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비아파트 이야기를 TV에서 만화영화로만 보다가 처음으로 책으로 읽었다. 책으로 읽어서 재미가 별로 없을 줄 알았는데, TV로 보는 것만큼이나 재미가 있었다. 마치 만화영화로 제작하기 전에 시나리오를 적어놓은 것을 읽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하여간 만화책으로 읽으니 색다른 재미가 있었다. 머릿속에서 장면을 상상하는 것도 재미있었다.
8살 아이가 항상 만화영화만 보아서 책으로 된 신비아파트에는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내가 재미있게 읽으니, 한번 보겠다고 했다. 그런데 한번 읽기 시작하더니 끝까지 다 읽었다. 아이도 책이라서 시시할 줄 알았는데, 상상하는 재미가 있어서 무척 재미있었다고 했다.
신비아파트는 주인공인 신비와 친구들의 이야기도 재미있지만, 새롭게 등장하는 귀신들의 이야기도 재미있다. 그 귀신들이 처음에는 괴기스러워서 정이 하나도 안 가지만, 마지막에 자신의 사연을 들려줄 때는 묘한 감정이 들었다. 다들 사연하나씩 가지고 있는 것을 보면서 안타까웠다.
신비아파트 3권에서는 7화에서 9화까지 이야기가 있다. 각 화마다 새로운 귀신들이 등장하고 신비와 친구들이 그 귀신들을 물리친다. 7화에는 게으른 아이들을 잡아가는 악마 벨페고르가 등장하고, 8화에는 생명을 함부로 다루는 인간들을 심판하는 개미귀신 충목귀가 나온다. 그리고 9화에는 얼음 괴수 웬디고가 등장한다.
신비아파트 이야기는 등장하는 귀신들의 목소리를 통해서 아이들에게 교훈을 준다. 아이들은 귀신들에게 당하는 아이들을 보면서 귀신을 무서워한다. 아이들이 특히 평소에 자신이 잘못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행동들을 귀신이 꾸짖으면서 나타나면 더 무서워한다. 어쩌면 부모님의 잔소리보다 귀신들의 꾸짖음이 아이들에게는 더 호소력이 있는 것 같다.
우리 아이가 너무 영상을 보는 것에만 빠져서 걱정했는데, 이 책은 영상 보는 것만큼이나 좋아해서 만족한다. 심지어 오늘 학교에 갈 때도 가방에 넣어서 가져가서 학교에서 읽는다. 책으로 읽는 것을 재미를 알게 되어서 기쁘다.
신비아파트 만화영화를 좋아하는 아이라면 책으로 읽는 신비아파트 이야기도 분명히 좋아하게 될 거라고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