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미술관 - 그림에 삶을 묻다
김건우 지음 / 어바웃어북 / 2022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인생미술관'은 대중들에게 친숙한 유명 서양화가 22명의 죽음과 삶의 이야기를 담아 놓은 책이다. 이 책은 십여년 동안 근현대 서양미술을 꾸준히 연구한 저자가 직접 전세계의 미술관들을 을 여행하고 깨달은 지식들을 대중들이 편안하게 읽을 수 있도록 잘 정리해 두었다. 책을 읽고 있으면, 그냥 미술관련 서적을 읽는 느낌보다는 미술관에 와 있다는 느낌이 든다. 그리고 저자의 생생한 목소리가 들리는 것 같아서, 마치 미술관 투어를 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어서 좋았다.

이 책은 다름 미술관련 서적과 크게 다른 점이 있다. 바로 각 장의 화가를 소개할 때, 화가의 죽음부터 이야기를 시작한다는 것이다. 보통은 화가를 소개할 때, 화가가 가장 인생 하이라이트인 순간을 다루거나, 가장 극적인 순간을 다루는 경우가 많다. 또는 일반적으로 잘 알려지진 않은 숨겨진 에피소드를 꺼내면서 이야기를 시작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이 책은 이러한 상투적인 방식을 쓰지 않고 죽음을 처음에 꺼내들었다.

처음에는 이 방식이 충격적이었다. 신문기사 같은 형식의 편집된 공간에 화가의 사망기사가 첫 줄에 나오고, 화가가 어떻게 죽었으면, 장례식 분위기는 어떠했는지 상세하게 적었다. 그리고 부고를 알린 후에 화가가 어떤 인생을 살아왔는지 1쪽 정도 분량으로 정리해 두었다. 그리고 화가의 무덤이나 비석 사진을 담아서 화가의 죽음을 각인시킨다. 정말 첫 시작부터 강렬한 시작이다.

서양 작품들을 볼 때 '메멘토 모리'가 중요하다고 들은 적이 있다. 이 책의 작가소개가 죽음으로 시작하는 것을 보니, 죽음을 기억하며 책을 읽을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작가의 삶이 짧고 더 소중하게 느껴졌다. 그리고 죽음에 대한 역사적 기록이나 고증도 너무나 자세하고 사실적이어서 책을 읽는데 깊은 신뢰감을 주었다.

이 책은 단순히 다른 미술책에 있을 법한 내용을 반복해서 말하고 있지 않다. 수많은 미술관을 여행하고, 작품들을 직접 보고 온 저자만의 시선이 책에 가득하다. 그래서 책을 읽으면서 저자가 화가에 대해서 얼마나 깊은 이해를 하면서 이 책을 썼는지 공감할 수 있었다. 그리고 저자는 절대 근거없이 개인적인 추측을 쓰기보다는 여러 미술전문가들과 사료들을 기반으로 자신의 추측을 했다. 그래서 책을 더 믿고 객관적으로 읽을 수 있어서 좋았다.

이 책에 나와 있는 22명의 화가 중에는 이름만 들어도 알 수 있는 유명 화가도 있고, 아직 한국 대중에게는 이름이 조금 생소한 화가도 있었다. 하지만 그림을 보면 그림은 너무 유명해서 화가 이름을 몰랐던 게 미안한 화가도 있었다. 이러한 화가들의 작품들을 설명과 함께 잘 정리해 두어서 책을 읽는 동안 미술관 투어를 하는 것처럼 편안하게 읽었다.

다시 유럽 미술관을 가게 된다면, 이 책을 다시 한번 읽고, 이 책에 소개된 화가의 작품을 꼭 찾아서 관람하고 싶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 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