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역을 맡은 자의 슬픔 - 사회 귀족의 나라에서 아웃사이더로 살기
홍세화 지음 / 한겨레출판 / 2002년 12월
평점 :
절판


우리 사회에 똘레랑스에 대한 화두를 던진 저자의 글을 나는 좋아하는 편이다.혹자는 프랑스에 대한 일방적 짝사랑이라고 비판하기도 하지만, 나는 저자가 비교적 균형잡힌 시각에서 미국적 사고와 미국식 전문가가 팽배한 우리 사회에 신선한 유럽적 시각을 제시하고 있다고 본다. 개인적으로는, 프랑스 사회에 대한 좀 더 많은 공부가 전 사회적으로 이루어졌으면 한다. 물론, 프랑스 사회에도 문제가 많은 것은 사실이지만, 적어도 사회 정의, 사회 복지, 정치적 표현의 자유, 활발한 토론 문화 정도는 우리가 충분히 고찰하고 배워야 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그런 면에서, 전문적 학자가 아닌 일반 시민으로서 살아가는 나에게 저자의 글은 서구 사회에 대한 시각을 좀 더 넓힐 수 있도록 만들고, 다양한 각도의 사고를 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나는 빠리의 택시 운전사에서 시작된 미국 아닌 또다른 서구의 모습은 쎄느강은 좌우를 나누고 한강은 남북을 가른다에서 좀 더 구체적으로 다가오고, 이 책에서 보다 더 완결적인 모습으로 현재의 한국사회와 구체적인 측면에서의 비교 분석이 이루어지고 있다.

나는 많은 독자들이 이 책을 읽었으면 좋겠다. 그래서 정말 시민이란 어떤 존재이고, 우리 사회에서 각각의 시민이자 노동자들이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 지 단 10분만이라도 성찰해 보는 시간을 가졌으면 한다. 그래서, 프랑스를 언급하지 않고도, 프랑스 학자들을 언급하지 않고도 우리만의 정치을, 우리만의 사회학을 만들어나갔으면 한다. 하루 빨리...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가자 세계로 프랑스 디키 해외여행 시리즈 가자 세계로 19
Dorling Kindersley 지음, 김재덕 옮김 / 서울문화사 / 2000년 12월
평점 :
품절


별 다섯 개 정도를 주어도 무방하지 않을까 싶다.나는 파리와 파리 근교 두세군데 정도만 갔는데,아무리 반복해서 읽어도 지치지 않고,특히 파리에 오래 있었던 나로서는,걷는 동선까지 표시해서 '걸어보세요~' 라고 안내하는 이 책에굉장히 많은 도움을 받았다.
파리 편만 사서 봤으면 어땠을까 잘 모르겠지만,파리 근교까지 포괄한다면 당연히 이 책을 사서 봐야 할 것이고,프랑스 전체라면 두말할 나위 없고...어쨌든, 먹을 거리나 가보아야 할 곳에 대해서 너무나도 꼼꼼히 설명해 놓았다. 비슷한 류의 책 두어권과 함께 가지고 다니면서 비교를 했는데,다른 책을 들고 다닐 땐 이 책이 아쉬웠으나,이 책만 들고 다닐 땐 다른 책이 그다지 아쉽지 않았었다...파리 서점에서 보니,외국 출판사와 제휴하여 펴내는 책 같던데,유럽의 시각에서 본 책이라 더욱 현실적이고 도움이 많이 되는 듯...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좋은 미국, 나쁜 미국, 멍청한 미국
빌 오릴리 지음, 손희승 옮김 / 서울문화사 / 2001년 5월
평점 :
품절


한 사회는 양지와 함께 음지를 가지고 있고, 그것을 함께 바라보기란 그다지 쉽지 않다. 하지만, 누구나 한 쪽 면만을 바라보아서는 안 된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빌 오릴리 역시 언론인으로서 보다 객관적이고 보다 정확한 사실을 가지고, 자신의 견해를 논리적으로 피력하기 위해 상당히 노력하고 있는 듯 하지만, 이 책을 관통하는 것은 자신의 개인적 견해를 어린 아이가 떼쓰듯 합리화하려고 노력하는 그런 억지스러움이다.

