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으로 출근 - 엄마는 모르는 아빠의 리얼 육아 스토리
전희성 지음 / 북클라우드 / 201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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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가 첫 아이를 임신했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부터, 나의 육아관련 서적 독서는 시작되었다. 임산부 관련 책, 태교 및 육아상식 등에 관한 책이 집에 쌓이기 시작했다. 책을 읽고, 인터넷검색을 통해서 육아에 관한 정보를 얻고, 힘든 첫아이 육아를 이겨냈다.

그런데 둘째아이가 생기고는 책을 별로 읽지 못했다. 사실 두 명을 키워본 가정에서는 알겠지만, 책을 읽기도 힘들뿐더러, 실제로 책에서 지식을 얻기보다는 첫아이를 키웠던 경험에 비춰 키우는 것 같다. 그래서 한동안 육아관련 책을 못 봤었다.

 

어느 날, 오랜만에 시간이 나서 육아관련 서적 '집으로 출근'을 읽게 되었다. 웹툰형식으로 되어 있는 책이라고 해서 호기심이 갔던 책이다. 그런데 정말 인터넷으로 웹툰보듯 쉽게쉽게 읽을 수 있었다. 정말 만화 몇 컷과 짦은 글들이 전부인데, 이렇게 진지하게 육아하는 아빠의 모습을 담을 수 있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만큼 한 컷 한 컷에 진정성을 담았다고 생각한다.

 

만화가가 꿈이었던 아빠가 육아카페에서 다른 초보부모들과 소통을 하다가, 자신의 소질을 사려 시작한 웹툰이 이렇게 책이 되었다. 이 책의 시작이 '소통'을 위한 글이어서 그런지, 읽으면서 격하게 공감되는 부분이 많았다. 남자가 되고 처음 산부인과를 출입하던 경험, 베이비페어에 가서 느꼈던 육아용품의 신세계, 출근할 때 울고불고 하던 아이가 TV를 더 좋아하게 된 경험 등은 정말 내 이야기 같았다.

 

그동안 아이를 어떻게 키우는 것이 잘 키우는 것인가에 논한 책은 많이 보았다. 이 책이 그런 책이였다면, 아마 10쪽도 못 읽고 덮어 뒀을 것이다. 하지만 이 책은 한번 보면, 만화책 보듯이 다 읽게 된다. 책을 읽으면서, 내가 그동안 살아온 4~5년 동안의 아빠로서의 모습을 돌아보고 있었다. 직장 동료들에 비해서 자기계발에 뒤쳐진 스스로를 자책하면서 살아왔다. 나는 그동안 뭘 하면서 살았을까? 이렇게 집에서 애보다가 뒤처지는 건 아닐까? 이런 고민을 하던 나에게 위로가 되는 책이었다.

 

월요일에 태어난 아이 덕에 출산휴가를 다 쓸 수 있어서 감사하는 아빠, 금요일 저녁에 직원회식이 끝나고 다시 토요일에 문화센터로 출근하는 아빠의 모습을 보면서 이 시대의 아빠들을 떠올릴 수 있었다. 만화가 주는 기쁨은 이런 상상력인 것 같다. 그냥 자신의 이야기를 줄글로 쭉 써 놓았으면 공감이 부족했을 수 있다. 그런데 이렇게 몇 컷의 그림과 한 두 줄의 글을 읽으니, 스스로 추억을 상상하게 된다.

 

육아로 지쳐있는 아빠들에게 위로가 되는 책이다. 그리고 그런 아빠의 생각이 궁금한 엄마들도 함께 읽으면 좋은 책이다. 읽는 데 걸리는 시간은 얼마 되지 않지만, 그동안 육아하면서 살아온 시간들을 떠올리는 기쁨은 책을 읽고 난 후에도 오래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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