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입 크기의 프랑스 역사 - 혁명과 전쟁, 그리고 미식 이야기
스테판 에노.제니 미첼 지음, 임지연 옮김 / 북스힐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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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입 크기의 프랑스 역사"는 프랑스출신의 치즈전문가가 프랑스인이 즐겨먹는 음식과 관련된 프랑스 역사를 소개한 책이다. 이 책은 내가 그동안 읽었던 유럽사나 프랑스 역사 서적과 달랐다. 정확한 문헌기록에 근거한 역사가들의 의견이 담겨있던 기존 역사서와 달리 이 책은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책이다. 하지만 책 내용은 저자가 오랜 시간동안 많은 책을 읽고 음식전문가들을 만나서 정리한 내용이어서, 흥미로웠다. 프랑스인들의 음식에 대한 사랑은 유명하다. 하지만 난 소문으로만 들었을 뿐, 직접 관련된 이야기들을 들은 적은 없다. 하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프랑스에서 현재 유통되고 만들어지는 음식들이 프랑스인들이 어떠한 생각을 하면서 먹고 있는지 알 수 있었다. 이 책 한 권만으로 프랑스인들의 미각을 다 이해할 수 있다는 착각이 들었다. 이 책의 내용 중, 특히 기억에 남는 이야기는 "초승달 논쟁"이야기 이었다. 여기서 초승달은 프랑스의 대표적인 빵 "크로아상"을 말하는 것이다. 사실 이 빵이 오스트리아와 오스만제국이 전쟁하던 중에 전쟁에 공을 세운 제빵사가 특혜로 만들수 있게 되었다는 이야기는 알고 있었다. 그리고 오스만제국의 상징인 초승달모양으로 빵을 만들어서, 빵을 먹을 때마다 오스만제국을 조롱한다는 의미가 있다는 것도 알았다. 하지만 정말 중요한 것은 이 빵이 왜 프랑스에서 유명한지는 몰랐다. 이러한 이야기들은 어디서도 듣기가 쉽지 않았다. 그런데 이 책을 통해서 명쾌하게 그 이유를 알게 되었다. 그리고 지금도 이 초승달 모양의 빵과 관련된 논쟁들이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 갓 구어진 빵을 먹는 것이 더 맛있는지, 재료를 버터 대신 마가린을 쓰는 것은 어떤지 등의 이야기들을 하고 있다. 식품관련 일을 평생토록 한 저자의 글이어서 그런지, 음식과 관련된 논쟁들을 이야기하는 것이 더 실감나게 느껴졌다. 마치 내가 프랑스인들이 많이 모여 있는 식당에서 프랑스인들에게 둘러싸여 이 논쟁에 참여하고 있다는 착각이 들었다. 우리 일상에도 프랑스에서 온 음식문화가 많이 있다. 그래서 프랑스인의 프랑스음식이야기를 다룬 책이지만 흥미롭게 읽혀졌다. 내가 프랑스인도 아니고, 프랑스음식 애호가도 아닌데 말이다. 이 책은 이렇게 프랑스음식에 대한 배경지식이 없는 사람도 쉽게 끌어당기는 묘한 매력이 있다. 그리고 프랑스역사와 프랑스 음식이 어떠한 연관성이 있는지도 알 수 있다. 본래 역사전문가가 아닌 저자가 이 책을 쓰기 위해서 프랑스 역사를 열심히 공부하고, 이 책을 쓸 때 누구보다 진진하게 역사 속에 등장하는 음식을 다루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지금 우리 일상에 친숙한 프랑스음식들이 어떤 사연을 가지고 있는지 알 수 있어서 재미있었다. 이 책을 읽고서 프랑스음식들을 만나니 더 맛이 있는 것 같기도 하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 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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