빌 오릴리는 흔히 '미국' 이라고 했을 때, 혹은 '미국인'이라고 했을 때 떠올리는 그런 이미지와는 조금 거리가 있는 듯 하다. 독실한 카톨릭 신자에 약간은 엄한 집안에서 자라 계속 그 영향권 아래서 살아가는 사람. 그렇지만, 그 역시 자신의 가치관이 수 많은 사람들의 수많은 가치관 중 일부라는 것을 인정하기보다는, 자신의 가치관이 절대 선이며 그것을 모두들 좇아와야 한다고 주장한다.

조금은 고집스럽고, 독불장군같은 이야기를, 언론인이라는 외피를 빌려, 그리고 자신은 결코 상류 계급의 백인이 아니라는 여러 가지 근거를 대 가면서 주장하지만 내게는 그다지 호소력 있게 느껴지지 않는다. 이 책을 읽으면서 문득 강준만 교수가 생각났는데, 그나마 강준만 교수가 양반이라고 느껴지는 것은, 강교수의 경우 개인의 가치관까지 억지스럽게 남을 설득시키려 하지 않는다는 사실 때문인 것 같다. 하지만, 미국 사회 전반에 대한 빌 오릴리의 신랄한 비판은 제 3세계를 살아가는 나에게는, 대리 만족과 같은 통쾌함을 안겨준다.

사서 읽기에는 좀 책값이 아깝고, 빌려 읽을 수 있다면 쉽게 읽어 볼 만한 책인 것 같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호밀밭의 파수꾼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47
J.D. 샐린저 지음, 공경희 옮김 / 민음사 / 2001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너무 가벼운 내용의 책만 읽는 것은 아닌가라는 자기 반성을 하게 되면서, 민음사에서 나온 세계문학전집 중에서 제목은 들어봤으나 읽어보지 않았던 책들을 하나씩 사서 읽게 되었다. 이 책을 산 나를 보고 동료가 말했었다. 어... 그거, 무슨 살인범이 암살 당시에 들고 있었다는 책 아냐?... 어, 그래? 본의 아니게 동료에 의해 책에 대한 선입견을 가지고 읽게 되었다. 어쩌면, '살인'이라는 것에 대한 근거를 마련해주는 황당한 이야기일 지도 모른다는...

책의 마지막 장을 덮었을 때는 잠시나마 혼란에 빠졌다. 왜 이 아이가 정신병원에 가야 하는 것이지? 도대체 뭐가 문제이지? 이런... 그렇다면 그것을 부당하게 생각하는 나도 정신이상자?

어쩌면, 살면서 행할 수 있는 다소 돌출적인 행동들, 남들과 약간은 다르게 생각할 수 있는 눈높이의 차이, 관점의 차이... 그런 것들을 폭 넓게 수용해주지 못하고 대다수 사람들의 생각으로 평균을 낸 채, 그 평균적인 수준에 위배될 때 그 사람은 '정신이상자'로 낙인 찍히는 것은 아닌가?

어른이 된 지금, 나는 콜필드와 같은 아이들 혹은 콜필드와 같은 어른들에 대해서 내 나름의 기준으로 '정신이상자'라는 낙인을 찍어 관념의 정신병원에 가두고 있지는 않은지... 가만히 반성해보게 된다...

모든 사람들에게, 생각과 행동에 대한 자유의 날개를 달아주자.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파리대왕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315
윌리엄 골딩 지음, 유종호 옮김 / 민음사 / 1999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가끔, 어린 아이들의 행동을 보면 인간은 과연 선하게 태어났는가에 대해서 의문을 가지게 될 때가 있다. 무인도에 표류한 한 무리의 어린 아이들은 자신들을 항상 지켜주었던, 통제해왔던 어른들의 부재를 스스로 극복하기 위해 나름의 질서와 제도를 만들게 된다. 그러나 그 과정 속에서도 얼마나 많은 권위에 대한 맹목적인 복종과 반목과 질시들이 존재하는 지 책을 읽는 내내 섬뜩함을 지울 수가 없었다.

작가는 어린 아이들의 이야기를 빌어서 현재의 모습을 질타하고 싶었던 것은 아닐까라는 생각 속에서, 한 페이지 한 페이지를 넘길 때마다 가슴 졸이며, 놀라움 속에서 읽어내려갔던 책이다. 내 스스로 주변에 동의할 수 없는 견해를 가진 이를 보며 갈등을 느낄 때, 나를 둘러싼 환경에 대한 불만이 생겨 고민하게 될 때... 그럴 때 파리대왕은 그것이 과연 정당한 것인 지, 그것에 대해 올바른 해법을 택하고 있는 것인 지, 거울처럼 들여다보며 반성할 수 있을 것 같다는 느낌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