회적 위상을, 국제 사회에서 중국이 취하고 있는 조치들을 이해하는 데
이 책이 많은 참고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