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울과 편견
랜돌프 리처즈.브랜든 오브라이언 지음, 홍병룡 옮김 / 성서유니온선교회 /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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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통쾌함과 안도감이 공존하는 책이다. 통쾌함이라 함은 평소 바울에게 품었던 의아함이 공증 받았기 때문이다. 다른 부분은 차치하더라도 저자가 1장에서 언급한 얼간이 같은 바울은 평소 나또한 가진 생각이다. 성령의 인도하심을 따라 예루살렘으로 가겠다고 우기는 바울에게 성도들 역시 성령의 지시를 받아 그곳으로 가지 말라고 뜯어 말린다. 도대체 누구의 말이 맞는가? 성령님이 다르게 역사하실 일은 없고, 그렇다면 어느 한 부류는 자의적으로 성령의 역사를 해석하고 있다. 새벽기도 설교 시간에 제대로 설명하기가 어려워 슬쩍 넘어갔던 기억이 난다.

    이처럼 본 서는 예수님 다음으로 신적 권위를 가진 바울에게 딴지를 건다. 위치를 조정하여 우리와 성정이 같은 인간계로 바울을 끌어 내린다. 자칫 보수적인 신앙 색깔을 가진 이에게 이런 접근은 불경하게 보일 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바울도 사람이었음을 기억하는 것이 중요하다. 오히려 인간 바울을 생각하며 성경을 해석할 때 전통적 해석에서 발견하지 못한 더 풍성하고 새로운 이해가 가능할 수도 있다. 이런 측면에서 본 서는 바울의 말이라면 덮어 놓고 네, 네 하던 이들에게 다양한 바울의 이해하는데 큰 도움을 준다.

    이렇게 말하면 본 서를 금서로 여길지 모르겠다. 사실 필자도 처음에는 이것으로 인해 살짝 염려했다. 하지만 걱정은 붙들어 매시라. 책을 덮는 순간 안도감에 휩싸일 것이다. 제목이 <바울과 편견>이다. 편견 보다는 오해가 더 맞을 듯하다. 저자가 말한 바울의 편견 리스트는 8개는 사실 바울을 오해해서 발생한 일이다. 무슨 오해인가? 1세기 바울을 21세기 시각으로 해석해서 생긴 오해이다. 바울의 말을 문맥을 떠나 해석해서 생긴 오해이다. 그 시대 배경과 문화를 알지 못하여 생긴 오해이다.

    이런 측면에서 본 서는 대단히 탄탄한 성경해석 방법론을 가지고 있다. 물론 교회 밖의 사람들이 성경해석 방법을 알 리 만무하다. 그러니 이런 저런 소리를 할 수 있다. 그렇다고 모르는 소리라며 무시하지 않는다. 따뜻하게 경청하여 그들도 일리가 있다고 말한다. 하지만 차근차근 대화를 이어가면서 그건 시대를, 문맥을, 배경을 몰라서 생긴 오해라고 설득한다. 그리고 바울이 그렇게 말한 이유를 분명하게 제시한다.

    본 서와 같은 접근법이 지금 시대에 꼭 필요함을 느끼게 된다. 마치 뉴욕 한 복판에서 팀 켈러 목사가 하는 방식처럼 말이다. 성경이라는 당위를 말하기 전에 그들의 질문을 따뜻하게 경청하고 공감한 후에 탄탄한 성경적 해석으로 무장하여 그들을 그리스도께로 인도하는 일말이다. 이 일은 두 저자가 잘 해줘서 고맙고 감사하다. 그리고 그들의 첫 번째 저작 <성경과 편견>도 빨리 읽고 싶어진다. 이렇듯 시대의 질문 앞에 당황하지 않고 성경적으로 대답하기를 원하는 모든 이들에게 일독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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