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이재명을 만났다
최인호 지음 / 씨스케이프(이맛돌) / 2016년 12월
평점 :
품절


작년 11월에 첫 촛불집회가 시작되고, 매 주 토요일마다 촛불집회는 이어졌다. 예전에도 촛불집회가 있었지만, 그때와는 성격이 달랐다. 시민들의 시위 참여 문화는 성숙했고, 전경 의경들의 시위 통제도 많이 부드러워졌다. 시민들은 썪은 정치인들에게 분노하고, 이를 바꾸고자 하는 열망으로 자신의 주말을 광장에서 보냈다.

 

이러한 최근 몇 달동안 대한민국이 보여준 광장민주주의의 모습을 책으로 만날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 '어느 날 이재명을 만났다.'라는 책에 그 날 광장에서 있었던 일이 담겨서 나온 것이다. 성남시를 돌보던 시장이 왜 자꾸 서울 한복판에 와서 시민들 앞에 서는 것일까? 사실 정치인으로서 자신의 세력구축을 위해서 그럴 것이라는 생각만 하면서 크게 관심을 두지 않았었다. 그런데 그건 이재명시장에 대해서 잘 알지 못하고 갖게된 편견이다.

 

이 책은 이재명시장에 광장에서 외쳤던 연설문의 원본을 담고 있다. 연설문이다 보니까, 말에 힘이 있고, 대중을 선동하는 힘이 있다. 그리고 그 날 광장에 모였던 사람들의 분노가 느껴지고, 지금 대한민국의 어려운 현실에 대한 위로가 느껴진다. 하지만 이 책이 단순히 이재명시장의 연설문이나 행적을 담아놓기만 한 책은 아니다. 저자는 이재명시장의 연설에 쓰인 특정인에 대한 해석을 달고, 자신이 생각한 이재명시장에 대한 생각을 담아 놓았다.

 

이 책은 현재 진행중인 촛불시위 중에 쓰여진 점이 특이하다. 즉 어떤 사건이 완료된 후에 정리한 책이 아니라, 현재 진행중인 역사적인 현장의 기록이다. 그 역사적 현장에 이재명이라는 사람이 있었고, 그가 자신의 인생을 걸고 대중 앞에서 외친 기록이다.

 

촛불집회가 있기 전까지 정치에 무관심했던 자신을 반성하게 만드는 책이다. 이재명시장처럼 썪은 정치세력과 경제인의 연결고리를 무너뜨리기 위해서 온 몸으로 뛸 수는 없지만, 그래도 이런 사람이 우리나라에 있다는 사실에 위로가 되었다. 그리고 우리정치가 끝없이 수렁으로만 들어가지 않고, 한줄기 빛이 있다는 희망의 메세지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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